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행(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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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봉산 깊은곳에 숨어있는 용소골 (2008.6.6~7)
지난 5월 2일, 청계천에서 시작되어 광화문을 뒤엎은 '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그동안 수많은 시민, 학생, 청소년, 주부, 직장인, 노동자가 생업을 끝내고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일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언론장악 중단,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쏟아지는 폭우만 피하자는 생각인지, 대국민담화로 말장난을 하며 국민들을 조롱하고 있다. 이에 맞서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와 시민들은 현충일 연휴 3일(6월 6~8) 동안 100시간 연속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그동안 다른 시민들처럼, 퇴근 후 촛불집회로 출근했던 나는 이번 연휴에는 촛불집회에 휴가를 내고. 강원도 오지 산행에 나섰다. 6월 5일 퇴근 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
2008.08.18 -
꺼지지 않은 운하의 불씨? 조령산을 다녀오다(2008.8.9~10)
8월 9일 토요일 아침, 동서울 터미널은 여름휴가를 떠나는 젊은 남녀들로 북적 인다더위를 피해 혹은 젊음을 즐기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사람들과 무관하게, 작년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이 너무 조촐했기에, 이번에 문경-괴산의 조령산으로 떠나는 이번 여름산행 참가자가 7명이나 된다. 7명의 참가자중에서 우선 서울에서 '함께가자우리, 먼발치에서, 봄날, 나비, 개똥이'가 출발하고, 대전에서 솜다리가 합류하기로 했다. 동서울 버스터미널을 출발한 버스가 휴가차량이 넘쳐나는 중부고속도로에서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2시간 여 만에 괴산버스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준다. 잠시 후 대전에서 출발한 솜다리가 괴산에 도착한다. 괴산 읍내를 흐르는 개천가 둑에 앉아 점심을 먹고 연풍까지 버스를 타고, 연풍에서는 다..
2008.08.17 -
맑고 푸른 밤골계곡이 있는 동두천 마차산(2008.7.27)
회사 사정상 원하는 날짜에 여름휴가를 갈 수 있을지 모르고,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이 8월 9일로 예정되어 있어, 미리 여름산을 찾게 되었다. 경기도 동두천의 마차산,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서울-경기도의 산을 찾는 마니아들에게는 소요산과 감악산 중간쯤에 있는 산으로 익숙할 수도 있는 산이다. 일요일 문래동 집을 나서 경기 북부로 향하는 전철을 타고 소요산 역에 내린다. 소요산역에 내린 사람들 대부분은 소요산 방향으로 향하고, 나홀로 반대쪽 마차산 방향의 소요교를 건넌다. 주중에 며칠 동안 늦은 장맛비가 내려서 한탄강 상류 신천은 웬만한 강만큼 많은 물이 흐른다. 소요교를 건너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상봉암마을을 지나, 오늘 산행의 시작점인 밤골로 향한다. 밤골계곡은 평소에 수량이 적었을것 같은 작은 계곡..
2008.07.31 -
늦여름에 떠난 보개산(지장봉) 계곡 산행(2007.8.26)
강원도 평창 청옥산에서 두 달여간 풍력업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장마철이 끝난 후에도 비가 많이 오고 선선하던 날씨가 서울로 돌아올 무렵 더워졌다. 청정 강원도에서 서울로 돌아온 것도 답답한데, 매일 열대야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늦여름이지만 주말에 계곡에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마음먹고, 큰골을 품고 있는 경기도 포천의 보개산을 찾기로 했다. 올해 봄에 두어 번 같이 산에 갔던 회사 후배 종만과 의기투합, 일요일 아침 포천을 향해 출발한다. 서울을 나와 의정부 외곽을 돌아 43번 국도를 따라 포천을 가로질러 계속 북쪽으로 간다. 한국전쟁 전후로 이름이 붙여졌을 것 같은 38교를 지나 영평천을 따라서 포천 중리를 찾아간다. 드디어 보개산과 같은 지맥에 있는 종자산이 보이고, 조금 더 북쪽으..
