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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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수락산 산행 옥류폭포-정상-상계역 (2024.12.23)
지난 10월 조PD와 도봉산 산행 때, 2달마다 산행을 하기로 했다. 말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지만, 약속대로 12월 산행으로 수락산에 가기로 했다. 꽤 오랜만에 수락산에 가는것인데, 남양주 청학동 계곡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넘어오기로 한다. 가면서 생각해 보니 수락산 산행은 15년도 더 된 것 같다.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에서 조PD를 만나, 버스를 타니 덕능터널을 지난 수락산 등산로 입구 정류장까지 10분만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막연히 먼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찻길을 건너 청학동 계곡을 찾아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옥류폭포를 만나는데 겨울이라 얼어붙어 있다. 형상을 보니 이 많이 흐를 때 오면 꽤 멋진 폭포가 될 것 같다. 계곡 건너 오..
2024.12.23 -
산에 들어가 봐야 산의 깊이를 안다. 서울 백악산 (2024.11.17)
일요일 오후에 집에 혼자 있다가 광화문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걸어서 광화문까지다. 정릉에서 광화문까지. 스스로 생각해도 그럴싸한것 같다. 큰 산에 대한 욕심만 키우다 가을이 다 지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산책 같은 산행, 혹은 산행 같은 산책을 하기로 한다.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에 올라서니 북한산에 올랐던 사람들이 많이 내려온다. 형제봉능선 동쪽사면이라 해가 일찍 져 4시도 되지 않았는데 그늘이 진다. 이 계절 이 시간에는 큰 산밑에 그늘이 빨리 지는게 당연하다. 이를 일반화하여 큰 산 아래는 그늘이 지니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상황과 맥락을 봐야 하는데, 요즘은 단편적 지식으로 세상을 판단 내리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둘레길을 따라가기 보..
2024.11.22 -
평일 산행으로 더 아름다웠던 도봉산 (2024.10.23)
가을이 깊어질수록 큰 산에 가고 싶은 마음 점점 커진다. 11월 첫째주가 지나야 큰 산에 갈 수 되는데, 가을의 절정은 10월이다. 북한산 산책으로 가을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데, 10여 년 전 진보정당 평당원이었던 조피디(형)와 연락이 닿았고, 함께 도봉산에 가게 되었다. 에스앤에스 친구로 서로 얘기는 주고받았으나, 막상 산행 날짜가 다가오니 반가움과 귀찮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졌다 한다.약속 하루 전 오후부터 비가 내렸으나 일기예보에 의하면 아침 일찍 갠다고 하여, 약속대로 산행을 하기로 하고 도봉산역으로 향한다. 집을 나오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오랜만에 만나는 상황은 핑계였고, 사실은 집을 나서기 싫은 귀찮은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도봉산역 도착하여 전화를 주고 받으며 조피디형을 만났다..
2024.10.23 -
도심보다 먼저 찾아온 가을, 인왕산-백악산 (2024.10.17)
철인 3종을 즐기는 친구 KGB가 산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K는 등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산행 안내를 부탁했고, 나는 인왕산을 추천하고 목요일로 약속을 잡았다. 평일 아침이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경복궁역 서촌 출구 부근에서 K를 만난다. 1년여 만에 만난 K에게 오늘 여정을 알려준다. 인왕산 정상에 올랐다 창의문에서 짧은 산행을 끝내거나, 시간과 에너지가 남으면 백악산까지 돌기로 한다. 10월 중순이 되어도 여전히 기온이 높지만 아기자기한 도시 서촌은 빠르게 가을로 물들고 있다. 서촌을 걷다가 윤동주 시인 하숙집 터를 만난다. 안타깝고 반갑고 기쁘다. 경복궁역에서 10분 만에 도착한 수성동계곡은 가뭄에 바짝 말라있다.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기린교 상류 조그만 물웅덩이에는 물고기가 바글바글 한다. 어서 비..
