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위능선(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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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바다의 도봉섬과 수락섬을 본 북한산 새벽산행 (2024.6.26)
서울기준 하지 일출 시간은 5시 11분이다. 산에서 일출을 보기 어려운 시간이지만, '하지 일출 산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지만 너무 이른 새벽에 깨거나 평상시와 같은 아침에 일어나 산행이 미뤄지고 있다. 하지를 지난 5일째, 아이에게 꼭 산행하겠다고 공언하고 알람을 맞추고 새벽에 일어났다. 4시 50분에 어두운 거실을 나오는데 밖은 이미 환해지고 있다. 일출을 보려면 20분 만에 가까운 능선까지 올라야 하는데, 이미 늦은 것 같다. 몸이 덜 풀린 가운데 무리하면 안 되기에 적정한 속도로 간다. 아직 어둠이 남아있는 정릉 청수계곡은 여러 새의 노랫소리로 가득 차있다. 그 가운데 되지빠귀는 청아한 목소리로 계곡 이쪽저쪽에서 주고받듯 노래를 한다. 가까운 곳에서 되지빠귀 소리가 나길래 살펴보니 약 3미터 앞에..
2024.06.26 -
아이와 후다닥 다녀 온 북한산 칼바위능선 (2021.2.7)
지난 일요일 혼자 북한산 칼바위능선에 다녀왔더니, 아빠와 같이 칼바위능선에 바위길에 가고 싶다고 한다.'진짜로 가고 싶은 걸까? 그냥 꺼내 본 말일까?' 잠시 생각...일요일 오후, 딱히 계획이 없어 아이와 문필봉에 올랐다, 시간 되면 칼바위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주섬주섬 준비하여 집을 나선다.청수계곡 청수루에서 사람이 적은 내원사 길로 오르는데, 맞은편 형제봉 얼음 골짜기에서 동네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린다."저기 얼음에 놀러 가자고 할까" 했다가, 아이의 계획을 회유하는 것 같이 느껴져, 원래 가던 데로 갔다가 빨리 내려오기로 한다.내원사 가는 길음 시멘트 포장길이지만 아이와 몇 번 다녔던 길이라 정겹다. 특히, 뻐꾸기 우는 계절에 맛있는 산벚찌 따먹으러 왔던 기억이 난다. 할아버지 참나무 숲을 지..
2024.05.06 -
힘내라 초록잎 힘내라 진달래, 북한산 산행(2024.4.10)
22대 국회의원 선거 하루 전. 가족회의가 열렸다. 어떤 후보를 선택할까? 1번, 문수봉 후보 2번, 형제봉 후보 3번, 백악산 후보 제안된 후보들은 선택받지 못하고, 대안으로 제출된 후보 4번 칼바위능선으로 우리 가족의 봄 산행지를 결정했다. 총선 후보를 위한 가족회의가 아니라, 가족 산행을 하기 위한 가족회의가 열린 것이다. 4월 10일 아침에 선거준비와 산행준비를 하고 투표소에 간다. 새들이 지저귀는 아름다운 국립공원 투표소에서 한 표 꾹 찍는다. 두 표가 아니라, 이번에는 딱 한 표만 찍었다. 표 얻자고 멀쩡한 동네 재개발 공약, 난개발 공약 내는 후보를 찍을 수는 없기에 기권으로 의사를 표현했다. 진달래가 한창이고, 초록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진달래 후보와 초록잎 후보가 없는 게 아쉽다. 투표..
2024.04.10 -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 아침 산행 (2021.2.27)
새벽에 잠이 깨어 밖에 나가보니 아직 대보름 달빛이 환하다. 어젯밤 대보름 달에게 소원을 빌지 않았는데,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형제봉 너머로 내려가는 보름달 빛에 요정이 나타날 것 같은 신비로운 기운이 묻어있다. 저녁에 해가 지면 달이 뜨고, 새벽에 달이 지면 해가 뜬다. 희망이 지면 또 다른 희망이 뜨고, 희망은 돌고 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시대는 저녁을 향해 가고 있을까? 아침이 밝아 오고 있을까? 해가 아니라 지구가 돌 듯, 사회와 나의 시계 역시 외부 환경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한국의 시민들이 행동하여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 들어왔다가 뒷산인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을 가려고 다시 집을 나선다. 아침 6시 30분, 우수 지나 경칩이 다가오며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 ..
2021.02.27 -
이른 아침 북한산 칼바위 능선 산행 (2021.1.31)
적당히 춥고, 눈이 많았던 겨울이 대한이 지나니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1월이 끝나기 전에 겨울 산행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1월의 마지막 토요일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일요일 아침 7시, 밖은 어둡고 몸과 마음이 무거웠지만, 따뜻한 집을 나와 산으로 향한다. 일출을 보려면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가야 하는데, 오늘은 일출 대신 내원사와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까지 가벼운 산행을 하기로 한다. 정릉 청수계곡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여전히 꽁꽁 얼어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수계곡 입구의 청수루를 지나 내원사길로 들어서니 사람이 없다. 요즘 달리기와 빨리 걷기를 많이 해서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올라갈 정도로 몸이 좋게 느껴진다. 서서히..
2021.01.31 -
아이가 처음 오른 북한산 청수계곡-칼바위능선(2020.3.15)
2020년 봄. 전쟁 같은 코로나-19 사태로 '출근을 제외한' 일상이 흐트러지고 있다. 특히, 어린 딸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등학교 입학식도 못하고 있다. 아이는 지금 겪는 상황이 곧 세상이라 받아들이겠지만, 개학이 연기된 것과 학교의 첫출발 입학식이 연기된 것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 사태에 대해 학교 봉쇄만이 유일한 답이라면, '현대의 학교 교육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무거운 고민은 어른의 몫. 이 세상의 부조리와 불행한 고민은 청소년 이상에게 떠 넘기기로 하자. 나중에 어른이 되어 이 세상의 부조리에 맞설 때, 어릴 때 쌓아 놓은 즐거움은 큰 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2020년 3월 둘째 주 일요일. 교육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나는 아이와 북한산성에 오..
2020.03.22 -
북한산 칼바위능선-북한산성(2006.2.19)
지리산 반야봉을 다녀온 지 한 달 만에 더불어한길 산행이다.그동안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무척 고생을 했고, 산행을 멀리 할 수밖에 없었다. 정기적으로 산을 다닌 후로는 감기 같은 것은 잘 걸리지 않았는데, 올 겨울은 감기는 달랐다. 오늘 산행계획은 수유역에 10시까지 모여서, 화개사로 이동하여 칼바위 능선을 오르는 것이다.안산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원성이 지하철까지 들리는 듯하다. 수유역에 도착해 한길 사람들을 만났는데, 늦은 것에 대해 아무 소리 하지 않는다. 밖에서 기다리는 대신 분식집에서 따뜻한 것을 먹으려던 순간이어서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운 좋은 시간에 도착하여 분식집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화개..
2006.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