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도비산, 부석사 들어보셨어요?(2007.12.2)

2007. 12. 29. 01:35전국산행일기

오늘은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부석사는 어디 있을까요?"
 
'뭐 이것도 질문이라고?'라는 반응이 안 봐도 떠오르는데요.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부석사는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밖에 몰랐었는데, 도비산 자락에도 부석사가 있었습니다.
 
'부석사도 의심스러운데 도비산이라니? 그건 또 어디 있는 거야?'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듯합니다. 
도비산은 충남 서산에 있는 낮은 산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2007년 초겨울에 서산에 있는 도비산과 부석산에 다녀온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 10월에 더불어한길의 솜다리, 산바람과 월악산에 갔을 때 11월~12월 초에 같이 산에 가기로 한 약속이 있었는데, 먼산은 여러 가지 여건상 어려울 듯하여 서산에 있는 가야산을 가기로 했다. 토요일에 출근하여 일하던 회사 유대리를 꼬드겨 저녁에 서산을 향해 떠난다. 
 
서산에 도착하니 벌써 꽤 늦은 시간이 되었고, 기다리던 산바람과 솜다리가 늦었다고 한 마디씩 한다. 저녁을 먹고 바로 이어 술자리를 시작했는데, 회사에선 말이 많지 않았는데, 유대리는 그동안 살아온 얘기며, 평소 가진 생각을 자연스럽게 얘기해서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다. 한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소통이 쉽게 이루어지면 쉬운 일이기도 하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에 비가 내린다. 가야산을 가기로 했는데, 가기 힘들 것 같다. 2년 전 가을에도 가야산에 가려고 내려왔다가 비가 와서 산행을 취소한 적 있었는데, 가야산은 참 인연이 없는 산인 것 같다.
 
서산에 사는 산바람이 가야산 대신 부석사에 가자고 한다. 서산에도 부석사가 있다고 하여,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의 동생정도 되는 줄 알고, 부석사를 향해 떠난다. 서산에서 태안방향으로 가다가 간월호 방향으로 들어가다 보니 도비산 부석사 이정표가 나온다.
 
절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촉촉한 비가 내리는 초겨울날 부석사가 운치 있어 보인다. 주변에는 수백 년은 된 듯 한아름을 훨씬 넘는 큼직큼직한 나무들이 있고, 작은 사자문 앞에 있는 절의 유래를 보니 최소 700여 년에서 최고 1300년 이전부터 있었던 오래된 절이란다. 영주 부석사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부석사(浮石寺)라는 절 이름에는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부석사를 한 바퀴 둘러보고 부석사 뒤편의 도비산을 오른다. 겨울비가 약간 내렸지만, 낮은 산책 코스라서 오르기에는 무리가 없다. 낮은 산이지만 수풀이 우거지고 오래된 나무들이 많아서, 사계절 언제 와도 운치가 느껴질 것만 같은 분위기다.
 
부석사를 떠나 20분 만에 정자가 있는 도비산 정상에 오른다. 맑은 날에는 천수만 간척지가 보인다고 하고, 도비산(島飛山)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검은 바위가 보인다고 하나, 옅은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같이 오른 사람들과 따뜻한 차와 귤을 먹으며 수다를 떨다가 올라 온 길과는 다른 길로 부석사로 내려온다. 길옆에 몇 곳이 깊게 파인 곳이 있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산을 오른 지 1시간 만에 다시 부석사로 내려온다. 겨울비에 촉촉이 젖어가는 부석사의 모습이 너무 좋아 절을 떠나기가 싫어진다. 이곳저곳을 더 둘러보고 부석사 입구에 있는 도비산다원에 들러 국화차와 재스민차를 마시며 오손도손 얘기를 나눈다. 다원에는 따뜻한 철난로가 있어 더더욱 운치가 느껴진다.
 
부석사는 템플스테이로 최근에 많이 알려졌다고 하는데, 템플스테이가 아니더라도, 가볍게 가족끼리, 연인과 함께 오면 아주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 같다.
 
부석사를 떠나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약속이 있어 서둘러 서울로 올라온다. 고속도로가 막혀 한참 늦게 도착하고 약속은 없어졌지만, 죽어서까지 의상대사를 지켜준 당나라 처자의 전설과 같은 인연은 언제나 나타나려는지...... 


산행지 : 도비산 (서산 352m)
날짜   : 2007년 12월 2일
날씨   : 겨울비
일행   : 산바람, 솜다리, 맑은물, 유대리
산행코스 : 부석사-정상-부석사
산행시간 : 1시간 (12:20~13:20)
교통 : 승용차 이용


[포토 산행기]

[서산 도비산의 부석사 사진 입니다]

 

흔한 삽주
서산 도비산 정상
야산 같은 산
자동차는 빠른 삶, 차는 느린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