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행(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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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오대산 1993, 상원사-비로봉-두로령 종주산행 (2024.07.26)
여름성수기 대관령 휴양림 당첨! 여름휴가, 친구 만남, 여름 산행까지 일석삼조를 누릴 베이스캠프가 마련되었다. 대관령 휴양림에서 가까운 산행을 하려다, 명산 오대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보내고, 옛 영동고속도로로 대관령을 넘어 진부면 월정사 입구로 향한다. 월정사 1km 앞둔 지점에 입장료와 주차요금을 받는 톨게이트 형식의 매표소가 생겼다. 예전에 월정사 전나무숲 근처에 있다가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요금은 5000원이다. 다소 비싸 보일 수 있으나 하루종일 주차할 수 있으니 합리적이고, 요금 징수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월정사 앞을 지나 상원사 가는 10km 구간에는 길가로 곧은 전나무, 시원한 숲과 청량한 오대천이 보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오대천 옆의 ..
2024.07.26 -
폭포와 계곡 명소가 된 북한산 청수계곡-문수봉 (2024. 7. 19)
주중 이틀 동안 250mm 정도 비가 내렸다. 수요일 오전 한때 시간당 84mm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비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동네를 오가며 보니 정릉천 물이 많이 늘었다. 이럴 때는 정릉천 상류 청수계곡을 한번 갔다 와야 한다. 또 다른 산행의 명분은 7월 15일에 치른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오후 1시 30분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를 지나 청수계곡으로 들어서니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예상대로 청수계곡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활기차게 흐른다. 영취사로 가는 청수 2교를 건너지 않고 50여 미터 직진하면 청수폭포가 있는데, 초록 단풍나무 사이로 가려져 등산객들은 멋진 절경을 놓치고 그냥 지나간다. 북한산 계곡의 수량 변동이 심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폭포가 거의 없지만,..
2024.07.19 -
안개 바다의 도봉섬과 수락섬을 본 북한산 새벽산행 (2024.6.26)
서울기준 하지 일출 시간은 5시 11분이다. 산에서 일출을 보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하지 일출 산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지만 너무 이른 새벽에 깨거나 평상시와 같은 아침에 일어나 산행이 미뤄지고 있다. 하지를 지난 5일째, 아이에게 꼭 산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알람을 맞추고 새벽에 일어났다. 4시 50분에 어두운 거실을 나오는데 밖은 이미 환해지고 있다. 일출을 보려면 20분 만에 가까운 능선까지 올라야 하는데, 이미 늦은 것 같다. 몸이 덜 풀린 가운데 무리하면 안 되기에 적정한 속도로 간다.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정릉 청수계곡은 여러 새의 노랫소리로 가득 차있다. 그 가운데 되지빠귀는 청아한 목소리로 계곡 이쪽저쪽에서 주고받듯 노래를 한다. 가까운 곳에서 되지빠귀 소리가 나길래 살펴보니 약 3미터 앞에..
2024.06.26 -
관악산이 높다한들 구름 아래 뫼이로다 (2024.6.15)
북한산 아래 살다 보니 한강 건너 관악산은 오랫동안 가지 않았다. 2008년 산행이 마지막이었는데, 16년 만에 관악산에 가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사당역에서 JH님을 만나, 김밥, 간식, 물을 준비하여 등산로 입구로 간다. 어렴풋하게 옛 기억이 나지만, 2011년 산사태 흔적, 서울둘레길, 관음사의 존재는 낯설다. 서울둘레길에서 연주대 방향 등산로로 오르니 금세 조망이 트이는데, 서울 하늘은 회색구름이 차지하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불경소리가 들리는 너른 터가 나오는데, 그 아래로 관음사가 있다. 서울둘레길을 따라 관음사에 들렀다 왔어도 여기로 오게 된다. 너른 터 앞을 막고 있는 가파른 암벽길을 50여 미터 오르니 첫 번째 국기봉이 있다. 국기봉을 지나 철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관악산에..
