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 그리고 바라산(2005.10.23)

2005. 10. 27. 19:59산행일기

근래에 회사에 일이 많았다.

제조업체에서 일이 많은 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회사에 일은 많은데, 중소기업에서 일할 사람이 적다. 

주 44시간 일하라는 근로기준법이 있지만, 사장들은 추가 근무를 시킬 수 있는 조항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법보다는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는데, 요즘은 '법보다는 돈이 가깝다'라는 말로 바뀌어야 할 판이다.

 

일주일만에 맞이하는 일요일인데, 한참의 시간이 흘러간 듯 멍한 기분이다. 지난 일주일은 출근-야근-퇴근-잠-출근-야근-퇴근-잠의 연속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파란 하늘을 보고 나서야,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 근처 산에 가리고 하고, 몇몇 친구들에게 '의왕 바라산 산행' 긴급 문자를 보냈는데, 3명의 친구들이 응해주었다.

인덕원역에서 은빛날개, 먼 발치에서, 함께가자우리를 만나고, 시내버스로 백운호수 옆에 내렸다. 이제 10월 말인데, 벌써 서리가 내렸는지, 풀잎들이 검게 시들고 있다.

 

백운산을 오를때 몇 번 올랐던 고분재 골짜기 길을 따라 오른다. 이리 오르다가 고분재에서 왼쪽(북쪽)으로 가면 바라산, 오른쪽으로 가면 백운산이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때문인지, 3주 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숲 속 공기가 폐 속까지 차갑게 해 주며, 정화되는 느낌이다. 산 아래쪽 나무들은 아직 초록이지만, 산 중턱을 지나고부터는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고 있다.

 

백운호수 옆마을을 출발한 지 1시간여 만에 바라산 정상에 도착한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백운호수를 내려다보는 풍경은 일품이고, 모락산, 수리산, 관악산, 청계산은 물론 저 멀리 삼각산이 눈에 들어온다. 청계산 너머 성남 하늘을 어지럽히는 에어쇼의 소음과 제트 구름은 산에서는 공해로 느껴진다. 

햇볕은 들고, 바람은 불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밥과 사과를 먹고 간단한 음주를 한다. 아침에 양재동에서 청계산으로 출발한 산행팀이 지나친다. 언젠가, 나도 양재동에서 수원까지 이어지는 청계산-국사봉-바라산-백운봉-광교산 산행을 하고 싶다.

 

바라산재를 거쳐 하산하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산재까지 가파른 구간은 올라올 때는 힘들겠지만, 내려갈 때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다.

정상에서 40여분만에 마을에 도착했는데, 마침 공터에 활짝 핀 억새가 하늘거리며 손짓을 하고 있다. 가을 분위기를 내며 사진을 찍다가 마을(대부분 음식점, 카페)을 지나 산행을 시작했던 백운호수 옆으로 돌아왔다. 오르는데 1시간, 정상에서 40여분, 내려오는데 1시간이 걸렸는데, 40분을 기다려 인덕원역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평촌에 있는 '먼 발치에서'집에서 맛있는 고기를 안주삼아, 백세주, 가시오가피주, 매실주, 천국 등 온갖 약주로 뒤풀이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 맞이한 일요일을 알차게 보낸 것 같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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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바라산(의왕, 428m)

날짜    : 2005년 10월23일

산행시간 : 3시간

산행코스 : 백운호수 - 고분재 - 바라산 - 백운호수

산행인원 : 맑은물, 먼발치에서, 은빛날개, 희망에반하여

날씨       : 맑음

교통       : 전철 4호선 + 마을버스(인덕원역에서 매시 35분, 50분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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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산 아래 마을]

 

[어느새 가을]

 

[밤에 서리가 내렸나 보다]

 

[겨울 되면 잠자리는 어디로?]

 

[작은 폭포]

 

[뭘까?]

 

[노랗게 물든 나무]

 

[그런데도 쓰레기가 많았다 -_-;]

 

[살은 자와 죽은 자]

 

[백운호수]

[바라산재로 내려가는 길]

 

[억새 & 바라산]

 

[바라산재에서 하산하는 길]

 

[억새밭을 만나다]

 

[억새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지갯빛이 잘못 들어왔지만, 독특하네]

 

[억새밭을 떠나는 사람들]

 

[억새 & 바라산]

 

[농가 담아내 핀 꽃]

 

[도리깨질하는 사람]

 

[각양각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