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산행일기(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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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방산 겨울 산행은 평일을 추천 합니다 (2025.2.25)
두 달에 한번 산행하기로 한 조피디와의 세 번째 산행지로 계방산을 선택했다.당일 산행으로 먼 곳이지만,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않아서 결정한 곳이다. 아침 8시 50분에 서울을 떠나 11시 넘어 운두령에 도착한다. 검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영동고속도로로 조금 돌아왔는데, 오는 도중 치악산에 걸려있던 삿갓구름을 보는 행운이 있었다. 횡성까지는 주변 산에 눈이 별로 없었는데, 평창으로 넘어오니 높은 산이 하얗게 보인다.2월 말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운두령 쉼터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 차 있다. 마지막 겨울산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운 좋게 마지막 모퉁이에 주차를 하고 산행 장비를 챙긴다. 씽씽 돌고 있는 풍력발전기를 보며 계단을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해발 1089미터 운두령은 막바지 추위가 사..
2025.02.26 -
홍지문-인왕산-백악산-정릉 청수골 연계 산행 (2025.2.14)
서울 광화문에서 가까운 인왕산, 백악산, 정릉 둘레길 5구간을 연결하는 산행을 했다. 오래전부터 꿈꾸던 형제봉 - 백악산 - 인왕산 - 안산을 이어 형.배.인.안. 혹은 거꾸로 안.인.배.형. 이었는데, 근접한 코스로 산행을 시도해 보았다. 지난해 주변을 단장한 홍지문, 탕춘대성 오간수문을 가족과 함께 방문했다. 조선시대 왕실 창고였던 평창(여기에서 평창동 지명 유래)을 지키기 위해 탕춘대성을 만들었고, 여기에 홍지문과 홍제천의 오간수문이 만들어졌다. 옆 도로를 지날 때 보았던 작은 홍지문을 직접 보니 한양도성 혹은 북한산성의 성문 크기와 같다. 아내와 아이는 석파정 주변을 더 둘러보고 나 홀로 홍지문 옆쪽 나무데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그동안 내린 눈과 얼음이 따뜻한 날씨에 녹아 탕춘대성 옆길이 미끄..
2025.02.14 -
다녀오기 잘했다. 철원 금학산 (2025.2.9)
이야 오기 잘했다. 철원여고 뒷쪽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로에 들어서니 눈앞에 하얀 눈길이 펼쳐지고, 차가운 산 공기가 폐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집에서 나올 때까지도 금학산까지 갈까 말까? 너무 먼 거 아닌가? 고민했었다. 철원으로 운전하면서도 주말에 가족을 두고 혼자 산행을 하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산에 들어서는 순간 모든 번뇌가 사라진다.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오늘 산행 내내 유지해 보자. 산림욕장의 지그재그 등산로를 지나 임도에 오르니 정상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이 보인다. 철원에 접어 들었을때 평지에서 삼각형의 형태로 솟은 금학산을 바로 알아봤다. 예상대로 임도를 지나 등산로는 바로 가팔라졌다. 다른 산에서는 이런 급경사 구간을 깔딱 고개라고 많이 부르는데 금학산은 깔딱 고개 그 자체..
2025.02.09 -
15년만에 수락산 산행 옥류폭포-정상-상계역 (2024.12.23)
지난 10월 조PD와 도봉산 산행 때, 2달마다 산행을 하기로 했다. 말의 무게가 점점 가벼워지는 시대지만, 약속대로 12월 산행으로 수락산에 가기로 했다. 꽤 오랜만에 수락산에 가는것인데, 남양주 청학동 계곡에서 서울 상계동으로 넘어오기로 한다. 가면서 생각해 보니 수락산 산행은 15년도 더 된 것 같다. 당고개역 1번 출구 건너에서 조PD를 만나, 버스를 타니 덕능터널을 지난 수락산 등산로 입구 정류장까지 10분만에 도착한다. 이렇게 쉽게 도착할 수 있는 곳인데 그동안 막연히 먼 곳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찻길을 건너 청학동 계곡을 찾아 산행을 시작한다.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옥류폭포를 만나는데 겨울이라 얼어붙어 있다. 형상을 보니 이 많이 흐를 때 오면 꽤 멋진 폭포가 될 것 같다. 계곡 건너 오..
