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산행(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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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와 계곡 명소가 된 북한산 청수계곡-문수봉 (2024. 7. 19)
주중 이틀 동안 250mm 정도 비가 내렸다. 수요일 오전 한때 시간당 84mm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비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동네를 오가며 보니 정릉천 물이 많이 늘었다. 이럴 때는 정릉천 상류 청수계곡을 한번 갔다 와야 한다. 또 다른 산행의 명분은 7월 15일에 치른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오후 1시 30분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를 지나 청수계곡으로 들어서니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예상대로 청수계곡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활기차게 흐른다. 영취사로 가는 청수 2교를 건너지 않고 50여 미터 직진하면 청수폭포가 있는데, 초록 단풍나무 사이로 가려져 등산객들은 멋진 절경을 놓치고 그냥 지나간다. 북한산 계곡의 수량 변동이 심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폭포가 거의 없지만,..
2024.07.19 -
5월 소백산 초원의 하얀 눈 '몽유설산행기' (2024.5.17)
석가탄신일 밤 온대저기압 폭풍이 지나며 백두대간 높은 봉우리에 눈이 내렸다. 설악산 대청봉에 40cm 눈이 내렸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덕유산과 지리산의 설경사진을 보았다. 5월 중순의 많은 눈이 단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기후위기의 신호인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후자에 가깝지만, 호들갑 떨지 말고 기다려 볼 참이다. 날씨가 개는 거 봐서 산행을 하려는데, 불확실한 날씨만큼이나 산행 목적지가 불확실하다. 5월 눈을 볼 특별한 기회를 위해 오대산이나 계방산에 갈까? 푸른 충주호 조망 보러 제천 금수산에 갈까? 철쭉은 조금 이르겠지만 초원 보러 소백산에 갈까?오늘 함께 산행하는 형은 산행초보이고, 부모님 댁에 내려왔다가 산에 가는 거니까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제천 금수산을 선택한다.아침을 ..
2024.05.18 -
북한산 계곡 산행, 청수계곡~진관사계곡 (2023.7.2)
요즘 다시 문턱증후군이 생겼다. 산행 갈 결심을 하고도, 당일 아침에 현관문 넘기가 대청봉 오르기보다 어렵다. 이를 이겨내고자 주중에 가족에게 산행을 선언 했으나, 주말 아침이 되자 또 문턱을 못 넘고 있었다. 아이가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 한다'며 나의 산행을 재촉하니, 내 마음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인다. 현관문을 지나 넓은 세상으로 나왔더니, 마음이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는 것 같이 가벼워진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이번에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든 느낌이다.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 정릉지구 청수계곡은 주중에 내린 100mm 비로 입구부터 새하얀 물보라, 물소리가 가득하다. 초록이 짙어진 청수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이미 떠난 줄 알았던 유리새, 되지빠귀 노랫소리가 들린다. 나오길 참 잘했..
2023.07.02 -
높은 산 부럽지 않은 북한산 청수계곡-구천계곡 (2017.7.16)
6월 가뭄, 7월 장마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주중에 계속 장맛비가 내렸고 금요일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토요일에 산에 갈 수 있게 되었는데, 마침 지루하던 장맛비도 그쳤다. 멋진 계곡을 기대하며 집 앞에서 탄 버스가 북한산 청수계곡 근처에 이르자 엄청난 물이 넘실대며 흐르는 정릉천이 보인다. 종점에서 내려, 정릉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등산로 옆으로 거센 물이 흘러 내려간다. 오늘 정릉계곡은 살아있는 거대한 생물 같기도 하고, 굉장한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평소에는 이름만 폭포인 청수 폭포도 오늘만은 유명 폭포에 뒤지지 않는 멋진 폭포로 변신해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정릉 청수계곡 곳곳이 폭포가 되고, 거친 계류가 되어 흐르고 있다. 북한산 청수계곡은 높은 산의 깊은 계곡 부럽지 않은 멋있는 모..
2017.07.29 -
원시계곡, 뱀, 폭격장의 아픔이 있는 각흘산(2012.6.24)
산에 띄엄띄엄 가다 보니 '오랜만에 산행'이라는 말이 익숙해졌다.요즘 나에게 산행이란? 산을 오르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 산행을 한다. '봄이 가고 여름이 되어 산은 푸르게 되었으니, 한 번쯤 산에 가야 하지 않겠냐?'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예지자의 목소리인지, 내가 만들어낸 환청인지 모르지만, 그 소리를 따르기로 한다. 토요일 아침 아직 잠들어 있는 도시를 떠나 경기도의 가장 북쪽인 포천군 이동면의 각흘산으로 떠난다. 조금 서둘러 집을 나섰더니 다행히 서울을 빠져나가는 길은 막히지 않는다.47번 국도를 타고 포천시 이동면에 도착하여 각흘산 입구를 찾으려 하였으나 안내판은 없고 산은 비슷하다. 지도를 봐도 각흘 산을 찾을 수 없고, 출발 전에 미리 조사하지..
