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산행(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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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초록산으로. 하남 검단산-용마산 종주(2024.4.28)
일요일 아침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가족을 데려다주고 5시간 정도 시간이 생겼다. 산행에 딱 맞는 틈새시간이다. 주차 가능한 가까운 산행지를 찾다 3년 전에 갔던 하남 검단산 공영주차장으로 향했다. 아직 10시 전이지만, 공영주차장 대신 안내받은 하남 벤처센터 주차장은 남은 자리가 몇 없다. 주차장 앞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편의점 옆 등산로로 들어선다. 초록터널 같은 완경사 숲길이 시작되는데, 10분 정도 걸으니 기분이 맑아진다. 그린벨트 같은 환경보호 규제로 산 아래 난개발을 막고 있어, 초록 숲길을 누릴 수 있다. 조금씩 가팔라지던 길은 15분 정도 지나며 급경사가 되지만, 숲 기운을 받아 쉬지 않고 오른다. 유길준 묘역을 지나 계속 오르다 보니, 등산로 옆 나무에 끈끈이 벌레 패치가 많..
2024.04.28 -
단풍과 암릉과 하늘과 사람, 운악산 (2023.10.22)
가을 산행을 찾아보고 있는데, 아내가 이번에는 같이 가자고 했다. 자연스럽게 아이도 같이 가게 되었는데, 여차저차 이유로 아이 친구까지 4명이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일요일 아침, 우려와 달리 길이 막히지 않아 서울에서 운악산 주차장까지 1시간 5분 만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이미 절반 이상 채워지고, 산악회의 대형 버스도 줄지어 서 있지만, 이제 9시 45분이니 출발은 좋다. 음식준비로 분주한 두부전문 식당가와 새로 생긴 근사한 외관의 카페를 지나, 활기찬 등산객들에 어울려 빠르게 운악산 매표소(무료) 방향으로 이동한다. 등산 안내판에서 오늘 산행코스를 확인하고, 일주문을 지나 언덕길을 조금 올랐더니 아이들이 덮다고 외투를 벗기 시작한다.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옷을 두껍게 입고 왔지만, 차에 벗어 두..
2023.10.22 -
늦가을 홀로 철마산-천마산 걷기 (2022.11.6)
한 달 전 철마산에서 힘이 느껴지면서도 섬세한 산줄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철마산-천마산을 연결하는 천마지맥인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 한번 걷고 싶었다. 마침 한 달 만에 산행 기회가 생겼고, 주저 없이 천마지맥으로 향했다.천마산 정상만 오르려면 남양주 평내 혹은 마석에서 오르는 게 좋지만, 천마지맥을 걷기 위해 오남역에 내려 오남초등학교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창밖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소도시의 가을풍경이 버스 속도로 지나간다. 대규모 신도시 개발이 예정된 오남읍의 정감 있는 풍경도 곧 사라질 텐데, 빽빽한 고밀도 건물숲이 아닌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이 보존되는 저밀도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버스에서 내려 근처 편의점 커피를 한잔 마시고, 오남저수지 옆 산행들머리로 향한다. 한 달 전 하산길의..
2022.11.06 -
백검색불여일산행, 남양주 철마산 (2022.10.8)
서울을 벗어나 가을 산행을 하고 싶었다. 낮은 산도 좋지만, 오랜만에 큰 산에 가고 싶었다. 조건에 맞는 산을 검색하며 글과 사진으로 대리산행에 만족하고 집을 나서지 않은 건 어쨌거나 변명이다.때 마침, 몇 번 함께 산행했던 전 직장 후배가 한글날 연휴에 산에 가자고 한다. 어느 산으로 갈지 고심 끝에 대중교통이 편한 남양주 진접의 철마산으로 정한다. 이상은 높고 큰 산, 현실은 접근이 쉬운 산이다.토요일 아침, 후배를 만나 전철 4호선을 타고, 지난해 개통한 진접역에 내린다. 철마산 산행 들머리는 2번 출구에서 100여 미터만 걸으면 된다. 건물 예정지가 공터로 남아있어 찾기 쉽다. 수도권 전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산행 들머리인 것 같다. 산행 안내판에서 오늘 갈 코스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해참 공원 ..