2024.12.23 -
산에 들어가 봐야 산의 깊이를 안다. 서울 백악산 (2024.11.17)
일요일 오후에 집에 혼자 있다가 광화문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걸어서 광화문까지다. 정릉에서 광화문까지. 스스로 생각해도 그럴싸한것 같다. 큰 산에 대한 욕심만 키우다 가을이 다 지나고 있으니, 할 수 있는 산책 같은 산행, 혹은 산행 같은 산책을 하기로 한다.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에 올라서니 북한산에 올랐던 사람들이 많이 내려온다. 형제봉능선 동쪽사면이라 해가 일찍 져 4시도 되지 않았는데 그늘이 진다. 이 계절 이 시간에는 큰 산밑에 그늘이 빨리 지는게 당연하다. 이를 일반화하여 큰 산 아래는 그늘이 지니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상황과 맥락을 봐야 하는데, 요즘은 단편적 지식으로 세상을 판단 내리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이 많다.둘레길을 따라가기 보..
2024.11.22 -
도심보다 먼저 찾아온 가을, 인왕산-백악산 (2024.10.17)
철인 3종을 즐기는 친구 KGB가 산에 가자고 연락이 왔다. K는 등산을 좋아하는 나에게 산행 안내를 부탁했고, 나는 인왕산을 추천하고 목요일로 약속을 잡았다. 평일 아침이지만 사람들이 북적이는 경복궁역 서촌 출구 부근에서 K를 만난다. 1년여 만에 만난 K에게 오늘 여정을 알려준다. 인왕산 정상에 올랐다 창의문에서 짧은 산행을 끝내거나, 시간과 에너지가 남으면 백악산까지 돌기로 한다. 10월 중순이 되어도 여전히 기온이 높지만 아기자기한 도시 서촌은 빠르게 가을로 물들고 있다. 서촌을 걷다가 윤동주 시인 하숙집 터를 만난다. 안타깝고 반갑고 기쁘다. 경복궁역에서 10분 만에 도착한 수성동계곡은 가뭄에 바짝 말라있다. 진경산수화에 등장하는 기린교 상류 조그만 물웅덩이에는 물고기가 바글바글 한다. 어서 비..
2024.10.17 -
푸른 하늘과 호수가 아름다운 월악산 악어봉 (2024.09.15)
9월 어느 날 월악산 악어봉 등산코스가 다시 열렸다는 언론보도를 보았다. 번잡한 산행 보다 호젓한 산행을 즐기는 나에게 일부러 찾아갈 산행지는 아니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긴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고향 가는 길에 산책하는 마음으로 악어봉에 들르기로 했다. 충주 중앙탑에서 점심을 먹고 악어봉 산행 출발장소인 게으른악어 앞 주차장으로 향한다. 카페 사유지 주차장인지, 공공주차장인지 모르겠으나 주차장은 꽤 넓다. 새로 생긴 육교를 넘어 아내, 아이와 함께 악어봉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악어봉 정상 다녀 오는데 휴식포함 1시간 10분 걸렸다. 표고차 약 270미터로 다소 가파른 구간도 있으니, 꼭 등산화(최소 운동화) 신고 안전산행 하세요. #포토 산행기산행지: 월악산 대미산 악어봉 (450m, 충주시) ..
2024.09.27 -
응답하라 오대산 1993, 상원사-비로봉-두로령 종주산행 (2024.07.26)
여름성수기 대관령 휴양림 당첨! 여름휴가, 친구 만남, 여름 산행까지 일석삼조를 누릴 베이스캠프가 마련되었다. 대관령 휴양림에서 가까운 산행을 하려다, 명산 오대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휴양림에서 하룻밤 보내고, 옛 영동고속도로로 대관령을 넘어 진부면 월정사 입구로 향한다. 월정사 1km 앞둔 지점에 입장료와 주차요금을 받는 톨게이트 형식의 매표소가 생겼다. 예전에 월정사 전나무숲 근처에 있다가 아래로 내려온 것으로 요금은 5000원이다. 다소 비싸 보일 수 있으나 하루종일 주차할 수 있으니 합리적이고, 요금 징수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인 듯하다. 월정사 앞을 지나 상원사 가는 10km 구간에는 길가로 곧은 전나무, 시원한 숲과 청량한 오대천이 보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오대천 옆의 ..
