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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비오듯 해도 여름 산에는 가고 싶어/ 치악산 남대봉 (2026.8.4) 이른 아침부터 후끈거리는 서울을 떠나 원주 신림으로 달린다. 상원골 주차장에 9시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계획과 큰 차이가 없다.주차장 옆 안내판을 지나 산길로 들어서자 바로 계곡이다. 철제다리 상원 1교 너머로 조그만 폭포가 보이니 산에 온 기분이 난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바위 틈새와 바위 계단을 따라 끝없이 잔여울이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더위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도시는 열대야로 아침부터 후텁지근하지만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로 산들바람이 불고 물소리가 들리니 더위가 있을 수가 없다. 어젯밤까지 '이렇게 더운 날에 산에 가는 게 맞나?' 자문했지만, 좋은 산에 잘 왔다.상원사계곡(성남 계곡)은 오늘 처음 온 곳이라 설렘에 발걸음이 더 가볍다. 새로운 지형과 공간정보가 눈, .. 2026. 8. 5.
폭포는 안 보여도, 물소리는 시원한 서울 평창동 동령폭포 (2026.7.25) 장마 비가 그치며 점점 습해진다.곧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토요일 북한산 폭포를 찾아 집을 나선다. 북한산은 가까워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평창동 북악정 정류장에 내려 산행 들머리를 향해 걷는다. 오늘 목적지 동령폭포가 있는 곳이다. 평창동 저택 사이로 흐르는 계곡으로 투명한 물이 쓸려 내려간다. 계곡 옆까지 주택이 바짝 붙지 않았으면 평창동계곡으로 불렸을 텐데 아쉽다. 이미 가치를 부여받아 거래되는 공간을 자연으로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듯하게 정리된 저택과 고급차 옆을 지나 걸으니 묘한 안정감이 생긴다. 내 것도 아니고 내가 살 일도 없는데, 정돈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겠지?산행 들머리로 들어서 초소를 지나니 작은 계곡이 내려온다. 비가 안 왔으면 말.. 2026. 7. 25.
[7월 산삶]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운 산행 (feat.등산 여론 조사) 등산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운동이다. 등산은 야생, 도전, 인내, 휴식, 재충전의 긍정적 이미지가 있다. 가까운 지인은 주말마다 산에 살 정도다.반면 등산을 냉소하는 사람도 많다. '세상에 힘든 거 많은데 그걸 왜 하냐?' '어차피 올라가면 내려오는 일, 본전도 못 건진다'고 한다. 양쪽 다 맞는 말이다. 골짜기가 있어야 봉우리가 의미있다. 요즘 등산이 어떤 위상일까? 검색해 보니, 2025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보인다. '1년 내 등산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42%로 자전거 28%, 달리기 31%, 홈트 26%, 헬스 27%를 제치고 가장 높다. 성-연령별 차이가 있다. 20-30대 남녀는 각각 헬스와 홈트/요가가 가장 높다. 40대 남/여는 등산/홈트, 50대 이상 남/여 모두 등산이 가장 높다.. 2026. 7. 24.
내 친구의 산책길은 어디인가? 서울 호암산 (2026.7.17)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제헌절 하루 전, 친구에게 산에 가자고 문자를 보낸다.갑작스러운 연락 때문인지 다른 때보다 더 시니컬한 답이 돌아왔지만 결국엔 시간이 된다고 한다. 몇 달 전 친구를 만났을 때 주말에 한번 산책하러 가겠다는 얘기를 나눴기에, 산행 목적지는 친구가 사는 서울 금천구 호암산이다. 서울 서부간선도로를 지나며 금천구청 뒤로 보이는 산이다. 막연히 관악산 혹은 삼성산이겠거니 하며 지나쳤는데, 며칠 전 호암산 산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오후 2시 35분, 관악역 2번 출구 앞에서 산행 안내판을 보고 있는 친구를 발견한다. 반가운 인사는 단 몇 초. 삼성산과 호암산 연계 산행을 하려다 계획대로 호암산으로 간다. 삼막사천을 따라 걷는데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옆 하천에서 손에 .. 2026. 7. 18.
(글) 복숭아 만남, 불편을 편들다 외 (2026년 7월) 꿈 (2026.7.2) - 당신에게 꿈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당신이 가졌던 꿈은 무엇인가요? 희미한 기억 속 고등학교 국어 혹은 문학 수업의 한 단원이 생각난다.꿈과 이상, 현실에 관한 내용이었다. 실현 가능성이라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어른과 어린이가 대화할 때 "너 꿈이 뭐야?"라고 묻지만, 어른끼리 대화할 때는 "너 꿈이 뭐야?"라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꿈같은 얘기다' '꿈 깨라' '꿈도 야무지다' 라며 꿈을 꺾는 말을 더 많이 한다. 나의 지난 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성인이 되는 것은 꿈에서 깨어나는 과정이었다. 좌절하고 꿈을 꾸고 또 좌절하고 또 꿈을 꾸고......매일 밤 꿈을 꾸고 아침에 깨어나듯, 내가 가진 꿈은 깨어지곤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여.. 2026. 7. 15.