2022.10.11 -
가까운 여름 산행(로컬바캉스), 하남 검단산(2020.7.26)
예년 같았으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을 7월 말. 올해는 아직도 적당한 비와 더위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대책으로 인해 여름휴가도 미확정인데, 마침 한길 친구와 가까운 곳으로 여름 산행을 가기로 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있는 산행이 제격이지만, 멀리 갈 수는 없다. 집에서 가까운 정릉 청수 계곡도 좋지만, 익숙한 집밥 같은 북한산 청수 계곡을 벗어나 경기도 하남 검단산에 가기로 한다. 토요일 계획 했던 산행이 일요일로 하루 미뤄지면서, 토요일 시간이 안 됐던 친구들, 친구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모두 6명이 산행을 하게 됐다. 작은 산행모임 치고는 중규모 산행이다. 집을 나서 모임 약속장소는 하남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옆 상점가에 도착한다. 지난 10년 동안 산행을 하지 않..
2020.07.31 -
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포천 광덕산 (2019.5.28 )
꽃 피고, 새싹 보이던 날이 며칠 전 같은데 어느덧 세상은 온통 초록이다. 세상에 점점 무감각 해지는 감각 때문에 시간이 점점 빨라진다. 봄 산행을 마음먹고 있다가 초여름이 되어서야 휴가를 내고 산행을 떠난다. 마침 아내도 시간이 되어서, 함께 산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낮 동안 빨리 다녀올 수 있는 경기도 산 중에 포천 광덕산을 목적지로 정한다.포천 고속도로 옆으로 보이는 논밭과 들판, 산도 이제 초여름 초록색으로 바뀌고 있다. 백운계곡을 지나 도착한 광덕고개 휴게소는 주말처럼 붐비지 않지만, 좋은 계절이라 한적하지도 않다. 산에 자주 다닐 때 이 광덕고개 휴게소를 기점으로 여러 번 산행을 했었는데, 이제는 낡아 보이는 휴게소 모습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우리는 휴게소 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
2019.05.31 -
구름도 좋아 할 초가을 운악산 (2017.9.9)
정상에 오른 등산객이 하산하듯, 무덥던 기온이 내리막 길을 걷는 9월이 되었다. 후배와 어느 계절에 가도 좋은 운악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집에서 조금 늦게 나와, 시간을 만회해 보려고 운악산 가는 1330 버스 대신 춘천행 ITX를 탔다. 승차감도 좋고, 서울을 벗어나니 창밖 풍경도 좋다. 그런데, 안내방송부터 정차역에 청평역이 빠져있어 불안했는데, 역시나 청평역에서 멈추지 않고 가평역에서만 멈춘다. 빨리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고, 이를 만회하려던 잔머리는 오히려 독이 됐다. 가평역에 내려, 서둘러 청평역 방향 전철로 갈아타고 되돌아가다가 늦은 시간을 만회하려고 청평역 도착 전 상천역에서 내린다. 상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청평검문소 삼거리에서 환승하여, 복잡한 청평 시내에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을 줄여볼 계획..
2017.09.30 -
환경 보호와 파괴의 전선, 포천 왕방산 (2016.8.27)
산속에 살거나, 매주 산에 갈 여유가 없는 한 모든 산행은 오랜만일 수밖에 없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으로 떠나겠다는 다짐만 하고 여름을 지내다가, 8월 말이 되어 경기도 포천의 왕방산을 찾았다. 한창 산행을 많이 할 때는 경기도 포천과 가평 일대 산을 헤집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실로 오랜만에 포천 산행이었다.왕방산 산행을 검색해 보니 집에서부터 산행 시작점 대진대학교까지 1시간 40분쯤 걸린다. 여유 있게 집을 나서 중계동에서 3100번 좌석버스를 탔는데, 주말이라 길이 많이 막힌다. 서울에서 3100번, 3500번을 타면 대진대 안쪽, 등산로 입구까지 바로 갈 수 있는데, 예상보다 무려 5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J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숨긴 무표정한 얼..
