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암봉도 진달래 명산?(2006.4.15)

2006. 4. 21. 13:08산행일기

2년 전 오늘, 제17대 총선에서 진보당사건 이후 사라진 진보정당이 43년 만에 민주노동당이라는 이름으로 의회에 진출하게 되었다. 2년 동안 의석 수 9명의 작은 정당 민주노동당이 포부와 달리 세상을 크게 바꾼 것은 없지만, 의회에서 노동자, 서민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훗날 커다란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는 나같은 노동자의 삶은, 정치가 조금 바뀐다 해도 이윤추구에 혈안이 된 이 자본주의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크게 바뀔 수 없을 것 같다. 주 5일제 시대라고 불리는데, 토요일 출근해서 수당 없이 오후 4시까지 일을 해야만 했다. 답답한 마음에 퇴근하자마자 안산 외곽의 수암봉을 찾았다.

 

주중에는 집과 회사만 왔다 갔다 하니 계절의 변화를 크게 실감할 수 없었는데, 도시 외곽으로 나오니 벌써 나뭇잎도 새파랗게 돋아나고 있다. 수암봉 주차장에서 그나마 험한 구간이 포함되어 있는 왼쪽길(산불감시탑 코스?)을 따라 오른다.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라 등산객이 그리 많지는 않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진달래가 중간쯤 올라오니 등산로 옆은 물론, 바위틈과 절벽사이에도 무리 지어 피어 있었는데, 진달래의 분홍빛이 참 맑고 화사하다.

 

산행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진달래꽃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으면서 천천히 산행을 한다. 가끔 어디선가 들려오는 새의 노래소리도 반갑도, 하다못해 하루살이류의 날벌레도 진달래만큼이나 반갑다. 자연은 거짓말없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암릉구간을 지나 정상에 오르니, 몇몇 사람들이 토요일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정상에서 까지 아이스크림과 음료수를 팔고 있는 상인들이 있었는데, 사실 그들을 대하는 생각은 복잡하기만 하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불쾌하고 자연이 더럽혀지는 것도 맞는 얘기겠지만, 수암봉(수리산)의 환경문제는 군부대, 폭발물처리장, 외곽순환고속도로 터널등의 문제, 그리고 주말에는 산에서 휴식을 하고 주중에 일터로 돌아와 더 열심히 일하기를 강요하는 이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나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으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된다면 굳이 산을 찾아서 그 스트레스를 자연에게 배설할 이유가 줄어들지 않을까?

 

정상에서 30분정도 쉬면서 어느 길로 하산할지 고민하다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북쪽능선의 소나무 쉼터 방향을 선택했다. 짧은 암봉을 내려서니 소나무 쉼터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산행길이 이어졌다. 계속 진행하면 시흥(목감) 쪽으로 이어질 것 같은데, 해가 이미 지고 있어 안산관아터 방향으로 내려간다.

조용한 산속에서 뭔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니 커다란 장끼 한마리가 보인다. 녀석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봄은 야생조류들이 짝짓기 하는 계절이라 그런지 머리와 꼬리장식이 유난히 더 멋있어 보인다.

 

안산 관아터로 내려가는 산길은 외곽순환고속도로 수암터널 바로 윗쪽을 지나게 되는데, 소음이 대략 80dB는 넘을 듯하다. 시끄러운 소리가 싫어 그 구간을 빨리 지나 산책로 같은 길을 따라 도착한 곳은 안산 관아터였다. 조만간 문화재 시설을 복구할 듯한데, 지역주민들과 마찰이 있는지 곳곳에 건축규제를 반대하는 현수막에 붙어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홀로 산행을했더니 기분이 좋다. 산을 오르기 전 쌓여있던 무거운 마음을 암봉에게 넘겨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산은 받아주고 치료해 준다.  


산 행 지 : 수암봉(안산)

날   짜   : 2006년 4월15일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 수암동 주차장-암릉길-정상-소나무쉼터-관아터-주차장

산행시간 : 2시간(17:20~19:20)

일   행    : 없음(단독산행)

교   통    : 버스이용 (안산-영등포행)    


 [우선 봄을 맞이하여 머리를 내밀고 있는 새싹부터 보세요]

 

 

 

 

[이젠 진달래입니다. 진달래 사진에 굳이 설명을 붙일 필요가 없겠죠? ^^]

 

 

 

 

 

 

 

 

 

 

 

 

 

 

 

 

 

 

 

[진달래를 계속 보다가 필자를 보니 진달래로 보이죠? ㅋㅋ ]

 

[수암봉-소나무쉼터-하산길로 이어지는 진달래 계속됩니다.]

 

 

 

 

 

[산행의 시작과 끝은 이곳 안산시 수암동에서...]

 

[보너스로 이름 모를 야생화입니다. 애기나리?]

 

[무슨 현호색?]

 

[어떤 벚꽃?]

 

[제비꽃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죠?]

 

 

 


[수암봉 정상에서 본 관악산-삼성산]

 

 

 

 

 

 

[수리산 주 능선입니다.]

 

[수암봉 정상에서 본 수리산 능선→관악산→서울(서남쪽)→광명, 시흥→외곽순환고속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