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검색불여일산행, 남양주 철마산 (2022.10.8)

2022. 10. 11. 19:09산행일기

서울을 벗어나 가을 산행을 하고 싶었다. 낮은 산도 좋지만, 오랜만에 큰 산에 가고 싶었다. 조건에 맞는 산을 검색하며 글과 사진으로 대리산행에 만족하고 집을 나서지 않은 건 어쨌거나 변명이다.
때 마침, 몇 번 함께 산행했던 전 직장 후배가 한글날 연휴에 산에 가자고 한다. 어느 산으로 갈지 고심 끝에 대중교통이 편한 남양주 진접의 철마산으로 정한다. 이상은 높고 큰 산, 현실은 접근이 쉬운 산이다.

토요일 아침, 후배를 만나 전철 4호선을 타고, 지난해 개통한 진접역에 내린다. 철마산 산행 들머리는 2번 출구에서 100여 미터만 걸으면 된다. 건물 예정지가 공터로 남아있어 찾기 쉽다. 수도권 전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산행 들머리인 것 같다.
산행 안내판에서 오늘 갈 코스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해참 공원 산책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평탄한 구릉과 언덕 모두 개발 폭탄을 피할 수 없어 남아 남지 못하는 상황에서, 철마산은 평탄한 지역에서부터 숲길이 길게 이어져 있어 좋다. 요양병원으로 인해 등산로가 살짝 휘어있고, 골짜기 입구에 알 수 없는 대규모 토목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서울 둘레산에 비하면 개발선이 산 아래로 많이 처져있다.

완만한 경사길은 30~40분 계속 이어지다가 조금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는 줄 알고 힘내서 올라섰더니 '목표봉(440m)'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원래부터 있었던 이름인지, 주민들이 만든 이름인지 모르겠으나 지도상에도 여기 봉우리 이름이 없으니 앞으로 주민들이 지은 '목표봉'으로 불러도 괜찮겠다. 목표봉 옆으로 남쪽과 서쪽이 넓게 트인 전망대가 있어, 남양주 진접, 퇴계원 뜰(도시 예정지)과 서울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목표봉에서 짧은 바위길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오르막길이다. 이제는 정상으로 쭉 치고 오르나 보다 하며 올라섰더니, 또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앞쪽에 보이는 능선이 철마지맥 주능선인 듯하다.

두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세 번째 가파른 길을 올라섰더니, 예상대로 철마산 정상이다. 진접역 2번 출구에서 정확히 2시간 걸렸다. 가을 기운이 상쾌하고 재미있는 산행길이다.

정상 바로 옆 바위 봉우리도 훌륭한 전망대다. 남서쪽으로 관악산, 남산, 북한산 보현봉, 백운대, 도봉산, 불암산, 수락산이 선명한데, 50km 이상 떨어진 시흥 소래산과 인천 계양산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좋다.
북서쪽으로 불곡산, 감악산, 마차산, 칠봉산, 소요산도 눈에 들어온다. 동네 뒷산이나 특이한 봉우리가 아닌 이상 산 형상으로 이름을 알 수 없고, 현재 위치에서 방향과 거리, 높이로 어림잡아 짐작하는 것이다.

철마산 정상에서 동쪽, 북동쪽 방향은 우거진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으니, 철마지맥을 타고 남쪽으로 3분쯤 가면 서쪽이 트인 또 다른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 전망도 일품이다.

천마지맥을 따라 살짝 낮아지는 내리막길을 10여분쯤 가면 남쪽의 천마산이 보이는 바위길이 나온다. 등산로에서 왼쪽(동쪽)으로 5미터 정도 벗어나 비스듬한 바위에 오르니, 괘라리고개를 품고 동남쪽으로 굽이치며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천마산 왼쪽으로 평내 남쪽의 백봉산도 가깝게 보인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하는데, 이제 갈림길을 잘 찾아야 한다. 서쪽 금곡천 계곡길로 빠지는 쇠푸니고개를 지나고 오르막을 조금 올랐다가, 천마산 안내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동쪽)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향한다. 문제는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들어선 후 나타난 세 번째 갈림길인데, 좌우 길이 비슷한데 안내판 없다. 할 수 없이 지도 앱을 켜고, 왼쪽 길로 50여 미터 이동하니 오남저수지 상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돌아 나와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 100미터 내려오니, 오남저수지 방향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이 조금 위쪽에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샛길로 가더라도, 결국 오남저수지 상류(팔현계곡)로 내려설 수 있지만, 근교 야산이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 사유지로 들어서면 불필요한 충돌이 생길 수 있고, 유기견 물림 사고도 있었던 곳이다.

점점 크게 들리는 앰프 소음을 따라 내려오니 오남저수지 둑방길 입구에 도착한다. 오남초등학교 정류장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고 오남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행지 : 철마산 (경기 남양주)
날 짜 : 2022년 10월 9일
날 씨 : 맑음
시 간 : 11:20 ~ 15:30 (4시간 10분)
코 스 : 진접역 - 비오람 요양병원 옆길 - 철마산 정상 - 천마지맥 - 오남저수지 갈림길 - 오남저수지
일 행 : 맑은물, JM 씨
교 통 : 4호선 진접역, 오남역(오남저수지 --> 오남역, 수시로 버스)


[포토 산행기]

1코스와 3코스의 조합
해참공원 끝날무렵 무슨 공사일까?
한동안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
30여분 걸어야 조망이 뚫린다
진접입주자 연합회에서 세운 표지
목표봉에서 조망, 불암(왼), 수락, 도봉, 북한산(백운대~보현봉)
서남쪽, 롯데타워와 한강이 보인다
남산 서울N타워, 오른쪽 둥근 소래산으로 추정
등산로 북쪽계곡은 예비군 사격장
천마지맥, 앞(사진 오른쪽)이 철마산, 가운데 멀리 주금산 방향이다
단풍이 시작되고 있다
10월 중하순 단풍들면 예쁠듯
철마산 정상 전망, 산이 높아도 구름 아래다. 북한산, 도봉산과 사패산, 수락산이 보인다
철마산정상 전망대, 불암, 북한, 수락, 도봉산이 잘 보인다
역광이지만, 철마산 정상석(709.5m)
철마산 정상에서 남쪽 5분거리 전망대 조망
가운데 그림자에 가린 산 뒷쪽으로 불곡산, 오른쪽 멀리 감악산
죽엽산 방향, 오른쪽 뒤로 왕방산(?)
철마산 정상에서 20여분 남쪽. 천마산이 보인다
천마산, 섬세한 근육같다
천마산 조망
또 다른 전망대. 바로 앞이 금곡천 골짜기
오늘 올라온 가운데 능선, 멀리 븍한산은 계속 보인다. 구름이 예술이다.
오늘 올라 온 능선이 철마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천마산(왼쪽), 가운데 봉우리에서 오남저수지 길이 나온다
천마산으로 뻗어나가는 천마지맥
왼쪽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오남 저수지 산행 입구, 우리는 이제 하산 끝
오남저수지, 오른쪽 뒤로 천마산 어느 봉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