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7. 18. 18:50ㆍ산행일기
지난 일요일(7.17)에는 남양주에 있는 주금(鑄錦)산을 찾았다.
포천 일동을 갈때 내촌읍 뒤로 오른쪽에 보이는 베어스타운 스키장을 감싸 안고 있는 산이 주금산이다.
(09:30)카페회원 "봄날"과 회사 후배 "형광등"과 청량리역에서 만나 주금산 입구, 비금리까지 운행하는 330-1번을 탄다.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경춘국도는 많은 차들로 붐볐다. 마석을 지난 버스는 수동천을 따라 달리다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옆을 따라가더니, 몽골문화촌 입구에서 우리를 내려놓는다.
(11:20)가게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고, 몽골문화촌 입구를 지나 승마장 입구 옆으로 흐르는 비금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계곡 초입에 땅을 이리저리 파헤쳐놓으며 큰집을 짓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지 않다. 현실적으로 개발을 인정한다고 해도, 규제할 것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사장을 지나 계곡에 들어서면서 부터 비금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이 시작되었다. 장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시원스러운 물이 흐르는 비금계곡은 곳곳에 폭포와 소, 너럭바위가 이어졌다. 우리는 딱딱한 시멘트 포장길 대신,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일종의 트레킹이다.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12:30)주금산 남쪽 능선을 오르는 제2코스와 가평 불기리에서 오르는 능선과 만나는 제1코스 중에서 제1코스 방향을 선택하니, 계곡은 점점 좁아지더니 이내 능선길에 도착했다. 비가 내려서 능선은 안개가 자욱하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인지, 갑자기 무리해서인지 오르막을 길을 오를 때에는 왼쪽 발목에 통증이 느껴진다. 날씨 탓에 주변 조망은 좋지 않지만, 안개 자욱한 숲길을 걷는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13:25)드디어 주금산 주능선이다. 제2코스와 만나는 길이다.
안개때문에 조망을 포기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위험 표지판이 있는 첫 번째 전망대에 올라 점심을 먹기로 했다. 봄날이 밥 3인분과 반찬을 싸와서 맛있게 먹는데, 다 먹을 무렵 빗방울이 또 떨어지기 시작한다. 반주로 더덕 막걸리 한잔씩을 돌려 마시는데, 맛이 기가 막히다. 누군가 "주금산을 거꾸로 하면 '금주산' 혹은 '산금주'이니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니냐?"라고 한다. 음주산행으로 실족사고가 많다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14:00)좀 전과는 달리 빗방울이 제법 굵은 빗방울이 거세게 쏟아진다. 비옷을 준비하지 못한 '봄날'과 '형광등'은 우산도 포기하고 내리는 비를 그대로 맞았다.
정상에 도착하여 다른 것 신경 쓸 겨를 없이 정상석 앞에서 돌아가며 사진을 찍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독바위를 지나 내촌으로 하산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독바위 구간은 길이 험한데다가 비까지 내려 무척이나 위험했지만, 시간은 아직 여유가 많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조심조심 내려갔다.
독바위를 지나 내촌으로 내려가는 길은 등산로가 희미한 것으로 봐서 원래 등산객이 적은 길인 것 같았다. 그 덕분에(?) 수 십 년 된 단풍나무숲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잣나무 숲을 지나니 마을이 보였다. 내4리 마을회관 옆으로 내려온 것이다. 비와 땀이 범벅이 되어서 계곡을 만나면 씻고 싶었는데, 마을을 지나는 능골 계곡은 많이 오염되어 있어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다. 비가 와서 꽉 막힌 시야에 이어 또 한 번 아쉬움을 느꼈다.
(16:10)내4리 마을회관에서 내촌초등학교를 지나 내촌면사무소까지는 25분을 걸어 나오니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경기도 7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에서 1차 뒤풀이, 범계역에서 2차 뒤풀이로 조금 남아있던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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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 지 : 주금산 (해발 815미터, 경기 남양주, 포천)
산행날짜 : 2005년 7월 17일
산행인원 : 3명 (남성)
산행코스 : 몽골문화촌-비금계곡-국기대갈림길-비금산정상-국기대갈림길-능선(서쪽)-내촌
산행시간 : 4시간 30분(11:20~15:50)
날 씨 : 비
교통 : 청량리역에서 남양주 비금리(330-1 좌석), 포천 내촌에서 청량리역(7번 시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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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도 물속으로 뛰어 들어가고 싶었다. 선녀는 어디에? ^^]
[계곡을 떠나 능선으로.....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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