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9. 01:40ㆍ전국산행일기
몇년 째 새해 첫날 산에 오른다. 새해 첫날 산에 오른다고 특별한 계획이 생기거나, 높은 수준의 삶의 해답을 얻는것은 아니다. 산에 오르면 집에만 있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생기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앞으로 또 몇년이 지나면 산행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겠지?
2008년 1월 1일, 50년만에 정상이 개방된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을 찾아 나선다. 2007년 마지막 해가 질 무렵 서울을 출발해서, 해가 지고 나서 용문산 아래에 도착한다. 민박집을 미리 예약하지 않아서 주차장 근처에서 민박집을 찾는다. 다행히 친절하신 노부부가 살고 계신 **민박을 찾아서 하룻밤 지내기로 한다. 여행객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 몇푼이 아쉽지는 않을텐데도 시골 민박집 주인들은 대부분 친절하시다.
친절한 이유에 대해 최근에 내린 중간 결론은, 시골에서 자연, 이웃과 함께 살아서 그렇다는 것이다. 시골에 살아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고, 기꺼이 집 한칸을 내어 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뭔가 부족함이 있을때 부탁드리면 돈 생각하지 않고 필요한 물품을 제공해 주는 인심, 시골에서 자연과 이웃과 함께 살 때 사람은 사람다워지는게 아닐까?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이번 산행을 위해 모인 사람은 본인과 봄날, 함께가자우리, 먼발치에서와 멀리 전북 무주에서부터 올라온 까마구까지 5명이다. 오랜만에 하룻밤을 보내는 산행을 하게되어, 새해 종이 치고도 한참동안 얘기를 나누더니 아침에 늦잠을 자고 말았다.
아침밥을 해먹고, 오전 11시가 넘어서 산행을 시작한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어도 이것보다는 빨리 산행을 시작했을거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용문사까지 포장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몇년 전 봤었던 은행나무가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은행나무 옆을 지나 작은 다리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일출을 보려고 새벽에 산을 올랐었는지 벌써 하산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곡과 능선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선택하여 오르막을 오르니 가파른 길이 이어지고, 어제밤 무리했던 일행은 예외없이 산행을 힘들어 한다. 가다쉬기를 수차례 반복한 끝에 조금 덜 가프른 갈림길이 나온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기는 하지만, 산행코스가 생각보다 쉬운것은 아니다. 특히, 용문계곡과 갈림길이 있는곳에서 정상까지는 1km정도의 거리였지만, 바위구간이 많아 정상도착 시간이 점점 늦어진다.
자칫 거리면 보고 정상에 오를려다가는 시간 예측을 잘못하기 딱 좋은 구간이다. 아래쪽에는 눈이 거의 없었는데, 정상 9부능선을 넘어서니 곳곳에 눈이 쌓여있다. 올 겨울에는 아직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는데, 하얀 눈이 쌓여있는 정상에 도착한다. 50년만에 개방된 정상이다.
양평쪽 산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주변 조망이 시원하니 좋다. 용문산의 옆산인 백운봉은 뾰족한 모습으로 인해 바로 알아볼 수 있고, 유명산도 알아볼 수 있다. 그 뒤로 가평쪽에는 수 많은 산들이 첩첩이 포개어져 있다. 가평에서 용문산을 볼때는 혼자 우뚝하니 솟아있어 알아보기 쉬웠는데, 반대로 가평쪽 산군을 보니 워낙 높은 산들이 많아서 어느산이 어느산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정상 바로 아래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까마구는 다시 무주까지 내려가야 해서, 점심을 먹고 푸드득 내려간다. 남은 4명도 시간이 많이 늦어서 서둘러 하산을 한다.
쉼터가 있는 갈림길에서 올라왔던 능선길 대신 계곡쪽으로 내려선다. 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라 가파른데다가 그늘이라 눈과 얼음이 많아 미끄러운 구간이 이어졌지만, 계곡 상류에 도착하고부터는 그리 험하지는 않다.
겨울 계곡은 곳곳에 투명한 보석같은 얼음폭포를 만들어 놓아 색다른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마당바위를 지나 내려가니 올라갈때 지나쳤던 갈림길이 나온다. 용문사를 지나 주차장까지 오니 벌써 오후 6시가 다 되어가고 있다.
용문산을 뒤로 하고, 새해 첫 출근을 위해 서둘러 서울로 돌아온다.
산 행 지 : 용문산 (1157m, 경기도 양평)
산 행 일 : 2008년 1월1일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 용문사주차장-용문사-절고개-능선-갈림길-정상-갈림길-계곡-용문사-주차장
산행시간 : 6시간 20분(11:30~18:00)
동 행 : 함께가자우리, 봄날, 먼발치에서, 까마구, 맑은물
교 통 : 승용차 이용
[용문사 앞의 찻집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차는 마시지 못했습니다]
[헥헥대며 올라가다 보니 눈앞이 시원해집니다]
[우리가 머물렀던 민박집]
[새해 첫날 부터 술로 힘들어 하는 친구들..ㅋㅋ]
[길은 점점 험해지고]
[가벼운 릿지길도 이어집니다]
[드디어 50년만에 개방된 용문산 정상입니다]
[다들 딴청이네? ]
[눈꽃...아니 상고대가 녹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게 험합니다]
[여기는 마당바위 입니다]
[겨울계곡의 얼음은 참 독특합니다]
[50년만에 개방된거 맞죠?^^]
[몇 년이더라? 천년을 넘게 세상을 살아 온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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