2007.10.28 -
한반도를 내려다 보는 정선 상정바위산(2007.8.5)
산행모임 '더불어한길' 총무를 맡고 있는데 요즘 산행대신 풍력발전에 빠져있다. 풍력을 위해 오랫동안 평창에서 지내다 보니, 여름 정기산행이 흐지부지 될 위기에 처했다. 총무의 준비 소흘에 더해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한길사람들이 여름휴가 일정을 맞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변명해 본다. 임시로 산행 장소는 강원도 산으로 정하고 날짜도 미리 잡아 놓았다. 산행일정이 가까워져 평창에 내려올 수 있는 사람을 수소문해 보았다. 다행히 봄날이라는 친구가 그날 산행이 가능하다고 하였고, 약속한 날짜에 평창에 내려왔다. 비록 한 명이지만, 오랜만에 더불어한길 사람을 만나니 반갑고, 멀리 떨어진 곳까지 친구가 찾아오니 몇 배는 더 좋았다. 옛말에,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멀리 있는 벗이 찾아오니 즐겁지 아니한가?)..
2007.08.12 -
관악산에서 산행친구의 재회(2007.5.20)
요즘 들어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부쩍 줄어들었다. 갑자기 산행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연초록 20대를 활기차게 보내고 진초록 30대에 접어들어 생업현장에서 점점 바빠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몇십 년을 살려면 이제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야 할 때이니 바쁜 삶이 이해는 되지만, 세상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점점 더 빨리 흐르고,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일 텐데, 맨몸으로 이 세상의 격류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도 어쩌면 부질없는 짓 같다. 어쨌든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미에서 5월 산행을 준비하였고, 몇몇 사람들이 주중에 산행 참가 의사를 밝혔다. 드디어 기대하던 토요일, 과천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전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오늘 산행에 참가하기로 한 호..
2007.05.31 -
모락산 보리밥산행(2006.7.23)
모락산은 한남정맥상의 의왕 백운산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나온 산이다. 도심에서 가깝고, 짧지만 릿지길을 가지고 있어 매력적인 산이다. 게다가 높이는 382미터라 쉽게 오를 수 있다. 더불어한길 회원들과 두 번째 모락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장마가 잠시 주춤한 일요일 오후, 범계역에서 봄날을 만나 의왕 LG아파트 가는 마을버스를 탄다. 몇 정거장 지나 도착한 모락산 입구는, 1년 전에 찾았을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이다. 2003년 처음 모락산을 찾았을때만해도 약간 한적한 분위기가 느껴졌었는데, 산행초입 한쪽으로 빌라가 들어서고, 반대편으로는 또 다른 무엇을 지으려는지 나무를 베어내고, 터를 닦고 있다. 해가 바뀔때마다 이렇게 변해가다가는 모락산은 물론이고, 도시와 접해있는 산들은 모두 섬이 되어 버릴 것만 같..
2006.08.01 -
초여름 억새 산행, 대금산(2006.6.18)
파란 가을 산행에 잘 어울리는 억새. 억새 초원을 여름에 보면 예쁘다는 얘기를 들어봤지만, 실제 여름 억새 산행에 나선적이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여름 억새를 볼 기회가 찾아왔다. 더불어한길 6월 정기산행지로 결정한 경기도 가평의 대금산은 방화선 억새가 있는 산이다. 가평으로 떠난 산행은 실망스러웠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기대가 크다.청량리역에서 가평가는 1330번 버스를 타고 청평을 지나 상색초등학교 입구에 내린다. 가평읍에서 출발한 군내버스가 10시 40분에 상색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상색초등학교 앞에 도착한 시간은 10시55분. 버스가 없다.무임승차의 귀재(?) 하나사랑이 지나가는 승용차를 잡아서 두밀리 버스종점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승용차를 운전하는 아저씨께서 버스종점 오른쪽의 ..
