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2. 23:06ㆍ북한산특집
▪︎5구간 명상길 (정릉탐방지원센터 주차장 - 형제봉등산로 - 북악공원지킴터 - 형제봉입구)
▪︎6구간 평창마을길 (형제봉입구 - 구복암 - 연화정사 - 평창동 - 구기터널 입구)
대간, 정맥 산행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여름 지나며 북한산 둘레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왜 북한산 둘레길인가?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일까?
목표 없이 무념무상으로 걸으려는 것인가?
가끔 생각났지만 미루다 보니 어느새 초겨울이 되었다.
그리고 느닷없이 대통령의 군사통치(계엄 = Martial Law = 군사통치법) 난동이 발생했다. 다행히 군사통치령은 민주(민이 주인) 국가의 권력 견제장치 국회에 의해 해제되었다. 국민들 입장에선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은 것인데, 나 역시 12.3 내란 사태후 며칠 잠을 못 자고, 식욕부진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럴수록 몸을 더 움직여야 될 것 같아, 우선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 둘레길 5구간~6구간을 걸으려고 집을 나섰다.
정릉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5구간 명상의 길은 이미 20회 이상 지나다닌 익숙한 산책길이다.
출발 5분 만에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면 전망대이자 포토포인트가 나온다. 왼쪽 보현봉에서 산성주능선을 거쳐 칼바위능선으로 이어지고 그 아래 청수계곡 전경을 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형제봉 방향으로 오르다 왼쪽 갈림길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언덕과 골짜기를 서너 개 만나고, 20여분 걸으면 명상의 길 화장실이 나온다. 주변에 사찰이 많아 산사길이 있는 지역이다. 국민대(백악산 탐방안내소)로 내려가는 임도 대신 형제봉 방향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형제봉 갈림길이 나온다. 5구간 종점인데 1시간이 체 걸리지 않는 짧은 코스다.
형제봉 방향으로 조금 가다 평창동 방향으로 내려서면 구복암이라는 큰 바위가 나온다. 웬만한 2층 단독주택보다 크다. 오래전 형제봉 주위의 봉우리였을텐데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고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평평한 곳은 안정적이지만 변화의 에너지를 찾기 힘들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많은 권한을 집중하는 일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데, 하필 에너지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개인의 열정, 비용)를 필요로 하기에 지속되기 힘들다. 더 좋은 방향은 수평적 관계에서 권한이 나오고 리더십이 나오는 것이다. 큰 힘을 모아 이끄는 게 아니라 작은 힘들이 스스로 움직이면 큰 에너지 없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구복암 아래로 작은 개울과 너른 암반이 있다. 아이와 병꽃 피던 계절에 한번, 단풍 계절에 한번 지나갔던 길이다. 보토현을 넘은 둘레길은 평창동의 가장 위쪽 길로 이어진다. 고급 저택이 가득한 평창동은 천연 요새다. 동쪽으로 형제봉과 보토현, 북쪽으로 보현봉 암릉, 남쪽 백악산, 서쪽 탕춘대 능선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평창동을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이런 지형적인 요인으로 조선시대 곡물창고인 상평창(常平倉)이 있었고, 그로인해 평창동이 되었다고 한다.
만일 조선 후기에 상평창을 반군이나 도적떼가 접수하였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연화정사와 동령폭포가 있는 계곡을 지나면, 보현봉 아래 일선사로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를 만난다. 어느 해 늦여름 이 길로 내려온 적이 있다. 부촌이지만 오랫동안 '임대' 안내가 붙어 있는 듯한 주택도 있고, 임시휴업 중인 카페가 있긴 해도 대체로 집과 나무가 잘 가꿔져 있다. 한편 보현봉 3부 능선까지 지어진 건물뒤로는 '산사태 위험지구' 안내판이 있다. 산 주변에 무분별한 고층아파트, 택지 개발보다 단독주택, 저층 단지 같은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만나는 구역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기에 평창동 저택단지도 좋아한다. 다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다소 높게 개발이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마을 길을 계속 걸으며 보현산신각, 청련사를 지나 보각사 <2구간 포토 포인트> 지점에 도착한다. 보각사 담장과 평창동, 백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백악산 옆으로 희미하게 남산과 서울 N타워가 보인다. 이후 둘레길을 따라 코트디부아르 대사관저를 지나 구기동으로 내려간다. 원래는 구기계곡 삼성출판까지 가야 하지만, 남은 6구간 300미터는 내일 걷기로 하고 둘레길 첫날 걷기를 끝낸다.
#둘레길 정보
구 간:북한산 둘레길 5~6구간 (서울 성북-종로)
날 짜: 2024년 12월 11일
날 씨: 약간 흐림
일 행: 맑은물
코스: 정릉 탐방안내소 - 5구간 - 형제봉입구 - 구복암 - 평창동 일선사 입구 - 구기동
산행시간: 2시간 10분 (14시 30분 ~ 16시 40분)
교 통: 서울 버스
#포토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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