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6. 14:26ㆍ국내여행
초여름에 막 접어든 6월의 어느날, 경기도 연천의 명소 재인폭포를 찾았다.
서울을 벗어나 주변의 산과 논밭을 보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는 운전자에게 길 찾기는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사실 나에게는 찻길을 찾는 것보다는 차라리 등산지도를 보고 산길을 찾는것이 훨씬 쉬운 일이긴 하다.
서울에서 동부간선도로를 벗어나 의정부, 포천을 지나 한탄강 근처까지는 쉽게 갔지만, 재인폭포 가는 길을 못 찾아 두어번 헤매다가 재인폭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300미터 가량 떨어진 재인폭포를 직접 본 순간 그 아름다운 모습에 깜짝 놀랐다. 6월 갈수기라서 수량이 적었지만, 주상절리 계곡 속에 위치한 아담한 폭포가 만들어낸 옥빛 소(沼)에서 신비감이 느껴진다. 폭포를 놀이터 삼아 노는 할미새(?)의 재롱을 볼 수 있었던것은 순전히 함께 간 나비 덕분이다.
아직 더위가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폭포가 뿜어내는 시원한 물기운을 맞으며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재인폭포를 찾고나서 비로소 알게된 사실은 폭포 아래 1km 지점에 한탄강댐이 건설되고 있으며, 댐이 완공되어 한탄강 물을 가두면 아름다운 재인폭포는 물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철원의 고석정을 비롯하여 한탄강 현무암 협곡의 많은 절경들이 물속으로 사라지게 된 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연천(전곡) 주민들의 홍수 피해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겠지만, 1조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짓는 이 거대한 댐 하나로 해결될 일일까?
한탄강댐 건설사는 대림산업, 낙동강 상류의 내성천을 막아 댐을 건설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댐을 건설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이 있는 한 전국 곳곳에 댐 건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댐이 필요한가? 필요없는가?라는 합리적인 판단'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어떻게 댐 건설 논리를 만들어 내어 댐 건설사업을 계속하여 이익을 내고 자신들의 일자리를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할 뿐이다.
한탄강을 지키기 위한 연천, 동두천 주민들의 많은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무슨 근거로 건설사와 수공의 손을 들어주었을까?
아름다운 재인폭포, 6월 갈수기때도 아름다웠지만 7~8월에 수량이 풍부할 때 찾으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장마철에는 오히려 한탄강댐 건설을 위한 가물막이로 인해 재인폭포가 완전히 잠기고 그 아래 계곡은 진흙뻘이 된다고 한다. 수공과 연천군은 이제서야 책임공방을 하고 있고....
아름다운 자연유산을 보면 자연에 대한 경외, 아름다움, 몸과 마음의 정화를 느끼고 싶은데, 건설회사들의 약탈장이 되어버린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신음을 하고 있으니
마음은 무거워지고, 미래는 걱정되고, 토건족들에게는 화가 나고....어찌 자연을 이렇게나 망가뜨리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가 없다.
* 흐르는 강물을 가로 막은 한탄강 댐, 많은 문화재와 자연유산이 수몰 될 위기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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