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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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수락산 산행 옥류폭포-정상-상계역 (2024.12.23)
지난 10월 조PD와 도봉산 산행 때, 2달마다 산행을 하기로 했다. 말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지만, 약속대로 12월 산행으로 수락산에 가기로 했다. 꽤 오랜만에 수락산에 가는것인데, 남양주 청학동 계곡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넘어오기로 한다. 가면서 생각해 보니 수락산 산행은 15년도 더 된 것 같다.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에서 조PD를 만나, 버스를 타니 덕능터널을 지난 수락산 등산로 입구 정류장까지 10분만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막연히 먼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찻길을 건너 청학동 계곡을 찾아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옥류폭포를 만나는데 겨울이라 얼어붙어 있다. 형상을 보니 이 많이 흐를 때 오면 꽤 멋진 폭포가 될 것 같다. 계곡 건너 오..
2024.12.23 -
아이와 후다닥 다녀 온 북한산 칼바위능선 (2021.2.7)
지난 일요일 혼자 북한산 칼바위능선에 다녀왔더니, 아빠와 같이 칼바위능선에 바위길에 가고 싶다고 한다.'진짜로 가고 싶은 걸까? 그냥 꺼내 본 말일까?' 잠시 생각...일요일 오후, 딱히 계획이 없어 아이와 문필봉에 올랐다, 시간 되면 칼바위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주섬주섬 준비하여 집을 나선다.청수계곡 청수루에서 사람이 적은 내원사 길로 오르는데, 맞은편 형제봉 얼음 골짜기에서 동네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린다."저기 얼음에 놀러 가자고 할까" 했다가, 아이의 계획을 회유하는 것 같이 느껴져, 원래 가던 데로 갔다가 빨리 내려오기로 한다.내원사 가는 길음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아이와 몇 번 다녔던 길이라 정겹다. 특히, 뻐꾸기 우는 계절에 맛있는 산벚찌 따먹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 참나무 숲을 지..
2024.05.06 -
10년 만에 폭설. 북한산 눈 보러 가자(2024.2.26)
2024년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린다. 북한산이 하얀 눈으로 덮인 날에는 산에 가고 싶은 욕구가 차올랐지만, 2월 말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어서 꾹 참는다. 절기로 우수가 있는 2월 세째 주. 장마처럼 며칠동안 비가 오다가 주 후반에 큰 눈이 내렸다. 때 마침, 주말에 1차 시험 목표를 달성하게 되어, 다음날 바로 북한산을 찾는다. 이번 산행은 1차 목표를 달성한 나를 위한 선물이기도 하다. 북한산 주능선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싶어 일찍 일어났으나, 컴컴한 밖을 보니 혼자 산행할 마음이 사라진다. 바깥이 밝아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을 나와 북한산으로 향한다. 동쪽 하늘은 이미 붉게 물들고 있는데, 서쪽 하늘은 아직 시커멓다. 북한산 봉우리에서 일출을 보기에는 늦었지만, 서두르면 중간 능선 어..
2024.02.26 -
겨울엔 계방산, 계방산 하는 이유 (2024.1.5)
많은 산행을 했지만, 100대 명산이나 대간-정맥 종주 같은 구체적인 목표 없이 자유로운 산행을 했다. 특정한 산행 목표를 세우면 정기적으로 산을 찾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특정 산에 대한 목표는 없었지만, 그 계절 혹은 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산을 찾자는 느슨한 목표는 있다. 2024년 새해를 맞아 겨울 산행을 제대로 하고 싶어 졌고, 큰 고민 없이 겨울 산행지로 유명한 계방산을 떠 올렸다. 지난해 운두령 도로를 두 번 넘으며, 계방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운두령까지 가는 길이 익숙하기 때문이다.아침 7시 50분 집에서 출발하여 홍천군 내면을 지나 10시 55분 운두령에 도착한다. 쉼터 주차장은 이미 만차라 갓길에 조심스레 주차하고, 겨울 산행 장비 착용을 꼼꼼하게 하다 보니 30분이 훌쩍 ..
