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4. 27. 20:32ㆍ산행일기
일요일 아침, 산행을 하기로 한 또 늦잠이다. 서둘러 준비하고 집 근처 공원 주차장에 고개를 숙이고 나갔는데, 같이 갈 사람들은 의외로 반갑게 맞이해 준다. 오늘 참가하는 사람은 모두 4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조촐한 산행이 좋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안성으로 가서 지방도와 국도를 타고가다가 청룡저수지를 지나 서운산 아래에 도착했다. 산아래 주차장에는 생각보다 차들이 많은 것을 보니, 유명하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들에게는 인기있는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 안내판이 있는 마을에서 곧바로 오르면 청룡사로 오르는 길인데,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 사람들은 우리 밖에 없었다. 지도가 없어서 오른쪽 방향이 맞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고, 원점회귀 산행이 될 것 같아서 그 방향으로 계속 올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쪽으로 오르는 길은 금북정맥 상의 395m 봉으로 오르는 길이었다.)
작년에 다리를 다친 동네형이나, 오래 전 전기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한 형도 힘들지 않게 오를 정도로 산은 부드럽다. 산 초입부터 봄이 늦어서 아직 진달래도 피어었고, 개 복사꽃, 산벚꽃, 제비꽃, 민들레 등 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또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는 산은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신록으로 뒤덮여서, 산행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모두들 아침을 먹지 않아서, 30분 정도 오르다가 곧바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으로 김밥을 먹으면서 반주를 한잔씩 한다. 산에서 지나친 음주는 늘 경계해야 하지만, 오늘 같은 날씨에 가볍게 마시는 건 산행의 흥을 돋우는 것 같다. 힘들지 않게 능선에 올라, 금남정맥 마루금을 타고 서운산 정상으로 향한다.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능선 바로 아래 산 중턱에 작은 늪지대가 있는 것이 보인다. 서운산은 높지는 않지만, 육산이라서 물이 많다.
그렇게 힘든 구간 없이 헬기장에 도착하니, 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정상은 헬기장에서 200여 미터 떨어져 있다. 서운산에서 처음으로 바위를 본 것이 서운산 정상(574m)이다.
정상에 올랐다가, 청룡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데, 하산길이 여러 갈래인지 청룡사를 알리는 이정표가 여러 번 나온다. 결국 우리는 은적암을 거쳐 청룡사로 하산하였다. 하산길에 은적암을 지나면서는 작지만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고, 몇십 년은 되어 보이는 나무들이 보인다. 청룡사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규모가 크고, 보물 및 문화제도 많이 있었다.
정확하게 3시간 30분 만에 처음 지나쳤던 갈림길로 돌아온다. 길 옆 간이식당에서 전통 동동주로 산행을 마무리짓는다.
남사당패와 관련 있다는 바우덕이 묘를 잠깐 들르고 싶었지만, 교통체증을 우려해서 그냥 지나치고 안산으로 돌아왔다.
[산행 안내판이 아니라, 안성시 안내판을 보고 있습니다.]
[조팝나무 꽃인가? 헷갈려요~]
[민들레꽃처럼 살아야 한다. 무수한 발길에 짙밟힌대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지나치기 쉬운 제비꽃]
[봄이면 역시 진달래]
[뭐죠? 혹시 아시는 분 없나요?]
[조용한 은적암, 작은 약수터가 있다.]
[개복숭아 꽃, 어릴 때 개복숭아 정말 많이 먹었는데....]
[은적암→청룡사 내려가면서는 계곡을 따라가게 된다. 작은 폭포]
[애기나리]
[양지꽃인 듯...^^]
[노랑 각시붓꽃 혹은 금붓꽃?]
[봄날을 맞아 농사 준비가 한창이다. 농사... 밥상까지 돈벌이에 점령당하는 이 시대가 싫다.]]
[청룡사 대웅전 - 보물 8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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