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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산삶] 여름 산행을 가장 좋아한다고요? 누군가 내게 '어느 계절 산행이 가장 좋아요?'라고 묻는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꽃과 신록, 녹음, 단풍, 낙엽, 설경. 계절마다 각기 최고의 모습을 가진 산. 답변을 고민하는 사이"꼭 한 계절을 골라야 합니다"답변을 재촉한다면. "여름 산행"다른 계절 산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 계절을 고르라는 조건 때문에 '여름산행'을 고른다.무더운 여름에 '산행은 대체 왜 하는 거냐?'는 질문자의 일그러진 표정이 상상된다. 만일 '어느 계절 산행을 추천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면.나는 봄꽃 산행, 신록산행, 낙엽 산행을 추천했을 것이다. 자연이 아름답고, 몸 움직이기 좋은 날씨에 꽃 향기와 낙엽 향을 맡으며 오르는 산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봄과 가을에는 산행 한번 안 하면 손해다. 이 계절 산에서 시원한.. 2026. 8. 30.
구름 보러 무더위에 산에 오르다. 북한산 형제봉 (2026.8.8) 나는 자칭 초보 구름 관찰자다.구름 관찰자가 뭐 하는 일이냐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구름 관찰자는 직업이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을 보는 것으로 끝이다. 구름 관찰자는 탐조와 비슷하다.탐조인은 우연히 만난 새를 계기로 새소리가 들리면 고개를 두리번 거린다. 구름 관찰자도 우연히 눈에 들어온 구름 한 조각이 시작이 되어, 습관적으로 하늘을 본다. 뭉게구름, 새털구름, 양떼구름, 먹구름 관찰을 넘어 재미있는 구름을 보면 사진을 찍어 구름 낙서를 하기도 한다.다음 단계는 구름 지식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탐조인이 새 관련 책을 사고, 탐조 어플을 깔고, 쌍안경을 사듯, 구름 관찰자는 구름의 생성원리를 공부하고, 기상청 어플과 구름 구분 어플을 깐다. 더 많은 지식을 쌓아야 중급 구름 관찰자.. 2026. 8. 9.
땀이 비오듯 해도 여름 산에는 가고 싶어/ 치악산 남대봉 (2026.8.4) 이른 아침부터 후끈거리는 서울을 떠나 원주 신림으로 달린다. 상원골 주차장에 9시에 도착하여 산행준비를 한다. 계획과 큰 차이가 없다.주차장 옆 안내판을 지나 산길로 들어서자 바로 계곡이다. 철제다리 상원 1교 너머로 조그만 폭포가 보이니 산에 온 기분이 난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바위 틈새와 바위 계단을 따라 끝없이 잔여울이 이어진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더위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다. 도시는 열대야로 아침부터 후텁지근하지만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로 산들바람이 불고 물소리가 들리니 더위가 있을 수가 없다. 어젯밤까지 '이렇게 더운 날에 산에 가는 게 맞나?' 자문했지만, 좋은 산에 잘 왔다.상원사계곡(성남 계곡)은 오늘 처음 온 곳이라 설렘에 발걸음이 더 가볍다. 새로운 지형과 공간정보가 눈, .. 2026. 8. 5.
폭포는 안 보여도, 물소리는 시원한 서울 평창동 동령폭포 (2026.7.25) 장마 비가 그치며 점점 습해진다.곧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토요일 북한산 폭포를 찾아 집을 나선다. 북한산은 가까워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평창동 북악정 정류장에 내려 산행 들머리를 향해 걷는다. 오늘 목적지 동령폭포가 있는 곳이다. 평창동 저택 사이로 흐르는 계곡으로 투명한 물이 쓸려 내려간다. 계곡 옆까지 주택이 바짝 붙지 않았으면 평창동계곡으로 불렸을 텐데 아쉽다. 이미 가치를 부여받아 거래되는 공간을 자연으로 돌려놓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듯하게 정리된 저택과 고급차 옆을 지나 걸으니 묘한 안정감이 생긴다. 내 것도 아니고 내가 살 일도 없는데, 정돈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겠지?산행 들머리로 들어서 초소를 지나니 작은 계곡이 내려온다. 비가 안 왔으면 말.. 2026. 7. 25.
[7월 산삶]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운 산행 (feat.등산 여론 조사) 등산은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운동이다. 등산은 야생, 도전, 인내, 휴식, 재충전의 긍정적 이미지가 있다. 가까운 지인은 주말마다 산에 살 정도다.반면 등산을 냉소하는 사람도 많다. '세상에 힘든 거 많은데 그걸 왜 하냐?' '어차피 올라가면 내려오는 일, 본전도 못 건진다'고 한다. 양쪽 다 맞는 말이다. 골짜기가 있어야 봉우리가 의미있다. 요즘 등산이 어떤 위상일까? 검색해 보니, 2025년 한국갤럽의 여론조사가 보인다. '1년 내 등산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42%로 자전거 28%, 달리기 31%, 홈트 26%, 헬스 27%를 제치고 가장 높다. 성-연령별 차이가 있다. 20-30대 남녀는 각각 헬스와 홈트/요가가 가장 높다. 40대 남/여는 등산/홈트, 50대 이상 남/여 모두 등산이 가장 높다.. 2026. 7. 24.