2024.01.05 -
화이트 크리스마스, 화이트 북한산 형제봉 (2023.12.25)
아내와 아이를 크리스마스 모임에 데려다주고 오니 '나 홀로 집에' 있게 됐다. 산행을 하려다 가까운 청수계곡에서 내원사까지 산책하기로 하고 등산화를 신고 집을 나선다. 청수계곡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다. 오전에 눈이 와서 그런지, 산책 나온 가족들도 많고, 등산객들도 많다. 며칠 추운 날씨에 계곡물이 얼음폭포, 얼음고드름 같은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위로 하얀 눈이 내려 청수계곡은 백설계곡이 되었다. 그 밑으로는 아직 얼지 않은 물소리가 콸콸 들려온다. 아름다운 청수계곡에 있으니, 내원사 산책대신 청수계곡 지류를 따라 영취사 갈림길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청수 2교를 건너 계곡을 따라가는데, 오후가 되어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다. 크리스마스 아침을 산과 보낸 사람들이다. 추웠던 날씨가 풀렸지만..
2023.12.25 -
아이와 함께 오른 겨울 선자령 (2023.2.22)
봄이 다가오니 일에서 벗어나고 싶다. 일에서 벗어나는 일탈을 위해 봄 방학인 아이와 함께 선자령에 가기로 했다. 요즘 KTX 강릉선은 인기노선이라,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했다. 11시 넘어 청량리역에서 출발하여 진부역(오대산역)을 거쳐, 대관령 마을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으니 벌써 1시 50분이 넘었다. 산행 시간이 빠듯하다. 서둘러야 한다.대관령에서 선자령 산행 시작점은 세 곳이다. 대관령국사성황사라는 큰 표지판을 지나 현대(HYUNDAI)라는 글씨가 적힌 큰 풍력발전기 옆까지는 같은 길이다.첫 번째 등산로는 풍력발전기 옆 왼쪽 서낭골(?)에서 시작되는 길로, 재궁골을 경유해 선자령 정상에 오를 때 유용하다.두 번째는 풍력발전기 옆을 지나 100미터 더 가면 만나는 국립기상과학원 구름물..
2023.02.22 -
겨울비에 녹아 내린 마음, 북한산 형제봉 (2023.1.15)
금. 토 이틀 동안 40mm 넘는 비가 내렸다. 겨울비치곤 많지만, 1월에도 가끔은 많은 비가 내리니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일요일 새벽에 내린 눈은 흔적 없이 사라지고 하루종일 흐리기만 하다. 3일 동안 햇빛을 멀리한 몸과 마음에 곰팡이가 잔뜩 피었는지 하루종일 움직이고 싶지 않다. 집 밖으로 나갈 결심만 하다가 '일요일 오후 3시'가 나를 일으켜 세운다. 일단 집 밖으로 나가기 위해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는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밖에 나가 보니 북한산 중턱까지 짙은 안개가 내려와 있다. 산봉우리 위쪽은 보이지 않지만, 안개사이로 희끗한 눈이 보여 형제봉으로 향한다.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길 구간 아래쪽은 비가 내린 흔적이지만, 조금씩 올라갈수록 진눈깨비를 거쳐 눈 내린 풍경으로 바뀐다. 아래쪽에서..
2023.01.21 -
눈 내린 북한산 칼바위-문수봉 산행 (2022.12.16)
12월 둘째 주, 첫눈은 아니지만 눈이 제법 내렸다. 아직 쓰지 못한 연차 가운데 하루를 눈 산행에 쓰기로 한다. 눈을 보러 멀리 갈 필요 없이 북한산 청수계곡으로 향한다. 탐방안내소 주차장을 지나면서 청수계곡을 감싸고 있는 능선을 크게 한 바퀴 돌기로 한다. 대략, 청수계곡-칼바위능선-북한산성 능선-대성문-보토현-형제봉으로 도는 코스인데, 청수계곡을 기점으로 많은 산행을 했지만, 이렇게 크게 한 바퀴 도는 산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언제나 맑은 물이 흐르는 청수계곡은 오늘은 하얀 눈으로 덮혀 고요하다. 시간이 멈춘 듯 얼어붙은 청수폭포도 오늘은 조용하다.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실 앞을 지나 내원사 가는 길로 들어선다. 무거운 도시를 등에 지고 산으로 오르지만, 무겁지 않다. 나무 가지 사이로 눈 덮인 형제봉..
