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2. 22:05ㆍ전국산행일기
최근 청와대 뒷산인 백악산이 완전히 개방되어 북한산-백악산 연계산행이 가능해졌다.
토요일 아침, 나는 집근처 정릉탐방안내소를 출발하여 백악산까지 가보기로 하고, 정릉탐방안내소 주차장에서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명상의길 입구는 수십년된 참나무 숲인데, 노랗게 물든 참나무 잎을보니 가을이 깊어지는게 느껴진다.
참나무숲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북한산성 능선이 보이는 전망대가 나오는데, 아침 안개가 청수계곡 골짜기에 내려앉아, 칼바위능선과 북한산성 능선은 희미하게만 보인다.
명상의길의 아침 공기는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지만, 내부순환도로에서부터 자동차 소음이 넘어온다. 국민대 뒤 까지는 숲이 우거져 있다보니 아래쪽 조망이 막혀있어 그냥 걷기만 한다. 걷다보면 자동차 소음, 새 소리도 들리지만 들리지 않고, 구절초, 꽃향유, 누리장나무, 작살나무 열매 빛깔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잡념도 사라진다. 저절로 명상이 되는 신기한 명상의길이다.
국민대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나는 형제봉 방향으로 600미터를 더 올라 형제봉 입구 갈림길까지 간다. 여기에서 형제봉 대신 백악산 방향의 산사길을 따라가는데, 갑자기 대여섯명 외국인들이 앞에서 부터 달려오더니 산길로 계속 뛰어간다. 산길 뛰기는 조금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후 작은 골짜기로 난 내리막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섰다 오르면 독립운동가 위패를 모신 여래사가 나온다.
여래사를 지나 정릉(실제 신덕왕후릉)과 성북동으로 이어지는 산사길 대신 오른쪽 팔각정 방향으로 오른다. 곧 북악스카이웨이를 만나고, 곧이어 나타나는 운동시설이 있는 쉼터에서 또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은 팔각정 가는 길, 왼쪽은 하늘전망대, 성북천 발원지, 숙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여기에서 곡장까지는 지도에는 비슷한 거리인데, 길이 확실해 보이는 팔각정 방향길로 향한다.
자동차와 자전거가 다니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10여분 걸으면 팔각정이다. 저녁노을과 서울야경으로 붐비는곳인데 오전은 한산하다. 팔각정에서 백악산 4번 출입문까지는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500미터를 더 가야한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사이클 업힐코스의 성지라 힘들게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 스릴있게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4번 출입문을 통과하여 철조망을 따라 조금 내려가다 오르막을 오르면, 한양도성 안내소를 만나고 바로 둥굴게 쌓은 성 곡장에 오른다. 한양도성의 백악산 구간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곡장은 예전에는 지휘관찰소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훌륭한 풍광 전망대가 되었다. 북쪽으로 족두리봉~비봉~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비봉능선과 보현봉을 넘어 사라지는 북한산성 능선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서울 종로, 광화문과 여러 도심들과 서울의 언덕과 산들, 사방이 뚫려있고, 하늘도 뚫려있다. 시야가 좋을때 보이는 한강 이남 산들은 보이지 않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
곡장을 내려와 도착한 청운대에는 오전인데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소나무 뒤로 도심이 보여서 풍광이 좋다지만, 많은 인파에 대한 약간의 보호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청운대는 그냥 지나치고, 한양도성길을 따라 가다 백악마루에 올랐는데, 역시 인산인해다. 한양도성 풍광이 좋다는 소문도 났을테고, 마침 계절이 가을이기도 하니 당연한데, 덧붙이자면 한양도성 백악산 구간은 사시사철 좋을것 같다(아직, 여름과 겨울엔 안와서).
백악마루를 돌아나와 창의문 방향으로 내려간다. 북쪽으로는 계속 비봉능선과 평창동, 탕춘대등의 아름다운 풍광이 보이는데, 계단이 가파르게 이어지니 한눈을 팔수는 없다. '지난 봄 창의문에서 올라올 때 이렇게 계단이 많았던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잠시 앉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백악 쉼터, 돌고래 쉼터에도 사람들이 많아 내려가다 보니 창의문이 눈앞이다.
인왕산까지 가려던 계획을 접고, 근처 유명 카페 '클럽 에스프레소'에 들러, (정치적 해석 금지) 문 블렌드 커피 한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행지: 백악산 (342.5m, 서울)
날짜: 2022년 10월 22일
날씨: 맑음
시간: 3시간 (8시30분 ~ 11시 30분)
산행코스: 북한산 정릉지구 탐방안내소 - 명상의길 - 산사길(북악터널 상부) - 북악하늘길 - 팔각정 - 4번출입문 - 곡장 - 백악마루 - 창의문
일행 : 나홀로
교통: 도보 (서울 대중교통 이용)
[포토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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