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 우정 산행, 연인산 우정능선 (2009.1.11)

2009. 1. 17. 23:47산행일기

강추위가 몰아친 지난 주말, 더불어한길 친구 '함께가자우리'와 연인산에 다녀왔다. 

10일 전 신년 산행 때 눈을 만나지 못해서, 눈이 많이 있을곳을 찾아보니, 경기도 가평의 연인산이 눈에 들어왔다. 산행모임 더불어한길에서 '언젠가 주말에 시간이 되면 연인산 정상 무인 대피소를 거점으로, 1박 2일 산행을 하자'는 의견이 있어 답사를 겸한 산행을 하게 됐다. 

 

산을 찾을 때는 불편하더라도 대중교통을 고집했는데 오랜만에 승용차를 타고 간다. 경춘국도를 따라 청평읍 지나자마자 조종천 쪽으로 좌회전 후, 현리를 지나 마일리 국수당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비는 하루 종일 3000원이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 마일리까지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산행이 어려울 것 같다.

 

연인산 산자락은 한파가 찾아와 추웠지만, 우정 고개를 오를때는 바람이 없어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땀이 난다. 우정고개를 지나 우정능선에 오르니 서쪽 현리 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왔지만, 오르막길이라서 추위를 느끼기보다 훈훈함을 느꼈다. 우정능선은 험하지 않고, 평이해서 어렵지 않게 우정봉을 지나 능선을 따라 걷다 보니 쉽게 연인산 정상에 도착했다. 

지난 2006년 여름 용추계곡을 통해서 연인산 정상에 올라온 이후로 2년여 만에 다시 찾은 연인산이다. 그때는 가장 더웠던 8월 초였는데, 오늘은 가장 추운 1월 말, 그때는 집중호우 내린 다음날이라 용추구곡 물이 많았는데, 오늘은 영하 15도의 바람이 많은 날씨. 그때는 안개비에 습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찬 바람만 쌩쌩 분다. 날씨 비교체험 극과 극 같다. 

 

정상에는 서른 살 전후의 산행 동호회 사람들이 10명 넘게 왁자지껄 사진을 찍고 있다. 오랜만에 만나는 젊은 산행 동호회 사람들을 만나니 지금은 침체기에 접어든 더불어한길의 시끌벅적하던 때가 그립다. 더불어한길은 1~2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10명을 넘지 않은 사람들이 조촐한 산행을 했었다. 산행모임 규모를 키워보려고 노력하다 정체됐지만, 결과적으로는 작은 모임으로 남아 자연에 피해를 덜 주는 장점을 유지하게 되었다.

연인산 정상에 서니 운악산, 귀목봉, 명지산, 화악산 등 가평의 높은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모두 사진 찍고 비켜주기를 기다리는 동안 땀이 식어 많이 추워진다. 우리도 정상에서 사진을 한 장 남기고, 정상아래 무인 대피소로 들어간다. 40~50대 분들 10여 명이 난로 불을 피워놔서 바깥과 달리 대피소 안은 훈훈하다. 점심을 먹으니 냉기가 사라졌지만, 하산을 위해 대피소를 나온다.

 

 올라왔던 능선 길을 그대로 되돌아 내려가면 된다. 내리막 길이라 몸에 열도 안 나고 오후 4시를 넘으며 산바람이 점점 차가워진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영하 13도였고, 오후 4시 기온이 영하 15도에 찬바람이 불었으니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였을 것이다.) 방한모자를 꾹 눌러쓰고, 안면 바람 가리개를 하고, 바람이 들어오는 틈을 막으며 최대한 보온을 유지하려 해도 추위를 이겨낼 수 없다. 걸음을 빨리 하여 자체 발열을 하는 수밖에 없다. 

 

추운 기온에 눈길이 꽁꽁 얼어서 밟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난다. 우정능선 길을 끝내고 우정고개 아래로 내려서니 차가운 칼바람이 약해진다. 그제야 체감온도가 상승한다. 기온은 그리 많은 차이가 나지 않을 텐데,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지 체험하게 되었다.

 

추위에 쫓겨 속도를 늦추지 않고 서둘러 마일리 국수당으로 내려오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점심시간 포함한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코스가 어렵지 않았지만, 거리가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지도상 산행 거리가 먼 경우에는 돌발변수에 대비하여 여유 있는 산행 계획을 세워야 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현리를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산행지 : 연인산 (경기 가평)

날짜 : 2009년 1월 11일

날씨 : 맑음 (강추위)

산행코스 : 마일리 국수당 - 우정 고개 - 우정능선 - 정상 - 대피소 - 우정능선 - 우정고개 - 마일리 국수당

산행시간 : 5시간 30분 (12: 20~17:50)

일 행 : 함께가자우리, 맑은물

교 통 : 자가용 이용


[포토 산행기]

[우정 고개 오르는 길]
[우정 고개에서 우정능선 오르는 길]
[연인산 우정능선에서 바라본 운악산]
[우정능선의 소나무]
[바람에 몸을 맡긴 겨울 눈]
[연인산 정상, 점 같은 것은 가평군에서 심은 주목]
[왼쪽 명지산과 그 뒤로 희미하게 보이는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
[2006년 여름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찾은 연인산 정상]
[왼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는 용추구곡]
[태양광을 이용한 안내방송 장치]
[연인산 정상 아래의 연인 산장]
[안쪽에는 따뜻한 난로가 있어 좋다]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등산객들의 작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연인 산장 팻말]

 

[뒤돌아 하산하는 길, 눈이 얼어서 꼬득꼬득 했다]

 

[여기도 날려와 쌓인 눈이 날카롭다]

 

[우정 고개에서 바라본 우정능선과 연인산]

 

[한겨울을 나는 법]

 

[해가 지고 있다. 얼음 위를 걷는 사람들]

 

[우리는 현 위치 -우정 고개 -우정봉 -연인산 코스로 올랐다 내려왔다]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귀목봉이고 오른쪽이 명지산이다. 그 사이로 한북정맥 국망봉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