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12구간 & 21구간 우이령길 (2024.12.16)

2024. 12. 16. 20:59북한산둘레길

 #12구간:  사기막골 - 충의길 - 상장능선 - 솔고개 - 장흥 우이령길 입구
토요일에 국회에서 불법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었다.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나서도록 한 데는 계엄 사태로 인한 불면이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주말을 보내고 조금 즐거운 마음으로 북한산 둘레길 걷기 여정을 이어간다. 오늘은 12구간과 21구간 우이령을 연결하여 걷기로 한다.
 
은평 입곡삼거리로 이동하여 송추가는 버스를 탄다. 사기막골 입구에서 내려야 하는데, 한 정거장 더 가 내렸다. 그대로 직진하여 12구간 길을 만날 수도 있으나, 기왕 둘레길 걷는 거 제대로 걷자는 마음으로 사기막골 입구로 돌아가 11구간과 12구간이 만나는 지점으로 간다. 
 
사기막골 다리를 건너 언덕을 오르면 12구간 포토포인트 출렁다리가 있다. 길이 5미터 정도의 모형같은 출렁다리다. 인증사진을 남기고 북한산 백운대의 뒷모습이 보이는 전망대에 오른다. 잘 정비된 얕은 구릉지대 길을 걷는다.

아까 버스에서 내려서 직진했으면 5분만에 도착했을 지점을 30분을 돌아온다. 엔젤농원 주변은 상장봉에서 내려온 얕은 실개울들이 있다. 모두 창릉천으로 흘러간다. 능선 상부의 상장봉 갈림길은 한북정맥 구간이기도 한데 출입금지 구역이다. 이 능선이 창릉천과 공릉천을 가르는 솔고개와 함께 분수령이 된다. 둘레길은 군사보호 구역에 막혀 직진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90도 꺾여 도로 방향으로 이어진다.

 
걷는다고 생각이 없어지지 않는다. 머리는 계속 생각의 회로를 돌린다. 다만, 좋든 나쁘든 생각이 고여있지 않고, 개울물 처럼 흘러 내려간다. 여전히 북한산 둘레길 걷기에 나선 이유와 목표는 없다. 블로그에 글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은 유일하게 흘러가지 않고 맴돌고 있다.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 걸었으면 둘레길은 지금 이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2024년 12월이 아닌 2015년에 걸었다면, 2030년에 걸었다면, 또 다른 시각, 청각, 후각, 느낌이 있었을 것이다. 세상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식도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더 넓게, 더 다양하게 세상을 보아야 하는 이유다. 솔고개로 내려와 도로 옆 인도를 따라 우이령길 입구까지 걷는다.

 

 #21구간:  양주시 장흥면 우이령길 입구 - 우이령 - 강북구 우이동

계속 길을 따라 걸으면 13구간으로 이어지는데, 나는 예정대로 21구간 우이령 방향으로 들어선다. 도로에서 500미터정도 걸어가면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근처에 지인의 지인이 운영했던 음식점에 잠깐  들어갔더니, 3주 전쯤에 주인이 바뀌었다고 하여 그냥 돌아 나온다.
우이령길은 원래 100% 탐방예약이 필수였는데, 2024년엔 평일에 한해 예약없이 탐방할 수 있게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합리적인 방향인 것 같다.
우이령 옆 계곡은 꽤 큰지만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1년에 아내와 우이동에서 송추쪽으로 넘어올 땐 이 계곡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임도같이 넓은 우이령을 편하게 걸어 올라가는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조용한 우이령길에 내리는 하얀 눈은 운치 있다. 

멀리 서는 작은 암봉으로 보이던 오봉은 점점 가까워질수록 웅장하고 높다. 둘레길을 걸으며 봉우리를 볼 때마다 서있는 위치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인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된다. 보는 위치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는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어느 위치에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상식은 살다 보면 잊곤 한다. 

오봉산 석굴암 갈림길 근처 유격장을 지나 10여분 오르니 휴게소가 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어 화장실만 이용하고 계속 걷는다. 대전차 장애물을 지나면 우이령 고갯마루다. 군용 자동차가 다니던 길이라 고갯마루에 대한 감흥은 없다. 조용한 산길로 남아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소중한 장소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펄펄 제법 쏟아지던 눈은 그쳤지만, 영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설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대기질 측정소와 탐방안내소를 지나 소귀교와 유원지 뒷길로 해서 21구간과 1구간이 만나는 우이동으로 돌아온다. 어떤 곳에서는 탐방안내소에서 유원지를 관통하는 길을 우이령 길로 안내하기도 하는데, 안내판은 유원지 뒷길로 안내판이 있다. 1구간을 조금 더 걸을까? 하다가 경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둘레길 정보
구 간: 북한산 둘레길 12구간, 21구간(우이령길)
날 짜: 2024년 12월 16일
날 씨: 흐리다가 눈 옮
일 행: 맑은물
코스: 사기막골 - 충의길 - 상장능선 - 솔고개 - 장흥 우이령길 입구 - 우이령 - 서울 우이동 
소요시간: 3시간 45분 (12시 20분 ~ 15시 50분)
교 통: 은평구 구파발 입곡삼거리에서 704번 타고 사기막골, 우이령 입구 갈 수 있음


#포토에세이

사기막 계곡과 나무 뒤로 보이는 인수봉, 백운대
사기막골 둘레길로 들어감
계속 직진하면 사기막 야영장이 나옮
여기에서 12구간(충의길)으로.
사기막교에서 본 인수봉과 백운대
12구간 포토 포인트 출렁다리
전망대에서 본 숨은벽능선, 인수봉, 백운대
당겨 본 모습
이런 길 옆을 지나고
이런 작은 개울도 지나고
어떤 애벌레 삶이 머물던 곳
상장봉 갈림길, 출입금지
나무 농원의 멋진 소나무, 멀리 상장봉이 보인다
기업의 환경 기부, 북한산의 밤은 그들의 시간
우이령길 입구
탐방정보, 12월은 평일도 예약없이 가능
우이령길
세족시
상장봉에서 내려 온 계곡
우이령길 옆 계곡
아직 큰 겨울 추위가 오지 않았지만, 한겨울 느낌
우이령길 전망대
우이령길 옆 계곡
순수한 눈
눈길을 걷다
우이령길 오봉 전망대
계곡 상류 지점
^^
대전차 장애물 안내판
영봉 혹은 영봉 능선 암봉
오늘 내린 눈의 흔적
우이암을 찾아 보다
우이령길 탐방안내소 지나 소귀교
이런 종교시설(?)도 지나고
우이동에서 우이암을 찾다
우이동 백운천
둘레길 1구간 시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