2024.06.15 -
잃어버린 여름을 찾다. 단양 석화봉 (2021.8.13)
두 번째 맞는 코로나 시국 여름이다. 더위와 격리에 지친 사람들은 신선한 바람이 있는 자연으로 퍼져나가 심신 면역을 강화해야 하는데, 방역대책이 산으로 가고 있다. 속옷처럼 필수가 된 마스크 신화가 가장 큰 문제다. 다음으로 바이러스 간 경쟁(virus competition)에 따른 여름철 유행 경향 변화, 건강한 대다수 시민의 면역우산 효과등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 토론은 언론 권력, 정치권력, 초국적 백신 권력 앞에서 막혀있다. 동료시민들과 소신있는 의사들 의견을 마스크로 틀어막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 한쪽으로 휩쓸린 이 분위기가 바뀌게 될까? '백신 맞고, 휴가 가자' 20세기 전체주의 같은 구호에 시민들은 백신을 맞고 여름휴가를 준비했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의미 없는..
2024.02.26 -
짧은 여름산행, 북한산 형제봉 (2023.7.29)
소문에 의하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한다. 여름산행을 한 번도 안 한 사람과, 여름산행을 여러 번 가는 사람. 여름산행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덥고 습한 여름이지만, 나무 그늘 아래에서 햇빛을 피하고, 차가운 바람과 시원한 계곡물로 더위를 털어낼 때 느끼는 즐거움을 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산도 비가 오면 좋은 계곡을 만들어 내지만, 오늘은 계곡을 품지 않은 형제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집을 나와 국립공원 주차장까지 걷는데 아침 햇살이 벌써 뜨겁다. 둘레길 명상의 길에 들어서니 기대한 대로 참나무 숲이 햇빛을 가려 시원했지만, 이어지는 200여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니 금세 땀이 줄줄 흐른다. 며칠 전 장마 끝 무렵에 북한산 계곡을 산책할 때는 숲이 촉촉하고 시원하..
2023.07.29 -
북한산 계곡 산행, 청수계곡~진관사계곡 (2023.7.2)
요즘 다시 문턱증후군이 생겼다. 산행 갈 결심을 하고도, 당일 아침에 현관문 넘기가 대청봉 오르기보다 어렵다. 이를 이겨내고자 주중에 가족에게 산행을 선언 했으나, 주말 아침이 되자 또 문턱을 못 넘고 있었다. 아이가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한다'며 나의 산행을 재촉하니, 내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인다. 현관문을 지나 넓은 세상으로 나왔더니, 마음이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는 것 같이 가벼워진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이번에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든 느낌이다.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 정릉지구 청수계곡은 주중에 내린 100mm 비로 입구부터 새하얀 물보라, 물소리가 가득하다. 초록이 짙어진 청수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이미 떠난 줄 알았던 유리새, 되지빠귀 노랫소리가 들린다. 나오길 참 잘했..
2023.07.02 -
여행과 산행, 일석이조. 서산 팔봉산 산행 (2003년 6월15일)
[안내. 2003년 6월. 아주 오래전 산행일기인데, 편집 과정에서 최근 날짜로 잘못 표시되고 있습니다] 토요일 밤 서산에 도착하여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하룻밤을 보내고, 여유 있게 일어나서 산행준비를 한다. 이른 아침에는 비가 억수같이 내려 '산에 못 가는 것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오전에 비가 그친다. 어젯밤 술나라로 달린 몇몇은 가랑비 핑계를 대면서 산행을 방해했지만, 산행 강행 세력의 힘이 더 세다. 서산 버스터미널에서 팔봉산가는 시내버스를 20여분 타고 팔봉산 입구인 양길리에 내렸는데, 팔봉산 입구라기보다는 그저 시골마을 같은 느낌이다. 등산을 해야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이런 아늑한 분위기도 오늘은 좋다. 양길리 정류장에서 산행입구 표지판을 찾아서 팔봉산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모내기를..