2024.10.17 -
푸른 하늘과 호수가 아름다운 월악산 악어봉 (2024.09.15)
9월 어느 날 월악산 악어봉 등산코스가 다시 열렸다는 언론보도를 보았다. 번잡한 산행 보다 호젓한 산행을 즐기는 나에게 일부러 찾아갈 산행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긴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고향 가는 길에 산책하는 마음으로 악어봉에 들르기로 했다. 충주 중앙탑에서 점심을 먹고 악어봉 산행 출발장소인 게으른악어 앞 주차장으로 향한다. 카페 사유지 주차장인지, 공공주차장인지 모르겠으나 주차장은 꽤 넓다. 새로 생긴 육교를 넘어 아내, 아이와 함께 악어봉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악어봉 정상 다녀 오는데 휴식포함 1시간 10분 걸렸다. 표고차 약 270미터로 다소 가파른 구간도 있으니, 꼭 등산화(최소 운동화) 신고 안전산행 하세요. #포토 산행기산행지: 월악산 대미산 악어봉 (450m, 충주시) ..
2024.09.27 -
응답하라 오대산 1993, 상원사-비로봉-두로령 종주산행 (2024.07.26)
여름성수기 대관령 휴양림 당첨! 여름휴가, 친구 만남, 여름 산행까지 일석삼조를 누릴 베이스캠프가 마련되었다. 대관령 휴양림에서 가까운 산행을 하려다, 명산 오대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보내고, 옛 영동고속도로로 대관령을 넘어 진부면 월정사 입구로 향한다. 월정사 1km 앞둔 지점에 입장료와 주차요금을 받는 톨게이트 형식의 매표소가 생겼다. 예전에 월정사 전나무숲 근처에 있다가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요금은 5000원이다. 다소 비싸 보일 수 있으나 하루종일 주차할 수 있으니 합리적이고, 요금 징수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월정사 앞을 지나 상원사 가는 10km 구간에는 길가로 곧은 전나무, 시원한 숲과 청량한 오대천이 보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오대천 옆의 ..
2024.07.26 -
폭포와 계곡 명소가 된 북한산 청수계곡-문수봉 (2024. 7. 19)
주중 이틀 동안 250mm 정도 비가 내렸다. 수요일 오전 한때 시간당 84mm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비피해가 없어 다행이다. 동네를 오가며 보니 정릉천 물이 많이 늘었다. 이럴 때는 정릉천 상류 청수계곡을 한번 갔다 와야 한다. 또 다른 산행의 명분은 7월 15일에 치른 필기시험에 합격하여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다. 오후 1시 30분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를 지나 청수계곡으로 들어서니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예상대로 청수계곡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활기차게 흐른다. 영취사로 가는 청수 2교를 건너지 않고 50여 미터 직진하면 청수폭포가 있는데, 초록 단풍나무 사이로 가려져 등산객들은 멋진 절경을 놓치고 그냥 지나간다. 북한산 계곡의 수량 변동이 심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폭포가 거의 없지만,..
2024.07.19 -
안개 바다의 도봉섬과 수락섬을 본 북한산 새벽산행 (2024.6.26)
서울기준 하지 일출 시간은 5시 11분이다. 산에서 일출을 보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하지 일출 산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지만 너무 이른 새벽에 깨거나 평상시와 같은 아침에 일어나 산행이 미뤄지고 있다. 하지를 지난 5일째, 아이에게 꼭 산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알람을 맞추고 새벽에 일어났다. 4시 50분에 어두운 거실을 나오는데 밖은 이미 환해지고 있다. 일출을 보려면 20분 만에 가까운 능선까지 올라야 하는데, 이미 늦은 것 같다. 몸이 덜 풀린 가운데 무리하면 안 되기에 적정한 속도로 간다.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정릉 청수계곡은 여러 새의 노랫소리로 가득 차있다. 그 가운데 되지빠귀는 청아한 목소리로 계곡 이쪽저쪽에서 주고받듯 노래를 한다. 가까운 곳에서 되지빠귀 소리가 나길래 살펴보니 약 3미터 앞에..