2022.12.27 -
이른 아침 북한산 칼바위 능선 산행 (2021.1.31)
적당히 춥고, 눈이 많았던 겨울이 대한이 지나니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1월이 끝나기 전에 겨울 산행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1월의 마지막 토요일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일요일 아침 7시, 밖은 어둡고 몸과 마음이 무거웠지만, 따뜻한 집을 나와 산으로 향한다. 일출을 보려면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가야 하는데, 오늘은 일출 대신 내원사와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까지 가벼운 산행을 하기로 한다. 정릉 청수계곡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여전히 꽁꽁 얼어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수계곡 입구의 청수루를 지나 내원사길로 들어서니 사람이 없다. 요즘 달리기와 빨리 걷기를 많이 해서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올라갈 정도로 몸이 좋게 느껴진다. 서서히..
2021.01.31 -
크리스마스 아침의 붉은 일출, 북한산 형제봉 (2020.12.25)
밤새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간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책을 하려고 집을 나섰다. 요즘 아침 운동을 하고 있어, 형제봉 능선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올 계획이다. 아침 7시, 어둠이 서서히 증발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정릉 탐방 지구 주차장에서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어둑어둑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선명하게 보인다. 10분 만에 오른 첫 번째 전망대 포토존이다. 보현봉, 성덕봉, 칼바위로 이어지는 북한산성 능선과 청수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 하늘과 산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주황색 아침이 다가오고 있다. 지평선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나뭇가지에 반쯤 가려진 먼산의 능선이 자연스럽다. 조금 높은 곳에 오르면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형제봉 능선을 따라 더 오르기로 한다. 바로 앞에 가던 ..
2020.12.25 -
산행 매력 넘치는 북한산 구기계곡-문수봉 산행 (2020.12.09)
매년 12월에는 연차가 남곤 한다. 일 때문에 제때 쓰지 못해서, 혹시 모를 경조사나 병원진료, 육아 예비용 등 각자 다른 사유가 있다. 쓰지 않으면 사라질 연차를 쓰기 위해 한길 친구 홍과 북한산에 가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유지 때문에 소규모 산행도 눈치 보이는 세상이 됐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약속시간 10시 30분에 구기터널 입구 삼성출판박물관 입구에 도착한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친구가 오늘은 버스를 헷갈려해서 30분 늦게 도착한다. 산행을 앞두고 마음이 여유로워져 개의치 않고 같이 구기계곡 입구로 향한다. 계곡으로 들어가 주위를 보니 예전에 구기계곡에 왔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2012년 녹색당 창당 초기에 왔었고, 아이가 태어난 2013년에는 먼 곳으로 여름휴가를 가기 어려워 구기계곡..
2020.12.11 -
2019년 겨울 서울 첫눈 쌓인 날. 북한산 산행의 사색 (2020.2.16)
#입산금지 - 입으로만 하는 산행을 금지당하다 가족 중에 아이가 있으면 주말 산행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 더 재미있고 보람차다. 그럼에도 산에 가고 싶어 질 때가 있는데, 산행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다. 항상 긴장해야 하는 도시 삶을 벗어나고는 싶지만, 딱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는 어려울 때 오래된 취미, 산행이 떠오른다. 그래서 가끔 아내에게 '이번 주말에 산에 가도 돼?'라고 허락을 구했고, 실제로 몇 번은 허락을 얻었다. 그러나 막상 주말이 되면 집을 나서기 못하고 일상에 빠져 지낸다. 몇 주 뒤에 또 산행 얘기를 꺼내고, 또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일이 반복됐다. 나는 입으로만 산행을 얘기하는 사람이 됐고, 아내는 나의 '입산'을 금지시킨 것이다. #2019..
2020.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