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문-인왕산-백악산-정릉 청수골 연계 산행 (2025.2.14)

2025. 2. 14. 21:03전국산행일기

서울 광화문에서 가까운 인왕산, 백악산, 정릉 둘레길 5구간을 연결하는 산행을 했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형제봉 - 백악산 - 인왕산 - 안산을 이어 형.배.인.안. 혹은 거꾸로 안.인.배.형. 이었는데, 근접한 코스로 산행을 시도해 보았다.
 
지난해 주변을 단장한 홍지문, 탕춘대성 오간수문을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 조선시대 왕실 창고였던 평창(여기에서 평창동 지명 유래)을 지키기 위해 탕춘대성을 만들었고, 여기에 홍지문과 홍제천의 오간수문이 만들어졌다. 옆 도로를 지날 때 보았던 작은 홍지문을 직접 보니 한양도성 혹은 북한산성의 성문 크기와 같다.
 
아내와 아이는 석파정 주변을 더 둘러보고 나 홀로 홍지문 옆쪽 나무데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그동안 내린 눈과 얼음이 따뜻한 날씨에 녹아 탕춘대성 옆길이 미끄럽다. 석파정 쪽으로 휘어진 길을 따라가 보니 첫 번째 조망이 트인다. 보현봉을 중심으로 비봉능선과 탕춘대성 능선, 형제봉에서 백악산 능선까지 홍제천 상류를 품은 산들이 한눈에 보인다. 
 
바윗길과 흙길이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거친 낭떠러지가 시작되면서 탕춘대성곽은 끝이 난다. 자연지형을 성곽으로 활용한 것이다. 아슬아슬한 바위 위에 추락위험 표지판이 곳곳에 붙어 있다. 진행방향 왼쪽, 북쪽으로 북한산 보현봉, 비봉능선, 백악산의 절경이 보였다 가려지곤 한다. 
남서쪽 아래로 내부순환도로 홍지문 구간을 지나고, 개미마을이 보일 무렵 2023년 인왕산 산불로 검게 탄 소나무들이 보인다. 능선이 좁다 보니 양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 위쪽 소나무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산불은 안타깝지만 불에 탄 소나무들을 베어내지 않고 두니 색다른 느낌도 주고, 자연복구 정도를 관찰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워낙 바위지대라서 어느 정도까지 자연복구가 될지는 미지수다.
 

산불구간은 자연스럽게 기차바위로 이어진다. 이 능선에서 최고 전망대답게 북한산부터 백악산, 인왕산 정상, 안산까지 조망은 최고다. 눈이 녹고 있는 등산로는 계속 미끄럽지만, 안전 난간이나 밧줄을 잡고 오르면 된다. 기차바위를 지나면 곧 한양도성을 만난다. 100여 미터 떨어진 인왕산 정상 왕복은 시간관계상 포기하고 한양도성을 따라 창의문으로 내려간다. 지난가을에 걸었던 익숙한 길이라 금세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도착한다. 잠시 길을 잃어 공원을 한 바퀴 돌고는 윤동주 문학관 앞을 지나 창의문에 이른다. 백악산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지난여름 폭우로 아직 복구공사 중이다. 복구 완료 예상시점은 3월 말(2025년)이다.

 

창의문을 통과하여 부암동을 가로질러 북악산(북악산) 1번 출입문 지하통로를 지난다. 백악산 전면 개방으로 O번 출입문은 이제 의미는 없지만, 지명으로는 남아 있다. 여기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단으로 올랐는데 나중에 보니 왼쪽 카페 옆길로 올라오면 3번 출입문 주차장에서 만난다. 금요일 오후라 주차장에는 서너 대의 차만 있다. 백악산 북서쪽에 계곡이라 아직 눈이 하얗게 쌓여있으니 보는 눈도 즐겁다. 다시 한양도성을 만나 청운대 전망대에 서 본다. 유홍준 선생은 문화유산기에서 청운대를 푸른 구름도 머물러가는 백악 최고의 조망이라 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다만, 백악산, 인왕산 자락의 자연과 문화를 찾을 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0권을 읽어보면 이 지역을 보는 눈이 더 깊어진다.

