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우산 산행 (2003년 3월16일)

2003. 7. 18. 19:19전국산행일기

토요일 밤, 아니 일요일 새벽까지 마신 술이 깨지 않았는지, 잠이 깨지 않았는지, 몽롱한 상태에서 집을 나선다.
밖에는 봄비가 오고 있지만, 다행히 추운 날씨는 아니다.
4호선을 타고 한 시간 여를 졸며 상계역에 도착해 함께 산행할 친구들을 찾아보니 근처 김밥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있다. 김밥 집에서 짧은 토론이 시작됐다. 몇몇 회원이 비도 오는데 그냥 실내 놀이공원이나 가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한 모임에서 이 정도 이슬비에 산행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산행을 포기하는 일이 어디 한두번 이겠는가?

다행히(?) 산에 가자는 의견이 더 많아서 산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암사 방향으로 산을 오른다.
한 30분가량 갔을때, 일행 중 한 사람은 배가 아프다고 내려가겠다고 한다. 같이 산행하는것은 처음인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서 뒤풀이 때 보기로 하고 일단 내려보냈다.

불암산은 바위가 많은 산이다. 곳곳이 너른 바위, 큰 바위길이었지만 다행히 미끄럽지는 않았다. 낮은 경사였지만, 바위산행을 한다는것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비는 조금씩 계속해서 내렸고, 정상이 가까워오니 안개인지 구름인지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정상 능선에서 북동쪽은 아직 얼음과 눈이 쌓여있었고, 찬바람이 불어왔다.

정상에 도착해서 밥 먹을 곳을 찾다가 결국은 그냥 나무 아래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커다란 코펠을 꺼내고, 각자 싸온 도시락을 모아 볶은 김치, 참치, 나물, 고추장, 참기름 등을 넣어 밥을 비볐다. 허기가 졌던 사람들은 내리는 비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밥에만 정신이 팔렸다. 겨울 동안 먹지 못했던 비빔밥을 오랜만에 먹으니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밥을 먹고, 녹차를 마시고는 처음 계획했던 덕능 고개 쪽 산행은 포기하고, 천보사(경수암/현대아파트) 쪽으로 하산 길을 잡았다. 하산 길에 보니 나무에 맺힌 빗방울이 참 예쁘다. 조만간 새파란 싹을 튀우겠지만, 아직 갈색 잎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도 예뻣다.

하산길은 한 두 곳 험한 곳이 있긴 했지만, 오를 때와 마찬가지로 너른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맛이 좋았다. 폭포 약수터에서 비를 피하며 암릉 구간에서는 참은 백세주를 한잔씩 돌려마시고, 천보사를 지나 경수암 쪽으로 내려갔다. 도시 근처 계곡에 아직 녹지 않은 얼음이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산행은 3시간 20분 만에 끝이 났지만, 비가 오는데 같이 산행한 사람들에게서 한층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산행지 : 불암산 (서울, 경기 남양주)

날 짜 : 2003년 3월 

날 씨 : 이슬비

등산 코스 : 상계역 - 정암사 - 불암산 정상 - 천보사 - 상계역

시 간 : 3시간

일 행 : 이프, 오직한길, 하나사랑, 산바람, 포비, **, 호옹, **

교 통 : 4호선 상계역 이용


 

오늘의 컨셉, 우산 산행
우산 산행 2
우산은 장식 품?
우산파와 비우산파
안개 산행 추가요
이쁨 발산 산행
목숨이 여러 개? 삑~ 위험 금지!
결국 이런 사태가
불암산 정상
불암산 정상
불암산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