2023.06.24 -
가까우면 잘 안다는 착각? 북한산 청수계곡-문수봉-삼천사계곡 (2023.6.6)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에 먼 산에 가려고 예매했던 기차표를 아침에 취소했다. 먼 산행에 대한 부담과 귀찮음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북한산 아래에 사는 장점을 활용하여,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미리 챙겨놓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하여, 청수계곡을 따라 북한산성 보국문으로 곧장 오르고, 문수봉을 올랐다가 삼천사계곡으로 내려가거나, 문수봉에서 남장대 능선을 지나 북한산성 계곡 상류로 내려섰다가 다시 청수계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가까운데 있는 산이라 산행코스를 쉽게 정할 수 있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평소에 자주 다녀 익숙한 청수계곡을 따라 걷는다. 아는 길을 가니 새들의 노래와 계곡 물소리가 더 잘 들리고, 등산로 옆의 풀과 나무도 더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된다. 예전 산..
2023.06.06 -
초록 산길과 으스스한 산길을 경험한 태백산(2023.5.30)
준비 없는 산행은 하지 않는 편이다. 영월 고향집에서 하룻밤 지내고 산행을 위해 나올 때까지 어느 산을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철쭉이 피어 있을 소백산 연화봉? 혼자 운전할 수 있는 날 아니면 가기 힘든 치악산 남대봉? 횡성 사자산? 갈팡질팡하다 철쭉 계절에 어울리고 길을 아는 산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태백산으로 향했다. 결국 준비 없는 산행을 했다는 변명이다.38번 국도 석항 IC를 빠져나와 영월 산솔면에서 옥동천 옆 88번 지방도를 따라간다. 1000미터급 산이 이어지고 아래로는 구슬 같은 옥동천이 흐르는 김삿갓면과 상동읍 풍광은 언제 봐도 좋다. 구불구불한 화방재를 넘어 1km쯤 더 가서 유일사 탐방안내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준비물이 부족하여 화방재 휴게소로 뒤돌아 갔다 오니 2시 50분이다...
2023.06.03 -
가까운 여름 산행(로컬바캉스), 하남 검단산(2020.7.26)
예년 같았으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을 7월 말. 올해는 아직도 적당한 비와 더위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대책으로 인해 여름휴가도 미확정인데, 마침 한길 친구와 가까운 곳으로 여름 산행을 가기로 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있는 산행이 제격이지만, 멀리 갈 수는 없다. 집에서 가까운 정릉 청수 계곡도 좋지만, 익숙한 집밥 같은 북한산 청수 계곡을 벗어나 경기도 하남 검단산에 가기로 한다. 토요일 계획 했던 산행이 일요일로 하루 미뤄지면서, 토요일 시간이 안 됐던 친구들, 친구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모두 6명이 산행을 하게 됐다. 작은 산행모임 치고는 중규모 산행이다. 집을 나서 모임 약속장소는 하남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옆 상점가에 도착한다. 지난 10년 동안 산행을 하지 않..
2020.07.31 -
오랜 산행친구들과 재회, 하지만 애벌레 악몽을 만난 북한산 (2020.5.30)
오랫동안 산행모임 '더불어한길' (이하, 한길) 친구들과 산행이 끊어졌다. 서로의 집에서 모임을 하거나 경조사를 함께하고, 소셜 네트워크 단톡방으로 교류하지만 산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생각나곤 했다. 혼자 산에 가거나, 다른 지인들과 산에 갔지만, 한길 산행에 대한 아쉬움은 해소되지 못했다. 산행 사진, 산행후기를 볼 때 느껴지는 허전함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떠내려간 여러 추억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언젠가는 함께 산에 갈 수 있을 거라는 꿈은 잃지 않고 있었는데, 단톡방에서 일상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산행의 뜻이 모아졌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날짜를 정할 때는 무덤덤했는데, 막상 그날이 되자 초등학교 첫 등교 때 설레어하던 딸처럼 평일 보다 일찍 잠에서 깨었다. 오래전 대중교통으로 경기도의 먼..
202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