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관악산 무너미고개 넘기(2008.11.16 )

2009. 1. 5. 00:01폭포와계곡트레킹

늦가을 예정에 없던 관악산을 찾게 되었다.

정상만 목표로 오르는 산행대신 산책 같은 산행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무너미고개를 넘을 기회가 생겼다.

 

서울대 정문 쪽에서 관악산계곡을 따라간다. 단풍 절정이 지났지만 관악산 입구에는 아직 산손님 들도 많고, 관악산은 붉게 물든 단풍이 많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의 정취를 풍부하게 한다.

서울대 옆 호수공원을 지나고 옥류샘을 지날 때까지는 연주대 오르는 길과 같다.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왼쪽은 연주대를 오르는 길이고, 직진하면 무너미 고개를 넘는 길이다.

무너미고갯길은 이름에 고개가 들어가지만, 높거나 그리 험한 길은 아니다. 무너미고갯길로 가다가 왼쪽 오솔길을 따라 팔봉능선을 따라 관악산 주능선으로 오를 수 있고, 오른쪽으로 삼성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도 있다. 오늘은 높은 곳을 오르고 싶은 마음 대신, 가을의 분위기와 나란히 가고 싶은 마음이다.

 

무너미 고개길은 생각보다도 훨씬 편안한 산책길이다. 신록이 관악산을 덮을 4월 말~5월 초에 이 길을 걸어도 아주 좋을 것 같다. 무너미고개를 넘어서도 산손님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꾸기에 좋은 길이 이어진다. 등산로 옆으로 관악산 계곡이 있고, 물이 졸졸 흐르는 길이 이어진다. 서울대 부근의 관악산 계곡보다 사람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이라 좋다.

 

무너미고갯마루를 넘어 늦가을에 취해 내려가다가 우회로를 지나치고 그만 비지정 등산로로 들어섰다. 다행히 길을 잃지 않았지만, 서울대농대 산림림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이곳 역시 잘 가꾸어진 훌륭한 곳이긴 한데, 괜히 관리자가 뭐라 할까 봐 조마조마하다. 서울대농대 산림림에는 큰 나무들이 많다. 일찍 떨어진 나뭇잎은 발목까지 쌓여있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나무잎은 붉게 타오르고 있다. 이곳 역시 5월, 새순이 돋아나고, 봄꽃이 필 때 찾으면 최고의 휴식장소가 될 것 같다. 어떤 절차를 거쳐서 들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서울대 산림림을 지나고 안양유원지가 시작되었는데, 이미 어두워진 날씨에 주변은 네온싸인이 번쩍여서 관광지 분위기만 풍기고 있다. 밤보다는 낮에 와서 천천히 공원을 둘러보고, 자연과함께 쉬었다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안양유원지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결국 택시를 타고 안양역으로 나와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산행지 : 관악산-삼성산 무너미고개길 (서울, 안양)

날짜 : 2008년 11월 19일

날씨 : 맑음 (추위)

산행시간 : 2시간 30분 (14:30~17:00)

산행코스 : 서울대 입구 - 호수공원 - 연주대 갈림길 - 무너미고개 - 서울대농대 산림림 - 안양유원지-안양역

일행 : 2명 (맑은물. 친구 )

교통 : 신림역-마을버스-서울대입구 , 안양유원지-택시-안양역


[포토 산행기]

[관악산 입구에 곱게 물든 단풍잎]

 

[모든 단풍이 인간의 눈에 맞게 예뻐야 하는것은 아니다. 그냥 자연 그대로인 가랑잎도 아름답다]

 

[단풍은 붉으나 초록이나 같다. 초록동색이 아니라 적록동색인가?]

 

[관악산 입구의 단풍 사진 몇장 더~]

 

[갈색단풍, 노랑단풍, 가랑잎 등 모든게 섞여 있다. 단풍은 빨갛다는건 고정관념, 탁상공론이다]

 

[붉은 단풍도 사실은 여러 색이다]

 

[11월 개나리는 흔한 현상이다. 인간세상이나 자연세상이나 환경에 더 민감하기도, 둔감하기도 한 개체들이 있다.그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안양유원지...서울대연습림쪽 단풍나무, 실물은 예쁜데, 저녁이라 사진은 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