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에 케이블카를? 오해가 있었던 녹색연합 산행(2010.3.27)

2010. 4. 1. 23:06북한산특집

지난 토요일(3월 27일)에 녹색연합 회원행사로 나비와 도봉산에 다녀왔다.

 

녹색연합 산행 1시간 전부터, '케이블카 없는 국립공원을 위한 서명' 캠페인에 참석하려고 갔지만, 공부 없이 갔더니 할 말이 없어 멀뚱멀뚱 서 있었다.

원래 나의 계획은 '올해는 북한산(국립공원)에는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북한산 케이블카 계획을 막고, 너무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북한산의 탐방 문제를 알리기 위해 뭔가를 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국립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진정성이 전해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행동에 옮기려면 용기도 필요하고, 공부하는 부지런함도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녹색연합에서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를 알리기위해 준비한 산행이어서, 이번에는 그냥 산행만 한다.

 

도봉산 입구에서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을 하다보니 일부 등산객들이 오해를 한다. 케이블카는 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동-영봉구간에 설치하려고 강북구청과 강북구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추진하고 있는데, 도봉산입구에서 캠페인을 하고, 도봉산 산행을 하며 케이블카 반대한다고 하니 오해할 만하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작은 소리로 말한다.

"도봉산에 케이블카 놔? 한심한 사람들.... (추진세력은) 어디 소속이야? 산은 걸어 다녀야지."

케이블카 설치를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는 얘기라서 좋기는 한데, 괜히 잘못된 정보를 퍼트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생긴다.

 

어쨌든 40여명의 녹색연합 회원, 활동가들, 녹색친구들(산악회) 사람들하고 11시부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목적지는 해발 448m 마당바위라 그리 서두를 것은 없다. 몇 년 전 겨울산행할 때는 온 산이 꽁꽁 얼어붙어서, 계곡에 대한 기억에 없는데, 이번에 보니 도봉산 계곡에도 제법 많은 물이 흐른다. 

며칠 전 느껴졌던 봄기운은 갑자기 찾아온 추운 날씨에 저 멀리 도망간것 같다. 산수유와 생강꽃이 보이지만, 손이 시러 울 정도로 날씨가 쌀쌀하다. 천축사를 지나고 제법 가파른 길을 20여분 올라가니 몸에 봄기운이 들어오는 것 같다. 오늘의 목적지 마당바위에서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점심을 먹는다. 잠시 앉아 있었더니, 몸에 들어왔던 봄기운이 다시 빠져나간다.

 

점심을 먹고, 녹색친구들 회원님의 진행으로 보물찾기, 모둠별 퀴즈 맞추기를 하니 어색했던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다. 산행은 조금 아쉽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 모둠 별로 갈라져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의 문제점을 등산객들에게 알리고, 반대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권유한다. 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서,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지지하는 분들이 많다.

준비해 간 케이블카 반대 유인물과 스티커를 나눠주고 흩어졌던 회원들이 탐방지원센터 입구에서 다시 만난다. 이걸로 산행이 끝인가 했는데, 지난가을 "이현우와 함께하는 케이블카 반대 북한산 산행"때 선보였던 오색찬란한(?) 카드섹션을 다시 한번 한다. 준비 없이 즉석에서 하는 카드섹션이라 미숙함이 있지만, 오히려 실수가 연발하는 게 더 인간적이고 재미있다.

행사를 끝낸 후 근처에서 가장 맛있다는 칼국수를 먹으며 막걸리를 마시니 차가웠던 몸과 마음이 풀린다.

 

한 번의 산행, 행사로 국립공원(자연공원)에 케이블카 설치를 막을 수는 없을것이다. 10년 가까이 공짜로 산행을 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산을, 산속의 풀과 나무들과 꽃과 곤충들에게 해로운 짓을 많이 한 죄를 용서받으려면 틈틈이 서명운동이든, 온라온 홍보든 행동에 좀 더 적극적이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산행지 : 도봉산 (서울, 경기 양주, 의정부)

날 짜 : 2010년 3월 27일

날 씨 : 흐림. 봄날치고는 매우 쌀쌀

산행코스 : 도봉산역 - 만남의 광장 - 대피소 - 천축사 - 마당바위 - 만남의 광장

산행시간 : 쉬엄쉬엄, 캠페인 5시간 (11: 10~ 16: 10 )

일 행 : 녹색연합 회원 30여 명, 활동가, 녹색친구들 포함 40여 명

교 통 : 전철 도봉산역 혹은 도봉산 입구까지 가는 버스 이용


[포토 산행기]

[도봉산 입구에서 국립공원(자연공원) 케이블카 반대 서명 활동 중]
[많은 분들이 기꺼이 서명에 동참해 주셨다]
[캠페인에 나선 자원봉사 학생들, 서명하는 시민들]
[용산구의원으로 출마 예정인 진보신당 녹색위원회  황혜원님, 당선 기원!!]
[녹색연합 회원들 산행 시작]
[더 이상 북한산을 훼손하지 말라~!  더. 이. 상!!]
[함께 모여  밥 먹는  시간]
[많이 추운 날씨에도, 캠페인에 동참 중인 녹색연합 회원들]
[춥지만 밝은 표정. 선한 목적에 자발적인 참여 ]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활동 중인 녹색연합 회원들]
[많은 분들이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의사를 표현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노 케이블카면 찬성이야? 반대야?  이러던데.. 다음부터는  NO 대신, 안돼! 싫어! 반대! 우리말로 해요]
[어설프지만 보는 재미가 있었던 카드섹션]
[카드섹션으로 마무리 짓는 중]
[산수유가 아직도 덜 피어 있어요. 주춤주춤 다가 오는 봄]
[도봉산 정상]
[뭘까요? 나무랍니다]
[박새, 안녕]
[사람에게 밥 달라고 휘익휘익 거리던 직박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