2012.06.30 -
경기 양평의 중원계곡 짧은 트레킹 (2011.6.18)
서울은 여름이면 쉴 곳이 없는 거대한 콘크리트 숲이 되지만, 서울만 벗어나면 멀지 않은 곳에는 짧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계곡이 많다. 산과 계곡은 좋아하지만 산행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계곡을 찾아 무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와 나도 힘든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경기도 양평의 중원폭포(중원계곡)를 찾았다. 강원도를 오가며 중원계곡 표지판을 봤던 터라, 용문까지는 쉽게 찾아가고 용문에서부터 지도를 보며 중원계곡 입구를 찾아간다. 산은 물론이고 논과 밭이 모두 녹색으로 변하는 한국의 여름은 어딜 가든 푸근하고 편안한 마음을 안겨준다. 그런 길을 달려, 중원계곡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주위의 유원지와 계곡에는 이른 여름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차장에서 5분만 올..
2011.06.26 -
이끼계곡과 탁 트인 조망을 가진 정선의 명산, 가리왕산 (2009.8.6)
휴가를 맞아 고향집에 며칠 머물다 보니 크게 할 일은 없고, 답답함이 느껴져 산을 다녀왔다. 처음에는 영월군에 있는 산을 갈려다가, 인근에서 가장 높은 가리왕산을 목적지로 향하고 정선을 지나 숙암계곡을 따라 물레방아가 돌고 있는 장구목이골 입구에 도착한다. 벌써 오후 2시다.집에서 가져온 과일과 물병이 든 배낭을 챙기고, 서둘러 장구목이골로 들어선다.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장구목이골은 숲이 우거져 있어 따가운 여름 햇살을 피할 수 있다. 산행입구에서부터 등산로 옆으로 요란한 계곡 물소리가 들려온다. 이 정도 물소리라면 꽤 괜찮은 폭포가 있을 것 같다. 20분 정도 숲길을 따라 오르니, 나무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던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맑은 계곡에 내려가 손을 담가보니 아주 차갑다. 앞으로는 ..
2009.08.20 -
축구와 산행, 북한산 원효봉-염초봉(2004.6.6)
요즘 일요일 아침마다 동네 공원에서 축구를 한다. 아저씨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안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재미있다. 땀 빼고 집에 오는데, 회사친구가 산에 가자고 전화를 한다. 다리가 뻐근했지만, 산이라는 소리에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집에 가 얼른 샤워를 하고, 회사친구를 만나 산행 목적지 없이 일단 집을 나선다. 북한산, 도봉산, 수리산, 청계산 등 근교의 여러 산을 고려하며 전철을 탔는데, 이미 우리는 북한산으로 가고 있다. 북한산중에서도 최종 결정은 원효봉. 구파발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면서 내린 결정이다.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내리니, 앞쪽 계곡이 시원해 보인다. 우리 목적지는 계곡이 아니고 산이다. 우리는, 백운동천 다리를 건너 원효봉 능선 오르는 길을 찾았다. 나무팻말이 있어서..
2004.06.15 -
자꾸자꾸 가고 싶은 산, 포천 백운산 (2002년 8월 18일)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으로 설악산을 다녀온지 3주 만에 다시 포천 백운산으로 여름산행을 가게 되었다. 약속시간 8시 30분에 오늘 백운산에 가기로 한 한길사람들은 모두 상봉터미널로 나왔지만, 버스는 8시 10분에 이미 떠나고 없었다. 처음 가는 산이라 준비가 부족해서 아까운 시간만 버리게 되었다. 아침을 먹었을리 없는 사람들은 터미널 근처에서 컵라면과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1시간 넘게 기다려 10시 버스를 탓다. 상봉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서울을 금방 벗어났지만, 퇴계원을 지나면서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지체와 정체를 거듭하는 버스안에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사람들은 잠이 들었고, 나는 창밖으로 보이는 높을 산을 보며 지도에서 봤던 운악산, 강씨봉, 국망봉을 추측해 본다. 길이 막힌데다가 군데군데 도로확장..
2003.04.10 -
북한산성 계곡에서 정릉 청수계곡으로 (2002년 6월 16일)
더불어한길 6월 산행으로 가까운 북한산을 찾았다. 최근 연이어 경기도 산으로 떠났는데, 오늘 저녁에 월드컵 축구 16강전, 한국과 스페인전 경기가 있어 멀리 가지 않았다. 작년 가을에 북한산을 다녀온 뒤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여름이 되었다. 안산에서 전철을 타고 오랜 전철 여행 끝에 충무로역 도착, 3호선을 갈아타고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 내린다. 북한산성 코스로 산행은 6~7년 만이다. 어렴풋이 보이는 원효봉 능선은 기억에 남지만, 매표소를 지나 마주치는 북한산 입구에는 상가가 많이 생겨 낯설다.시멘트 길로 시작한 산행은 한참을 올라가도 흙길은 나오지 않고, 매점과 사찰도 있고, 사람 사는 집도 나온다. 콘크리트 포장된 길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산행길이 흙길..
200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