(글)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 제철인간, 러브휴먼 외 (2026. 6월)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 (2026.6.18) 글쓰기 모임에 늦지 않기 위해 빠르게 걷는다. 햇살이 점점 따가워지고 있어 오늘이 마지막 걷기가 될 것 같다.건물 담벼락 아래 까치수영 군락이 눈에 띈다. 북한산에서 피는 꽃인데 어쩌다 뜨거운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을까?씨앗이 바람에 날아왔거나 우연히 등산객의 옷에 붙어 왔거나 새똥을 통해서 왔을 것이다.까치수영은 기억하고 있을까? 여름 숲의 새소리를까치수영은 돌아가고 싶을까? 나무 아래 촉촉한 흙으로까치수영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정릉 보국문로를 가로질러 걷는다.나는 2018년부터 정릉 청수장 근처에 살고 있다.산행 동호회에서 쓰던 닉네임 맑은물. 맑을 청(淸), 물 수(水), 곧 청수가 된다.이런 운명이 있을까? 정릉 청수 골짜기에 살며 잊.. 2026. 7. 15.
장마 휴식 시간에 북한산 일선사 탐방 (2026.7.9) 장마 양상이 예전과 다르지만, 무더위를 앞두고 장마가 시작돼서 다행이다. 잠시 장마비가 그친 오후, 적당한 습도와 바람에 생기가 빽빽하게 들어찬 북한산으로 들어간다. 청수계곡은 차가운 물소리로 가득 차 있고, 흙과 나무의 향기가 코를 지나 가슴 깊이 들어온다.오늘은 마음을 비우겠다고 다짐하지만, 어디까지 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산행 후기와 사진을 올리는데 아직 욕심이 많다.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알리고 홍보한들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구독자가 늘면 무엇이 좋을까? 광고를 유치하면 숫자에 속박된다. 그러니 오늘 비움의 최우선 목표는 블로그 후기 쓸 생각을 내려놓고, 사진을 덜 찍는 것이다. 외부의 시선보다 나 스스로 산행을 즐기는 것이 최고다. 산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면 된다. 기암괴석과.. 2026. 7. 10.
[6월 산삶] 벌써 반년, 나는 걷는다 #나는 걸었다나는 걸었다지하철 환승통로를뜨거운 아스팔트길을 지나서류더미 사이를 지나동굴같은 어두운 길을 나는 걸었다방에서 부엌으로현관에서 놀이터로웃음 울음 침묵을 지나마음의 소리 따라 나는 걸었다.오르막을 령치지라고 되이며숨이차면 운동이라 위로하며숲을 계곡을 바위를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나는 걷지 못했다.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걷고 싶지만 더 이상 길이 없다봉우리를 그리워하지만날개도 발도 없다 나는 다시 걸었다멈추지 않고 걸었다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봉우리가 아니어도 길이 아니어도계속 걸었다 계속 걷는다.걷고 또 걷는다.세상과 함께죽는 날 까지 * 2026년 6월, 글쓰기 워크숍에서 쓴 글 물리적 시간은 등속도지만, 살면서 느끼는 시간은 가속도가 붙는다. 목적지에 돌아서 가면 시간이 더 걸리듯 여러 .. 2026. 6. 30.
익숙한 초여름의 맛, 용암문-대동문-칼바위 (2026.6.13) 친구 K와 북한산 문수봉에 다녀온 다음날 또 다른 산행제안이 들어왔다.이번에는 최근에 수락산, 도봉산, 계방산, 축령산을 함께 다녀온 조피디다. 산을 좋아하고, 산에 자주 간다고 SNS에 알린 후로, 산행 제안이 많다. 기분 좋은 일이지만, 욕심이 생긴다. 산행 제안만큼 업무제안을 많이 받으면 좋을 텐데, 텅 빈 시간이 많아진다. 연초에 세웠던 목표 계속 걷고, 계속 가는 것을 자주 되뇌는 요즘이다. 조피디와는 일단 토요일에 우이동에서 만나 산행코스를 정하기로 한다. 토요일이 되었다. 우이역 2번 출구에서 조피디를 만나 도선사-용암문-대동문-정릉 코스를 제안한다. 토요일 백운대는 분명 사람이 많을 것이다. 조피디는 별 의견 없이 그러자고 한다.오랜만에 우이동으로 산행을 한다는 조피디는 '예전엔...'으로.. 2026.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