2024.07.26 -
관악산이 높다한들 구름 아래 뫼이로다 (2024.6.15)
북한산 아래 살다 보니 한강 건너 관악산은 오랫동안 가지 않았다. 2008년 산행이 마지막이었는데, 16년 만에 관악산에 가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사당역에서 JH님을 만나, 김밥, 간식, 물을 준비하여 등산로 입구로 간다. 어렴풋하게 옛 기억이 나지만, 2011년 산사태 흔적, 서울둘레길, 관음사의 존재는 낯설다. 서울둘레길에서 연주대 방향 등산로로 오르니 금세 조망이 트이는데, 서울 하늘은 회색구름이 차지하고 있다. 조금 더 오르니 불경소리가 들리는 너른 터가 나오는데, 그 아래로 관음사가 있다. 서울둘레길을 따라 관음사에 들렀다 왔어도 여기로 오게 된다. 너른 터 앞을 막고 있는 가파른 암벽길을 50여 미터 오르니 첫 번째 국기봉이 있다. 국기봉을 지나 철계단을 오르면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관악산에..
2024.06.15 -
5월 소백산 초원의 하얀 눈 '몽유설산행기' (2024.5.17)
석가탄신일 밤 온대저기압 폭풍이 지나며 백두대간 높은 봉우리에 눈이 내렸다. 설악산 대청봉에 40cm 눈이 내렸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덕유산과 지리산의 설경사진을 보았다. 5월 중순의 많은 눈이 단지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기후위기의 신호인지 시간이 말해 줄 것이다. 후자에 가깝지만, 호들갑 떨지 말고 기다려 볼 참이다. 날씨가 개는 거 봐서 산행을 하려는데, 불확실한 날씨만큼이나 산행 목적지가 불확실하다. 5월 눈을 볼 특별한 기회를 위해 오대산이나 계방산에 갈까? 푸른 충주호 조망 보러 제천 금수산에 갈까? 철쭉은 조금 이르겠지만 초원 보러 소백산에 갈까?오늘 함께 산행하는 형은 산행초보이고, 부모님 댁에 내려왔다가 산에 가는 거니까 짧게 다녀올 수 있는 제천 금수산을 선택한다.아침을 ..
2024.05.18 -
다시 초록산으로. 하남 검단산-용마산 종주(2024.4.28)
일요일 아침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가족을 데려다주고 5시간 정도 시간이 생겼다. 산행에 딱 맞는 틈새시간이다. 주차 가능한 가까운 산행지를 찾다 3년 전에 갔던 하남 검단산 공영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직 10시 전이지만, 공영주차장 대신 안내받은 하남 벤처센터 주차장은 남은 자리가 몇 없다. 주차장 앞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편의점 옆 등산로로 들어선다. 초록터널 같은 완경사 숲길이 시작되는데, 10분 정도 걸으니 기분이 맑아진다. 그린벨트 같은 환경보호 규제로 산 아래 난개발을 막고 있어, 초록 숲길을 누릴 수 있다. 조금씩 가팔라지던 길은 15분 정도 지나며 급경사가 되지만, 숲 기운을 받아 쉬지 않고 오른다. 유길준 묘역을 지나 계속 오르다 보니, 등산로 옆 나무에 끈끈이 벌레 패치가 많..
2024.04.28 -
잃어버린 여름을 찾다. 단양 석화봉 (2021.8.13)
두 번째 맞는 코로나 시국 여름이다. 더위와 격리에 지친 사람들은 신선한 바람이 있는 자연으로 퍼져나가 심신 면역을 강화해야 하는데, 방역대책이 산으로 가고 있다. 속옷처럼 필수가 된 마스크 신화가 가장 큰 문제다. 다음으로 바이러스 간 경쟁(virus competition)에 따른 여름철 유행 경향 변화, 건강한 대다수 시민의 면역우산 효과등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 토론은 언론 권력, 정치권력, 초국적 백신 권력 앞에서 막혀있다. 동료시민들과 소신있는 의사들 의견을 마스크로 틀어막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많은 시간이 지나면 한쪽으로 휩쓸린 이 분위기가 바뀌게 될까? '백신 맞고, 휴가 가자' 20세기 전체주의 같은 구호에 시민들은 백신을 맞고 여름휴가를 준비했다. 하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의미 없는..
2024.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