내 친구의 산책길은 어디인가? 서울 호암산 (2026.7.17)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제헌절 하루 전, 친구에게 산에 가자고 문자를 보낸다.갑작스러운 연락 때문인지 다른 때보다 더 시니컬한 답이 돌아왔지만 결국엔 시간이 된다고 한다. 몇 달 전 친구를 만났을 때 주말에 한번 산책하러 가겠다는 얘기를 나눴기에, 산행 목적지는 친구가 사는 서울 금천구 호암산이다. 서울 서부간선도로를 지나며 금천구청 뒤로 보이는 산이다. 막연히 관악산 혹은 삼성산이겠거니 하며 지나쳤는데, 며칠 전 호암산 산행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오후 2시 35분, 관악역 2번 출구 앞에서 산행 안내판을 보고 있는 친구를 발견한다. 반가운 인사는 단 몇 초. 삼성산과 호암산 연계 산행을 하려다 계획대로 호암산으로 간다. 삼막사천을 따라 걷는데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옆 하천에서 손에 .. 2026. 7. 18.
(글) 복숭아 만남, 불편을 편들다 외 (2026년 7월) 꿈 (2026.7.2) - 당신에게 꿈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당신이 가졌던 꿈은 무엇인가요? 희미한 기억 속 고등학교 국어 혹은 문학 수업의 한 단원이 생각난다.꿈과 이상, 현실에 관한 내용이었다. 실현 가능성이라는 말이 있었던 것 같다.어른과 어린이가 대화할 때 "너 꿈이 뭐야?"라고 묻지만, 어른끼리 대화할 때는 "너 꿈이 뭐야?"라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꿈같은 얘기다' '꿈 깨라' '꿈도 야무지다' 라며 꿈을 꺾는 말을 더 많이 한다. 나의 지난 꿈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성인이 되는 것은 꿈에서 깨어나는 과정이었다. 좌절하고 꿈을 꾸고 또 좌절하고 또 꿈을 꾸고......매일 밤 꿈을 꾸고 아침에 깨어나듯, 내가 가진 꿈은 깨어지곤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여.. 2026. 7. 15.
(글)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 제철인간, 러브휴먼 외 (2026. 6월) #하늘을 날고 싶은 물고기 (2026.6.18) 글쓰기 모임에 늦지 않기 위해 빠르게 걷는다. 햇살이 점점 따가워지고 있어 오늘이 마지막 걷기가 될 것 같다.건물 담벼락 아래 까치수영 군락이 눈에 띈다. 북한산에서 피는 꽃인데 어쩌다 뜨거운 도시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을까?씨앗이 바람에 날아왔거나 우연히 등산객의 옷에 붙어 왔거나 새똥을 통해서 왔을 것이다.까치수영은 기억하고 있을까? 여름 숲의 새소리를까치수영은 돌아가고 싶을까? 나무 아래 촉촉한 흙으로까치수영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정릉 보국문로를 가로질러 걷는다.나는 2018년부터 정릉 청수장 근처에 살고 있다.산행 동호회에서 쓰던 닉네임 맑은물. 맑을 청(淸), 물 수(水), 곧 청수가 된다.이런 운명이 있을까? 정릉 청수 골짜기에 살며 잊.. 2026. 7. 15.
장마 휴식 시간에 북한산 일선사 탐방 (2026.7.9) 장마 양상이 예전과 다르지만, 무더위를 앞두고 장마가 시작돼서 다행이다. 잠시 장마비가 그친 오후, 적당한 습도와 바람에 생기가 빽빽하게 들어찬 북한산으로 들어간다. 청수계곡은 차가운 물소리로 가득 차 있고, 흙과 나무의 향기가 코를 지나 가슴 깊이 들어온다.오늘은 마음을 비우겠다고 다짐하지만, 어디까지 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산행 후기와 사진을 올리는데 아직 욕심이 많다.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알리고 홍보한들 한계가 있을 것이다. 구독자가 늘면 무엇이 좋을까? 광고를 유치하면 숫자에 속박된다. 그러니 오늘 비움의 최우선 목표는 블로그 후기 쓸 생각을 내려놓고, 사진을 덜 찍는 것이다. 외부의 시선보다 나 스스로 산행을 즐기는 것이 최고다. 산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만나면 된다. 기암괴석과.. 2026.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