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3. 3. 18:42ㆍ북한산국립공원
지리산 반야봉을 다녀온 지 한 달 만에 더불어한길 산행이다.
그동안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무척 고생을 했고, 산행을 멀리 할 수밖에 없었다. 정기적으로 산을 다닌 후로는 감기 같은 것은 잘 걸리지 않았는데, 올 겨울은 감기는 달랐다.
오늘 산행계획은 수유역에 10시까지 모여서, 화개사로 이동하여 칼바위 능선을 오르는 것이다.
안산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원성이 지하철까지 들리는 듯하다. 수유역에 도착해 한길 사람들을 만났는데, 늦은 것에 대해 아무 소리 하지 않는다. 밖에서 기다리는 대신 분식집에서 따뜻한 것을 먹으려던 순간이어서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
운 좋은 시간에 도착하여 분식집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화개사 가는 마을버스를 탄다. 이쪽 길은 처음이다 보니, 화개사를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다. 마침 북한산 등산 안내가 있어 따라가 보니 냉골매표소가 나온다. 비록 화개사는 아니지만, 칼바위능선 안내판이 있어 다행이다.
매표소를 지나 냉골계곡으로 북한산을 오르는데, tea4U가 "지금 어느 산 가는 거냐?"고 물어, 모두 한바탕 웃었다. 서로 오해가 있었는데, 화개사를 지나 북한산에 오른다고 했는데, 냉골로 오르니 헷갈렸다고 한다. tea4U의 작은 실수(?)로 분위기가 화개애애 해진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나도 산에 갔다 오면, 어디에 있는 산인지 한참 지도를 찾아보고서야 알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 얼음이 녹지 않은 냉골계곡의 위험구간을 지나 도착한 운동시설에서, 오늘 산행 처음으로 쉬었다 가기로 의견일치를 보았다. 멀뚱멀뚱 앉아있기 심심해서, 작년 가을 조카에서 배운 훌라후프를 하려고 했는데, 아직 허리가 풀리지 않았는지, 번번이 실패한다. 마지막 두꺼운 겉옷을 벗고 훌라후프 도전! 드디어 성공이다!!
훌라후프 성공한 마음으로 기분좋게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출발한다. 멀지 않아 칼바위능선길에 도착하고, 묘지를 지나 백운대가 보이는 봉우리(문필봉)에서 또 휴식이다. 오늘은 사람들이 사과를 많이 가져왔는데 사과가 시원하고 새콤달콤하다.
휴식을 끝내고 다시 출발, 칼바위능선 아래 위험구간 표시가 있어서 개똥이와 부인(왠지 어색하다^^)은 우회로로 가고 나머지는 암릉을 따라 칼바위 능선을 오른다. 오기 전에는 '위험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올라보니 칼바위라는 이름에 비해 험하지 않다.
무뎌진 칼날같은 능선이라고 해도, 오늘따라 은빛날개는 지치지 않고 날아다닌다. 은빛날개를 따라, 칼바위능선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니 백운대와 인수봉이 보이고, 북한산성이 눈앞에 있다. 북한산성에 오르려면, 칼바위정상에서 한번 내려섰다가 올라가야 하는데, 바위를 넘는 길은 초보자에게 위험하고, 우회로는 음지쪽이라 흙속에 얼음이 있어 미끄러웠다. 조심스럽게 위험구간을 지나,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니 북한산성이다.
북한산성을 따라 걸으니, 사람들은 유치원 아이들처럼 북한산성에 대해서 호기심 천국이다.
'저 무거운 바위를 어떻게 올렸을까?'
'성벽 구멍으로 돌을 던졌을까?'
'왜 서울을 놔두고 여기에 성을 쌓았을까?'
'성은 언제 쌓았을까?'...
오랜만의 산행에 더불어한길 청년다운 활기가 넘친다.
대동문에 도착해서 넓은 공터 한쪽에서 점심을 먹고 이제 하산하기로 한다.
대동문을 거쳐 소귀천 계곡을 따라 내려갈려고 했으나, 시간 여유가 있어, 북한산성 지휘통제소였던 동장대를 거쳐서 용암문을 빠져나와 도선사 쪽으로 내려간다. 내리막길로 들어섰더니 오늘 날아다니던 은빛날개가 무릎이 좋지 않다며 뒤쳐지기 시작한다. 추운 날씨에는 잠시 앉아 쉬다가 갑자기 출발할 때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
어차피 늦어도 시간 여유가 있기에 도선사까지 천천히 걸으며 은빛날개가 너무 뒤처지지 않게 한다. 도선사는 이름만 많이 들었지 오늘 처음 왔는데, 사람들로 북적인다. 기대했던 고즈넉한 전통사찰과는 거리가 있다.
도선사에서 우이동까지 자동차와 불자들을 위해 잘 닦여진 아스팔트 길이다. 예전엔 아무 생각 없이 다니던 길이었는데, 점점 이런 인공시설물들이 탐탁지 않게 여겨진다.
우이동으로 내려와 먼발치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준다.
산행지 : 북한산 칼바위능선
산행코스 : 냉골매표소-칼바위능선-북한산성-대동문-동장대-용암문-도선사-우이동
날짜 : 2006년 2월19일
산행참가 : 7명 / 먼발치에서, 은빛날개, 함께가자우리, 개똥이(+옆지기), tea4U, 맑은물
산행시간 : 5시간 50분(12:20~18:10)
날씨 : 맑음(옅은 스모그)
교통 : 수유역-(마을버스)-냉골매표소 / 우이동-(버스)-성신여대입구
[포토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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