2024.06.26 -
관악산이 높다한들 구름 아래 뫼이로다 (2024.6.15)
북한산 아래 살다 보니 한강 건너 관악산은 오랫동안 가지 않았다. 2008년 산행이 마지막이었는데, 16년 만에 관악산에 가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사당역에서 JH님을 만나, 김밥, 간식, 물을 준비하여 등산로 입구로 간다. 어렴풋하게 옛 기억이 나지만, 2011년 산사태 흔적, 서울둘레길, 관음사의 존재는 낯설다. 서울둘레길에서 연주대 방향 등산로로 오르니 금세 조망이 트이는데, 서울 하늘은 회색구름이 차지하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불경소리가 들리는 너른 터가 나오는데, 그 아래로 관음사가 있다. 서울둘레길을 따라 관음사에 들렀다 왔어도 여기로 오게 된다. 너른 터 앞을 막고 있는 가파른 암벽길을 50여 미터 오르니 첫 번째 국기봉이 있다. 국기봉을 지나 철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관악산에..
2024.06.15 -
5월 소백산 초원의 하얀 눈 '몽유설산행기' (2024.5.17)
석가탄신일 밤 온대저기압 폭풍이 지나며 백두대간 높은 봉우리에 눈이 내렸다. 설악산 대청봉에 40cm 눈이 내렸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덕유산과 지리산의 설경사진을 보았다. 5월 중순의 많은 눈이 단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기후위기의 신호인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후자에 가깝지만, 호들갑 떨지 말고 기다려 볼 참이다. 날씨가 개는 거 봐서 산행을 하려는데, 불확실한 날씨만큼이나 산행 목적지가 불확실하다. 5월 눈을 볼 특별한 기회를 위해 오대산이나 계방산에 갈까? 푸른 충주호 조망 보러 제천 금수산에 갈까? 철쭉은 조금 이르겠지만 초원 보러 소백산에 갈까?오늘 함께 산행하는 형은 산행초보이고, 부모님 댁에 내려왔다가 산에 가는 거니까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제천 금수산을 선택한다.아침을 ..
2024.05.18 -
아이와 후다닥 다녀 온 북한산 칼바위능선 (2021.2.7)
지난 일요일 혼자 북한산 칼바위능선에 다녀왔더니, 아빠와 같이 칼바위능선에 바위길에 가고 싶다고 한다.'진짜로 가고 싶은 걸까? 그냥 꺼내 본 말일까?' 잠시 생각...일요일 오후, 딱히 계획이 없어 아이와 문필봉에 올랐다, 시간 되면 칼바위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주섬주섬 준비하여 집을 나선다.청수계곡 청수루에서 사람이 적은 내원사 길로 오르는데, 맞은편 형제봉 얼음 골짜기에서 동네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린다."저기 얼음에 놀러 가자고 할까" 했다가, 아이의 계획을 회유하는 것 같이 느껴져, 원래 가던 데로 갔다가 빨리 내려오기로 한다.내원사 가는 길음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아이와 몇 번 다녔던 길이라 정겹다. 특히, 뻐꾸기 우는 계절에 맛있는 산벚찌 따먹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 참나무 숲을 지..
2024.05.06 -
다시 초록산으로. 하남 검단산-용마산 종주(2024.4.28)
일요일 아침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가족을 데려다주고 5시간 정도 시간이 생겼다. 산행에 딱 맞는 틈새시간이다. 주차 가능한 가까운 산행지를 찾다 3년 전에 갔던 하남 검단산 공영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직 10시 전이지만, 공영주차장 대신 안내받은 하남 벤처센터 주차장은 남은 자리가 몇 없다. 주차장 앞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편의점 옆 등산로로 들어선다. 초록터널 같은 완경사 숲길이 시작되는데, 10분 정도 걸으니 기분이 맑아진다. 그린벨트 같은 환경보호 규제로 산 아래 난개발을 막고 있어, 초록 숲길을 누릴 수 있다. 조금씩 가팔라지던 길은 15분 정도 지나며 급경사가 되지만, 숲 기운을 받아 쉬지 않고 오른다. 유길준 묘역을 지나 계속 오르다 보니, 등산로 옆 나무에 끈끈이 벌레 패치가 많..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