 

백악산 정상은 들르지 않고 바로 곡장으로 향한다. 서둘러 오른 곡장에는 아무도 없다. 보현봉이 거느린 능선은 인왕산과 백악산에서 볼 때 최고다. 백악산 4번 출구로 나가 북악스카이웨이를 만나 팔각정으로 향한다. 3번 출구에서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왔으면 시간은 절약했을 수도 있다. 비록 백악산 정상에 들르지 않았어도 청운대와 곡장이 상징하는 바가 있으니 그냥 올라왔으면 또 서운했을지도 모르겠다. 팔각정에 올라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주변을 바라본다. 서울 시내, 고양시, 보현봉 능선까지 이젠 익숙한 풍경이다.

 

북악하늘길을 따라오다가 하늘교 부근 갈림길에서 형제봉 방향으로 향한다. 잠시 안 보이던 눈이 북동 사면길에 쌓여있다. 여래사에서 국민대학교로 바로 내려오려다가 인디언바위에 올라 보기로 한다. 서쪽으로 황금빛 해가 지고 있는데 북악터널 위 인디언바위에 오르면 저녁노을을 볼 것 같았다. 더 늦어지면 어둠을 만날 수 있기에 오르막을 빠르게 올라 인디언 바위에 오른다. 기대했던 대로 서쪽 하늘이 귤과 비슷한 황금향빛으로 물들고 있다. 붉은 저녁노을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가슴이 웅장해지는 하늘빛이다.

 

형제봉-평창동-둘레길 5구간 갈림길에서 이제는 둘레길을 따라 서둘러 걷는다. 많이 다녔던 익숙한 길이다. 명상의 길 화장실 옆을 지나 국민대 위쪽 계곡을 지나 걷는데 해는 빨리 내려갔지만 어둠은 생각보다 느리게 오고 있다. 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이다. 둘레길 5구간 포토 포인트 주변으로는 미끄러운 설빙구간을 지나 청수계곡 정릉탐방안내소까지 내려온다.

 

산행이라면 산행이고, 걷기라면 걷기 일 수 있는, 홍지문-인왕산-백악산-둘레길-청수골 연계산행을 끝낸다. 


#산행정보
산행지: 인왕산, 백악산 (338미터, 서울 종로구, 성북구)
날 짜: 2025년 2월 14일
날 씨: 맑음
일 행: 맑은물
산행 코스: 홍지문 - 인왕산 기차바위 - 한양도성 - 창의문 - 백악산 청운대 - 곡장 - 팔각정 - 하늘정원길 - 여래사 - 인디언바위 - 둘레길 5구간 - 정릉 청수계곡 탐방안내소
산행시간: 4시간 10분 (2시 10분~6시 15분)
교 통: 홍지문(광화문, 서대문 방향에서 세검정삼거리 혹은 상명대 가는 버스), 정릉 청수계곡 (시내버스 혹은 전철 보국문역)


#포토산행기

홍제천에서 본 홍지문, 오간수문
홍지문
석파정 별당
산행 시작
홍지문
탕춘대성
정면으로 보현봉
탕춘대성, 왼쪽으로 상명대
구불구불한 홍제천과 내부순환도로 홍지문구간
한때 군 시설
동남쪽으로 청와대
아래 개미마을에서 멀리 홍제동
보현봉, 문수봉, 평창동
산불 피해지역
기차바위
기차바위에서 본 백악산
기차바위에서 북쪽 비봉능선
기차바위 근처 바위, 뭐로 보이세요?
인왕산 한양도성에서 본 서울 종로 중구
수성동 계곡, 서울 종로, 중구
한양도성에 도착하여 뒤돌아 보다
한양도성따라 걷기
윤동주 시인의 언덕
시인의 언덕에서 남산을 바라보며...정선이.
창의문
1번 출입구
한양도성 오르는 길
한양도성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두둥실 떠야 멋있는 청운대
곡장에서 바라 본 보현봉
곡장에서 동쪽 풍광
곡장에서 남쪽을 봄
북쪽 사면의 눈
북악스카이웨이
백악산 팔각정
팔각정에서 북한산 보현봉을 바라보다
보현봉, 태극기 아래 형제봉
여래사 전경
여래사 지나 보토현 이어지는 길에 암각 불상이 있다. 그 옆에 쓰러진 바위가 혹시 또 다른 불상 아니었을까?
인디언바위 앞 귀바위?
인디언바위
인디언바위에서 남서쪽으로 보이는 백악산 구진봉
서쪽 일몰 아래 저층 평창동
북쪽으로 형제봉, 보현봉과 비봉능선, 산성능선
동쪽으로 성북구 풍광
일몰
보토현 일몰
둘레길 5구간을 돌아 하산길
5구간 포토 포인트
청수계곡 정릉탐방안내소 내려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