2006.07.19 -
임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감악산(2006.6.6)
현충일 3일 연휴 동안 첫날과 둘째 날에 설악산에 갔다 와서, 쉬고 싶은 연휴 마지막날. 더불어한길의 '봄날'과 '함께가자우리'가 산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산에 안 가면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함께가자우리'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함께 가자!"라고 했다. '함께가자우리'와 '봄날'은 경기북부 쪽에 산을 가기 위해 10시에 의정부에서 만나기로 했다는데, 나는 거의 11시가 다 되어 그들을 만나, 감악산을 가기로 하고 의정부 북부역에서 적성가는 버스를 탄다. 감악산은 관악산, 운악산, 화악산, 송악산과 함께 경기 5악으로 불리는 산이다. 이 중에서 가보지 않은 산은 송악산으로 몇 년 전 도라산 전망대에서 보니, 바위가 많은 산 같았다. 감악산은 2003년 4월에 더불어..
2006.07.03 -
앗! 설악. 대승령-안산-십이선녀탕계곡[1편](2006.6.4~5)
첫 만남은 언제나 설레지만, 설악산은 첫 산행이 아닌데도 떠나기 전 가슴이 많이 설레었다. 이번에는 설악산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십이선녀탕계곡을 가기 때문이다. 현충일로 3일 연휴가 생긴 일요일 아침, 더불어한길의 하나사랑과 함께 서울을 떠나 설악산으로 향한다. 동서울을 떠날 때 조금 흐렸던 날씨가 홍천, 인제를 지나면서 점점 개더니 원통을 지나니 저 멀리 설악산 서북능선 끝자락이 보인다. 시끄럽던 버스 엔진소리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주위는 등산객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뿐이다. 우리를 태우고 달려온 버스는 한계령너머로 떠나고, 이번 산행의 들머리 장수대에 도착한 것이다. 갈 길이 멀어 서둘러 매표소를 지나고, 사중폭포 아래에서 일단 가볍게 점심을 먹고 산행 시작한다. 사중폭포는 작년 이맘때 왔을 때 ..
2006.06.20 -
늦더위를 식혀준 광교산(2005.8.28)
갈까? 말까? 갈까? 말까?......zzz 밤 늦게 까지 고민하다가, 아침에 늦잠을 자고, 화랑유원지 주차장에 나가보니 오늘 산에 가려는 사람들이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한두번도 아니고, 왜 안산사람들과 산행을 간다면 이렇게 늦잠을 자게 되는지 모르겠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다. 승합차 2대에 어른 8명과 아이들 6명이 나누어 타고 수원에 있는 광교산 입구에 갔는데, 광교저수지 입구에서 차량진입을 통제한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근처에있는 관공서에 차를 주차하고 13번 버스를 타고 종점인 상광교동으로 이동한다. 오늘 산행하는 사람들 가운데 몇몇은 종종 함께 산을 다닌 사람들인데, 오늘 처음으로 함께 산행하는 사람도 있고해서, 산행 시작하기전에는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얼마 가지..
2005.09.03 -
풀, 나무, 돌멩이, 하늘, 계곡, 사람 & 무갑산(2005.8.21)
아침 6시를 조금 지난 시간에 집을 나서는데, 아침노을에 물든 하늘과 구름이 예사롭지 않게 예쁘다. 매달 가는 정기산행인데 아침부터 멋진 자연을 만나니 다른 때 보다 더 많이 설렌다. 양재역에 8시가 넘어서 오늘 산행할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 4명이다. 함께 가겠다던 몇몇 사람들은 갑자기 일이 생겨 못 왔다고 한다. 먼발치에서의 남자 친구, 친절한 '은빛날개'가 광주시 초월읍 두월리 영화사 입구까지 우리를 데려다주었다. 처음 가는 길인데, 10여분 헤맨 것 말고는 그런대로 산행 시작점을 잘 찾아갔다. (09:55)'함께 가자 우리, 봄날, 먼발치에서, 맑은물(나)' 이렇게 4명이 오늘 무갑산을 오를 사람들이다. 초가을 분위기가 풍기는 산 초입을 지나면서 분위기에 들떠서 그만 산판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
200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