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나? 양주 칠봉산-천보산 산행(2008.3.9)

2008. 6. 17. 02:10산행일기

봄은 언제부터 오는것일까?

 

나비와 꽃, 새싹이 돋아나는 상상속의 봄은 아니지만, 지난 추운 겨울에 비하면 봄이라고 할 수 있는 3월9일. 더불어한길의 '봄날'과 산에 가기로 했다. 서울, 경기에서 가까운곳을 찾다보니 양주의 '칠봉산'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요일 아침, 제기역에서 봄날을 만나, 경원선 전철을 타고 지행역에 내린다. 몇년 전에 고대산을 갈때는, 의정부에서 갈아타야 했는데, 지금은 전철로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전철이 개통되고 나서, 의정부를 벗어나고 부터는 전철역 근처가 모두 주거타운이 되어 있다.

근처에 논이 있는 아파트라? 삭막한 대도시 아파트 보다 낫긴 한데, 집값이 엄청 비쌀테고, 결국 개발 업자들만 떼돈을 벌었을것 같다.

내 집을 가지면 좋긴 하겠지만, 평생 월급 벌어 집사는데 다 쏟아 붇는다면 너무 비참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지행역에 내려 신도시를 지나고, 3번 국도를 건너 칠봉산 산행들머리 대도사까지 30분을 걸어간다. 길 옆의 시골마을은 괜히 마음이 푸근해진다. 시골의 삶이 실제로 밖에서 보는 여유로움보다 고달픔의 연속일 수도 있지만, 아파트 장벽대신 이웃과 친해질 수 있고, 자연과 함께 살 수 있으니 늘 그리워하는것 같다.

마을을 지나 대도사 까지 이어지는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오른다. 대도사를 지난 이후로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선다. 경기도 산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많지 않아 산행하는 기분이 난다.

 

오르락 내리락 몇번 하다가, 칠봉산에 올랐더니 산 아래 양주땅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수 많은 공장건물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서 있긴 하지만, 집과 논밭, 나무들이 나름 조화를 이루며 펼쳐져 있다. 오랜만에 맞는 산바람이 익숙하지 않은데, 하늘 위의 매는 바람을 잘 이용해서 땅위에 사냥감을 찾고 있다.

칠봉산을 내려와서 고개를 지나 단숨에 천보산까지 간다. **고개에서 천보산 정상까지 구간은 낮은 구릉이고, 정상에는 벤치가 놓여져 있어 가벼운 산행지로 좋아 보인다. 또 **고개에서는 해룡산을 지나 포천의 왕방산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산불조심 기간이라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천보산 정상 벤치에 앉아 쉬다가, 미끄러운 바위모래를 지나 하산을 한다.

천보산 정상을 오를때는 완만한 봉우리이지만, 회암사로 내려가며 보니 천보산 정상의 암릉이 제법 멋지다. 짧은 하산길을 지나, ** 유적지를 지나면서 다시 콘크리트 길로 들어선다. 길 옆이 계곡에는 아직 얼음이 두껍게 남아있지만, 곳곳에 얼음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계곡이 끝나고 군부대가 시작되는 지점에, 회암사 발굴현장을 만난다. 회암사는 역사가 깊고, 큰 사찰이었으나, 조선시대 초기에 숭유억불정책으로 기울다가 사라진 절이라고 한다. 몇 년전 부터 계속 발굴사업을 진행중인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제대로된 문화유적지로 거듭났으면 한다. 넓은 유적지에 하얀 개 2마리가 정겹게 뛰어놀고 있다. 저 개들에게 이 회암사 발굴, 재건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회암사 발굴, 재건 현장을 지나오니, 오래전 형이 근무했던 군 부대 옆을 지난다. 1993년 면회를 온 적도 있는데, 15년이라는 세월이 언제 지나갔는지......

 

봄날과 함께 서울로 돌아와 "봄날"의 집에 놀러가서, 저녁을 먹고, 간단히 맥주를 한잔 마신다. 요즘 대부분 사람들은 생각만 앞서고, 행동이나 실천은 뒤지지만, 봄날은 항상 생각한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 나를 많이 되돌아 보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이다.


산행지 : 칠봉산-천보산 ( 경기 양주. 506.1m)

날 짜 : 2008년 3월 9일

날 씨 : 맑음(봄바람)

산행시간 : 5시간 30분(12:30~17:00)

산행코스 : 지행역-송내교회-대도사-칠봉산-고개-천보산-회암사지-회암2교-덕정역

일 행 : 맑은물, 봄날

교 통 : 전철 


[지행역 주변에 생긴 건물, 아직 집짓기가 진행중이다]
[국도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여기서 마을로 들어서야 한다]
[3월 9일의 버들강아지]
[대도사]
[석장봉 - 칠봉산 정상옆의 전망대]

 

[칠봉산 정상]
[그러다가 정말 넘어가면 어쩔려고?]

 

[여기도 칠봉산 정상이네?]
[봄바람에 산행객 머리가 자유롭다]
[회암사지 복원 현장]
[회암사에 살고 있는 다람쥐]
[회암사 복원 현장과 천보산]
[꽤 역사가 깊은 회암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