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에서 가장 험한 육봉능선을 가다(2005.6.19)

2005. 6. 20. 18:56산행일기

가까운 곳에 있는 관악산은 왠지 정이 가지 않는 산이었다. 2002년 늦가을 무렵에 오른 이후로 꽤 오랫동안 관악산을 멀리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바위는 많은데 계곡에 물이 없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번잡함과 산에서도 들리는 도시소음 때문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오랜만에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가까운 관악산을 가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동네 운동장에 나가 축구를 하고, 산행 준비를 하여 집을 나선다. 축구와 산행, 모두를 할 수 있는 날이다. 정부청사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0분. '봄날'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곧이어 'if'형도 도착했다. 오늘 산행은 이렇게 3명이 전부이다. 조촐한 것이 좋다.
 
연주대 코스의 번잡함이 싫어 오늘은 육봉능선으로 올라 연주대를 거쳐 과천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전철역을 나와 보이는 것은 과천 정부청사의 행정복합도시 이전 반대에 관한 현수막이었다. 과천주민들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지만, 수도권에 집 한 채, 땅한평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입장에서는 수도권 과밀문제, 집값, 땅값 문제가 너무 심각해 보이기에 청사를 옮기는 건 찬성한다. 다만 급격한 도시 공동화에 따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리는 정부종합청사 단지를 지나 육봉능선 입구의 계곡으로 들어섰다. 며칠 동안 소나기가 오기는 했지만, 가뭄이라 계곡이 바짝 말라 있었다. 약 20분가량 계곡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니 문원폭포라는 마른 폭포가 보였다. 비가 내렸으면 꽤 시원했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문원폭포 위쪽에서 관악산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과 육봉능선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데, 우리는 계획대로 육봉능선길을 선택했다. 계곡을 떠나 능선에 오르자 과천 및 인덕원 일대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였다. 능선을 곧 아기자기한 암릉으로 바뀌었다. 육봉은 모두 6개의 바위 봉우리로 이어지는데, 위험한 곳은 모두 우회로가 있어서 악천후만 아니라면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런데 같이 간 '봄날'과 'if'형은 앞에 서서 우회로를 거치지 않고 뾰족한 봉우리를 모두 거쳐 오르니, 뒤에서 혼자 우회로로 갈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거친 암릉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오후 1시 50분, 육봉의 봉우리를 모두 넘다 보니 예상보다 늦게 육봉의 여섯 번째 봉우리 아래에 도착했다. 봉우리 아래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갈증이 타오르는 목은 가벼운 맥주로 적셨다. 곁들여 고추장에 찍어먹는 생배추의 맛도 일품이었다. 일단, 앉아서 쉬다 보니 낮은 길고, '시간도 남겠다' 우리는 돗자리 위에 누웠다가 모두 달콤한 낮잠을 즐겼다. 잠에서 깨어보니 오후 3시 30분이 다 되어간다. 연주대 가는 능선이 길게 느껴졌지만,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계획대로 연주대 방향으로 간다.
 
육봉정상에서 연주대 가는 길에 만난 암봉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오르락내리락거렸다. KBS 송신탑을 돌아서니 연주대가 저 멀리 보이고, 발아래는 연주암이 있다. 관악산 정상은 많이 가봤으니 우리는 연주암을 거쳐 바로 과천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연주암 마루에는 등산객들이 나른한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연주암에서 과천으로 내려가는 계곡도 가뭄에 모두 말라 있다. 매표소를 앞두고 맑은 물이 조금 흐르는 곳에 내려가 끈적이는 땀을 닦고, 짧게나마 물장난을 치며 더위를 날려 보낸다.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다 보니,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늦은 6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전철로 사당으로 넘어가 가볍게 뒤풀이를 하고 안산집으로 돌아왔다.
 


산 행 지 : 관악산 (서울, 경기 과천) 
날   짜 : 2005년 6월 19일
날   씨  : 구름 조금 --> 맑음
산행시간 : 6시간 30분 (11시 30분~6시, 휴식시간, 식사시간 포함)
산행코스 : 육봉능선-주능선-연주암갈림길-과천
산행인원 : 3명 (봄날, If, 맑은물)
교통편    : 지하철 4호선 이용


[포토 산행기]
 


[다리를 건너는것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오늘 오를 육봉능선이다. 바위로만 이루어진 암릉이다]

 


[아기자기하던 암릉이 가팔라지는 1봉]

 


[여기도 1봉인가? 아무튼 가파르다]
 


[코끼리를 닮은 봉우리가 있는 3봉]
 

 
 
 
 
 
 
 
 
 
 
 
 
[가장 험하고 위험했던 3봉]
 


[4봉이나 5봉쯤. 멀리 국기가 있는 봉우리가 육봉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담백한 배추잎이 별미였다.]

 


[안양유원지 계곡에서 오르는길에 있는 불성사]

 


[촛대바위, 어떤 이는 장군바위라고도 했다]

 


[뭐라고 이름 지을까? 불꽃바위? 버섯바위?]

 


[저녁햇살이 눈부신 관악산 계곡]

 


[육봉에서 바라본 관악산 능선, 삼성산도 보이고...//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