전국산행일기

여행과 산행, 일석이조. 서산 팔봉산 산행 (2003년 6월15일)

거꾸로 흐르는 맑은물 2023. 6. 24. 01:01

[안내. 2003년 6월. 아주 오래전 산행일기인데, 편집 과정에서 최근 날짜로 잘못 표시되고 있습니다]

 

토요일 밤 서산에 도착하여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여유 있게 일어나서 산행준비를 한다.

이른 아침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려 '산에 못 가는 것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오전에 비가 그친다. 어젯밤 술나라로 달린 몇몇은 가랑비 핑계를 대면서 산행을 방해했지만, 산행 강행 세력의 힘이 더 세다.

서산 버스터미널에서 팔봉산가는 시내버스를 20여분 타고 팔봉산 입구인 양길리에 내렸는데, 팔봉산 입구라기보다는 그저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다. 등산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이런 아늑한 분위기도 오늘은 좋다.
양길리 정류장에서 산행입구 표지판을 찾아서 팔봉산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모내기를 방금 끝낸 논이 예쁘다.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예상하지 않았던 팔봉산 감자축제가 열리고 있다.

감자축제장을 가로질러 넓은 길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높지 않은 산인데, 일단 산에 들어서니 자연의 향기가 난다. 주차장을 출발한 지 30분 만에 팔봉산 제1봉에 도착했다.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봉우리지만, 1봉은 큰 암봉이라서 작은 바위밑을 빠져나가야 했고, 바위를 뛰어 건너야 할 만큼 아찔 한 구간이 재미있다.

1봉을 뒤로하고, 2봉을 오르는 길은 가팔랐고, 바위 구간이 이어졌지만, 철계단이 잘 만들어져 2봉 정상에 도달하는데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1봉이나 2봉 정상에 서면 서해바다가 잘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 바다가 잘 보이지는 않고, 희미하게 갯벌은 눈에 들어왔다.

제3봉이 팔봉산의 정상(362m)인데, 3봉 전에는 좁은 바위틈을 지나야 하는 어려운 구간이 있다. 이곳은 용굴이라고 불리는데, 좁은 바위틈으로 이루어진 10m 정도의 구간이 마치 용이 지나간 자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용굴은 지리산의 통천문보다 험하고, 좁은 구간이라 조심해야 한다. 용굴을 지나 3봉에 오르기 전에 일행과 점심으로 즉석에서 비빔밤을 만들어 나누어 먹고, 잠시 바위 위에 앉아서 신선놀음을 해 본다.

점심을 먹을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자리를 떠서 3봉에 오르는데 날파리가 새카맣게 날아다니고, 팔, 다리, 옷에 달라붙고, 헉헉거리며 숨을 쉬면 입안으로 날아 들어와 대놓고 숨쉬기조차 힘들다. 결국 본의 아니게 날파리 몇 마리를 잡아먹기도 했다.
3봉 정상에는 날파리가 너무 많아서 바로 돌아 내려와, 이어진 4봉, 5봉, 6봉, 7봉, 8봉을 차례대로 넘는데, 4봉부터는 특별히 험한구간은 없었지만, 비 온 뒤 바위산이라 넘어지는 사람이 많았다.

8봉을 뒤로하고 하산하면서 3시간만에 산행을 끝내고 oo마을로 도착했지만, 태안읍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30분을 더 걸어야만 했다. 버스를 타고 다시 서산 시내에 도착하는 것으로 산행은 끝이 났다.

팔봉산은 낮은 산이었지만, 아기자기한 8개의 봉우리로 이어져서 가볍게 여행과 산행을 함께 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산행지 : 팔봉산 (충남 서산, 382m)
산행날짜 : 2003년 6월 15일
날씨 : 흐림
산행 : 8명 ( 오직한길, 산바람, 맑은물, 지누, 먼발치, 하나사랑, 강아지..또?)
산행시간 : 3시간 (11:00~14:00)
산행코스 : 양길리 --> 주차장 --> 1봉 --> 2봉 --> 3봉 --> 4, 5, 6, 7, 8봉 --> 어송리
교통 : 서산에서 시내버스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