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관악산 산행(2007.11.25)

2007. 12. 1. 00:56전국산행일기

일찍 찾아온 초겨울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던 11월 어느 날, 더불어한길의 봄날, 나비와 함께 관악산을 찾았다. 봄날과는 지난 여름 상정바위산 이후 몇 달 만에 함께하는 산행이고, 나비와는 처음으로 함께하는 산행이다.

 

 

 

사당역에 늦지 않게 만났지만, 뒤늦게 아침을 챙겨 먹고 산행을 시작한다. 상가와 빌라촌을 지나 작은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아스팔트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관음사가 나오는데, 우리는 오른쪽 산길을 따라 연주대 방향으로 간다.

 

 

 

바위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운동시설이 갖춰진 넓은 공터가 나오고 평지에 가까운 등산길이 잠깐 이어지더니 가파른 바윗길이 눈앞에 버티고 있다. 싸늘한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서 조금 험한 구간이 나오면 시간이 지체되기 일수다. 5년 전 즈음 연주대에서 이쪽 길로 하산한 적이 있긴 하지만, 오르는 길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가파른 바위 봉우리를 오르면 또 앞에 가파른 바위길이 버티고 있길 반복하고, 바윗길이 끝나고 갑자기 소나무 숲길을 지나기도 한다.

 

 

 

일반인들에게 알려질 만큼 멋진 바위나 암봉은 없지만, 재미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작은 바위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오르는 길옆에도 거북이 모양의 바위가 있었는데, 조금 오르다 보니 하마바위가 나와서 하마 옆에서 한참 쉬었다 간다. 꽤 많이 올라왔지만, 옅은 안개가 끼어서 산아래 관악구, 동작구 쪽도 잘 보이지 않는다. 휴식을 끝내고 다시 조금 더 오르니 넓은 마당 같은 바위를 만나고, 그 뒤로도 무엇을 닮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계속 이어진다. 연주대가 있는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솔밭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 간다.

 

 

 

관악문을 지나 한반도 바위와 눈사람바위(?)를 지나니 이제 정상이 눈앞인데, 험한 바위길이 마지막 앞길을 막고 있다. 조심조심 바위길을 오르니 바로 관악산 정상에 도착한다.

 

관악산 정상에는 유난히 사람들이 많다. 지난 5월, 화창한 초여름 보다도 오히려 사람들이 많다. 관악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고도 얘기할 수 있지만, 나도 관악산을 오른 입장에서 남들 보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저 사람들의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수도권 집중이 좀 완화되면 수도권, 특히 서울의 산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은 분산될 거 같다.

 

 

 

오후에 호~옹이란 친구가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했기 때문에, 정상에서 깔딱 고개를 넘어 서울대 방향으로 서둘러 하산한다. 서울대 옆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로 내려가는데, 계곡물을 따라 둥둥 떠다니는 낙엽이 등산객보다 더 자유로워 보인다. 오전의 뿌연 안개는 걷히고, 관악산의 오후 햇살은 따뜻했지만, 하얗게 마른 억새와 바삭거리는 가랑잎이 늦가을임을 한번 더 각인시키고 있다. 서울대 옆길을 따라 관악산 광장까지 걸어 나와 산행을 마치고, 호~옹 집으로 향해, 오랜만에 한길의여러 친구들과 산행 뒤풀이를 한다.

 

 

 

뒷풀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20대를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던 몇 년 전 11월 어느 날에 관악산을 오른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그때 만났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산행지 : 관악산 (631m, 서울, 경기 과천)

 

산행날짜 : 2007년 11월 25일

 

날씨 : 약간 흐림 후 맑음

 

산행시간 : 5시간 20분 (10:50~16:10)

 

산행코스 : 사당-관음사길-거북바위-관악문-정상-깔딱고개-관악산계곡길-관악산광장(서울대)

 

동행 : 맑은물, 봄날, 나비

 

교통 : 전철 사당역 , 관악산 광장(버스)

 

******************************************************************************************

 

 

 

 [관악산 정상 못 미쳐 올라온 길을 뒤돌아 보다. 사당 능선은 길다]

 

 

 

 

 

[거꾸로 여기서부터 산행이 시작. 매표소와 배드민턴장이 있는 익숙한 입구죠] 

 

 

 

[늦가을 들국화는 더 노랗게 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솔방울이다. 늦가을 솔방울을 보면, 학교에서 솔방울 가져오라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얘가 바로 거북바위]

 

 

 

[관악문을 지나다] 

 

[지도바위? 그렇게 많이 닮지는 않았다만....] 

 

[관악산 정상에서 어렵사리 흔적을 남기다] 

 

[인산! 많다! 이제 관악산에는 가지 말까?] 

 

[흔히(?) 볼 수 있는 관악산 연주대] 

 

[하산길, 늦가을 낙엽도 폭포를 이루고  싶어 할지  모른다] 

 

[바람이 조금만 불면.. 무슨 소리가 날까? 소리가 들려?] 

 

[바람이 불면? 푸른 하늘을 자유롭게 떠날 수 있어. 바람만 불면...] 

 

[두어 달  전만 해도... 2~3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시간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