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깊은 한북정맥 청계산(2005.7.24)

2005. 8. 3. 23:42산행일기

더불어한길 회원 '함께가자우리'가 금요일(7월 22일)부터 한북정맥 종주에 나섰는데, 일요일 낮에 청계산 근처에서 만나 비상식량과 간식꺼리를 전해주기로 했다.

혼자 가는것이 심심할 것 같아서 회사 사람들 4명과 함께 청계산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포천 일동의 청계산을 가면서 얘기하다보니 4명 중 3명은 서울의 청계산으로 알고 있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찾는 청계산은 서울의 청계산이니 그럴 법도 하다.

 

날씨가 흐렸는데도 47번 국도는 휴일 나드리 차량으로 북적였다.

일동에서는 청계산 아래로 들어가는 길을 알지 못해 조금 헤메이는등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청계저수지는 푸른 기운에 싸여 있었고, 청계산에서 내려오는 계곡에는 피서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계곡옆으로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했는데, 시멘트 길이 끝나고 계곡에 들어설 무렵 길이 보이지 않았다. 산행 경험이 적은 회사 사람들은 어떡하냐며 걱정했지만, 나는 전혀 엉뚱하게 점심이나 먹자고 했다.

 

산행경험이 많은(?) 나를 믿고 온 사람들인데,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계곡가에서 점심을 먹고, 차가운 맥주를 한잔씩 돌려마시고 나서 계곡을 따라 다시 산행을 시작하다가 오른쪽으로 계곡을 벗어나니 길마고개로 오르는 길이 보였다. 조금 더 올라가면 '전문산악인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보이는데, 그쪽은 길마봉을 오르는 길이다.

 

청계산은 淸溪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산이었다. 짙은 숲이 우거져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숲으로 가려져있어 시원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실, 청계는 옛날에는 닭장을 마구간에 짓는다는 의미였는데, 청계(靑鷄)에서 맑은 시내를 의미하는 淸溪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비교적 높은 위치까지 이어진 계곡을 뒤로하고 참나무 숲을 지나니 길마고개가 나타났다. 길마고개에는 40~50대의 산행객들이 쉬고 있었다. 그분들은 청계산을 지나 길마봉을 가는 길이라고 했다. 길마고개에서 청계산 정상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상당히 가팔랐다. 다행히, 햇빛이 뜨겁지 않아  땀을 흘리다 보니 정상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봉우리를 거쳐 드디어 청계산 정상에 도착했다.

 

청계산 정상에는 수백마리의 잠자리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귀목봉 쪽에서 바라본 청계산은 그저 밋밋한 한북정맥에 솟아오른 뾰족한 봉우리에 지나지 않는데, 직접 정상에 올라 보니 훨씬 험하고 깊은 산이었다. 정상에서 집에서 얼려온 맥주 맛은 청계산 시원함에 상쾌함을 더해주었다.

아쉬운 것은 옅은 안개때문에 굽이치는 한북정맥과 명지산, 연인산 능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늘에 검은 먹구름이 심상치 않아서 하산을 서둘렀다. 올라올 때와 달리 정상 아래에서 청계저수지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하산길은 짧은 대신 가파른 길이 이어졌다. 먹구름은 점점 솟구치고 천둥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한참을 내려왔을 때, 그냥 청계산을 떠나면 아쉬울 것 같아서 아무도 없는 계곡물에 들어가니 온몸이 시렸다. 끈적끈적한 땀을 씻어내리 산행의 피로가 모두 풀리는 것 같다. 

 

옷을 입고 출발하려는데, 후두둑 쏟아지는 소나기!

물불 가릴것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등에서는 다시 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풀쐐기에 쏘인 허벅지를 돌볼 시간도 없었다. 10분 정도 달려 내려가니 시멘트 길이 나왔고, 빗방울도 조금 가늘어졌다.

잠시 후 먼저 내려간 3명과 만났는데, 다행히 그 사람들은 비를 조금 밖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더욱 푸르게 보이는 청계저수지를 뒤로하고, 소나기로 시원해진 도로를 달려 안산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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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청계산 (경기도 포천 일동)

산행날짜 : 2005년 7월 24일

산행인원 :5명(만사마, 영부인, 형광등, 유격, 맑은물)

날씨  : 흐림-소나기

산행시간 : 3시간 50분

산행코스 : 청계저수지 -  청계계곡 - 한북정맥 갈림길 - 정상 - 청계저수지

교  통  : 승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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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길이 보이지 않아 점심을 먹으며 여유를 찾다]

 


[정상-청계산 정상, 위험지구는 길매봉 오르는 길]

 


[청계산 계곡의 아담한 폭포]

 


[계곡물은 맑은 물이기도 하고, 푸르른 물이기도 하다]

 


[길매봉 오르는 길, 자연생태보전 지역답게 숲이 잘 보존되어있다]

 

 


[길매고개에서 휴식을...]

 


[..]

 


[길매재에서 청계산 정상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드디어 해발 849미터의 청계산 정상]

 


[하산길 역시 숲이 우거졌다. 소나기를 만남]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과 길마재 오르는 길의 갈림길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