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수락산 산행 옥류폭포-정상-상계역 (2024.12.23)

2024. 12. 23. 21:23산행일기

지난 10월 조PD와 도봉산 산행 때, 2달마다 산행을 하기로 했다. 말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지만, 약속대로 12월 산행으로 수락산에 가기로 했다. 꽤 오랜만에 수락산에 가는것인데, 남양주 청학동 계곡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넘어오기로 한다. 가면서 생각해 보니 수락산 산행은 15년도 더 된 것 같다.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에서 조PD를 만나, 버스를 타니 덕능터널을 지난  수락산 등산로 입구 정류장까지 10분만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막연히 먼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찻길을 건너 청학동 계곡을 찾아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옥류폭포를 만나는데 겨울이라 얼어붙어 있다. 형상을 보니 이 많이 흐를 때 오면 꽤 멋진 폭포가 될 것 같다. 계곡 건너 오른쪽으로 거대한 바위봉우리가 보이는데, 수락산 향로봉(465m)이다. 굉장히 웅장한 모습에 하늘로 솟은 기세가 북한산 노적봉 정도에 비교할 만하다. 
계곡을 건너 대슬랩을 따라 향로봉으로 오르는 길이 나오는데,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 않아 현혹되지 않고 계속 계곡 옆길을 따라 걷는다. 오늘 청학동계곡에 정적이 흐르지만, 비가 온 후에는 물소리가 꽤 시원할 것 같다.
머지 않아 은류폭포 안내표시가 나오는데, 폭포는 보이지 않는다. 계곡을 건너면서 가파른 계단을 올랐더니 작은 계곡을 다시 만난다. 위쪽에 있다는 금류폭포는 이미 빙폭이 되어 있다. 금류폭포 옆 계단길은 보기보다 꽤 가파르고, 엊그제 내린 눈이 얼음이 되어 조금은 위험하다. 겨울에는 웬만하면 우회로를 추천한다.
 
금류폭포 윗쪽에 오르니 동쪽 멀리 하얀 안개를 두르고 있는 진청색의 천마지맥이 보인다. 작은 매점 옆에서 조금 앉아 쉬다가 내원암으로 간다. 신라시대 지어진 내원암은 작지만 잘 갖춰진 암자이다. 이틀 전 내린 눈이 아직 마당에 쌓여있다.
다시 하얀 눈이 쌓인 가파른 길을 10분 정도 올랐더니 수락산장이 나온다. 한국산악회에서 **하여 운영을 준비 중이라는 안내판이 있다.
 
수락산장에서 왼쪽 길로 조금 더 올랐더니 산등성이 너머로 북한산 정상부가 눈에 들어 온다. 수락산 주능선인데, 1분만 오르면 태극기가 펄럭이는 수락산 정상이다. 길이 가팔랐지만 버스정류장을 출발한 지 1시간 30분 만에 어렵지 않게 올랐다. 정상에는 바람이 조금 불지만 겨울 날씨 치고는 따뜻하다. 오랜만에 수락산 정상에서 보는 사패산-도봉산-북한산 능선이 장엄하다. 지난주 걸었던 북한산 둘레길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어렴풋이 그 길을 찾아본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건 아니지만, 아는 만큼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북동쪽으로 천마산, 철마산, 주금산을 찾아 보고 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가평의 고산은 굳이 이름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동남쪽으로 백봉산, 예봉산, 검단산도 찾아보고, 그 뒤로 희미하게 백운봉까지는 보이는데, 백운봉 방향 더 남쪽으로 아주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봉우리는 치악산으로 추정한다. 남쪽으로 불암산 정상이 보이고, 남서쪽으로 남산과 관악산의 실루엣이 보인다.
봉우리와 파란하늘이 만나는 풍광에 흠뻑 빠져있다가 상계동 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정상에서 멀지 않은 철모바위는 오랜만에 봐도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작은 샛길들이 있었지만, 지도 앱으로 방향을 잡는 것이 나침반보다 더 정확하다. 예전 수락산 산행 때는 막연히 비슷한 모양인 줄 알았던 코끼리바위와 치마바위를 찾아본다. 이름에 딱 들어맞는 모양이다. 단단하던 바위가 오랜 세월 바람과 빗물을 맞아 흩어지고, 단단한 바위만 남아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가 되었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불가능한 것이 자연의 시간 속에서는 진리가 된다. 
 