2016.08.31 -
상쾌함으로 마음이 채워진 사패산 (2015.9.13)
의정부에 있는 아내의 큰 처가를 찾은 김에, 오랜만에 사패산에 올라 보기로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아내와 아이는 큰집으로 올라가고, 나는 산으로 향한다. 아빠가 산에 가더라도 아이도 큰집 식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아내도 잠시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회룡골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하는데, 초가을 가뭄에 등산로 옆 회룡골 계곡은 바짝 말라있다. 계곡을 따라 넓게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걷다가, 회룡사를 지나고부터는 숲으로 들어선다. 사패산 등산로는 고무 계단과 나무다리로 잘 정리되어 있다. 계곡이 바짝 마른 것은 아쉽지만, 참나무 숲 속으로 들어서니 기분은 날아갈 듯 좋다. 주중에 업무 스트레스로 굳어진 몸이 풀어지는 느낌, 갇혔던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 나와 우리 가족..
2015.09.30 -
초록 숲이 잊혀지지 않는 용문산 산행 (2015.6.6)
한창 귀여움이 자라나는 28개월 딸에게 '아빠는 오늘 산에 갔다 올게~'라고 하니, '아빠! 다녀오데요'라고 인사를 한다. 같이 놀지 못하게 되어 미안했지만, 다음 주부터 한동안 토요일에 딸과 둘이서만 보낼 수 있으니, 오늘은 혼자 집을 나선다. 서울 상봉역에서 전 직장 후배를 만나, 중앙선 전철을 타고 용문역에 도착한다.용문역에서 버스터미널까지 10여분을 걸어 11시 30분 용문산행 버스를 탔는데, 버스는 용문역에 들렀다가 용문산으로 간다. 버스 노선을 알았더라면 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지 않았을 텐데..... 버스에는 장을 보고 돌아가는 주민들, 휴일을 맞아 여기저기 다니는 학생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외부에서 찾아온 등산객들이 가장 많다. 등산객과 주민들이 나누는 대화는 모두 메르스(중동-급성 호흡기 증..
2015.06.27 -
가평 익근리에서 상판리로, 명지산 여름산행(2013.8.15)
한국에서 해발 1000미터의 산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해발 1000미터가 넘는다고 모두 명산은 아니지만, 일단 1000미터가 넘으면 고산이라고 불릴 수는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문자답해 보지만, 명산이나 고산 산행에 대한 욕심을 버린 지 오래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을 오르고 싶었고, 마침 아내로부터 광복절 하루 육아휴가(?)를 받아 경기도 가평 쪽의 해발 1000미터 산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 산행모임에서 활동할 때는 산에 가고 싶으면 친구들을 수소문하여 함께 가곤 했는데, 요즘은 산행모임 활동을 하지 않아서, 딱히 같이 갈 친구가 없다. 그래도 1000미터 넘는 산을 혼자 갈 수는 없어서, 전 직장동료 JM에게 연락하여 함께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큰..
2013.09.01 -
송전탑에 사로 잡힌 푸르른 양평 청계산 (2013.6.30)
주말을 맞이하여 양평군 양서면 국수리로 귀촌한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근처 청계산에 올랐다.아빠가 되었으니 산행보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것이 삶의 우선순위다. 청계산 아랫동네에 오니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산에 오르겠냐?'는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일요일 아침 7시 20분, 어제 집을 나설 때 '혹시나 산에 갈 수 있을까?'하고 챙겨 온 등산화를 신고, 배낭에는 토마토 1개만 집어넣고 친구 집을 나선다. 어젯밤 인터넷 지도를 보며 급하게 정한 산행 코스는, 증동 마을 윗마을을 거쳐 된고개를 지나 정상을 찍고 반월형 마을로 내려오는 코스인데, 3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다. 청계산이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는, 증동리는 윗동네까지 귀촌한 사람들의 전원주택..
2013.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