10여 년 전 산행 때 수락산 주능선은 바위가 많은 험한 길이었는데, 오랜만에 오니 데크와 안전시설이 많이 설치되어있다. 안전과 모험의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정상 출발 1시간 만에 도솔봉(540봉) 갈림길에서 직진(왼쪽)으로 가면 덕능고개를 넘어 불암산까지 종주산행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오른쪽 능선을 따라간다. 귀임봉을 거쳐 상계동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는 수락계곡이 보이고, 뒤돌아 보니 수락산 정상이 손톱보다 작게 보인다. 인간의 걸음이 꽤 빠르다.
학림사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귀임봉 200미터 안내판에서 왼쪽(남쪽)으로 내려간다. 청학동 계곡에서 정상까지는 가파르지만 쉽게 올라갔는데, 정상에서 여기까지는 험한구간이 없는데도 2시간이 더 걸렸다. 
 
능선과 작은 골짜기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10여분 내려가 만나는 서울둘레길 1구간을 따라 수락산 당고개 공원으로 나오며 산행을 끝낸다.  
 


#산행정보
산행지: 수락산 (637미터, 서울시 노원구, 경기도 남양주시)
날 짜: 2024년 12월 23일
날 씨: 맑음
일 행: 맑은물, 조PD
산행 코스: 남양주 청학동계곡 - 금류폭포 - 내원암 - 수락산 정상 - 도솔봉 - 귀임봉 갈림길 - 수락산 당고개 공원
산행시간: 4시간 10분 (10시 35분~2시 45분)
교 통: 전철 4호선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편에서 청학동 가는 마을버스, 시내버스 많음. 


#포토산행기

청학동계곡 입구
옥류폭포 근처에서 본 향로봉
얼어붙은 옥류폭포
옥류폭포, 물 많은 여름에 오면 장관일듯.
향로봉을 보며 산행 중
금류폭포 아랫쪽
얼어붙은 금류폭포
가파른 금류폭포 옆 길
빙폭, 금류폭포
바위 오른쪽에 금류동이라고 적혀있다
금류폭포 윗쪽
금류폭포 윗쪽에서 본 향로봉
내원암
내원암
내원암
내원암지나 정상오르는 길, 동향이라 눈이 녹지 않는다
멀리 천마지맥
꽁꽁 얼은 청학동 상류
청학동 계곡 끝, 주능선 오르기 전
정상 바로 아래
수락산 주봉 정상
수락산에서 본 도봉산(정면), 북한산(왼쪽)
도봉산(오른쪽)과 북한산(왼쪽)
도봉산 당겨 봄, 아래 서울과 의정부 경계. 난개발 압력에서 겨우 버티는 중
북한산 정상부(우)에서 왼쪽 끝 보현봉
수락산 정상부 아래 소나무
양주 불곡산
정상에서 북동쪽 조망, 바로 아래 향로봉
정상에서 동쪽 뷰
남동쪽 멀리 예봉산과 검단산
남쪽 조망, 앞쪽 불암산
동쪽 멀리 철마지맥, 철마산(우), 주금산(좌)
정상에서 본 도봉산
철모바위
코끼리 바위와 치마바위가 있는 암봉
치마바위
업드려있는 코끼리
아기코끼리가 위에 있다
전망대에서, 왼쪽 수락계곡, 멀리 도봉산, 북한산
암릉 너머로 남쪽 불암산
도솔봉 능선에서 뒤돌아 본 수락산 주능선
귀임봉 가기 전 하산
예쁜 이름 약수터, 음용가능
상계동 뒷산
의자에서 본 앞쪽 풍광
서울둘레길 1구간 지나고.
하산.
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