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천국, 천마산을 찾다 (2004.04.25)

2004. 5. 24. 20:22전국산행일기

 

봄이 왔건만 한동안 산행을 못했다.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와 4월 초 국회의원 선거가 이어졌고, 선거가 끝난 다음 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더불어한길 친구 오직한길의 결혼식도 있었다.

 

오랜만에 산을가게 되어서 며칠 전부터 가슴이 설레었다. 게다가, 1년 중 4월 말, 5월 초는 산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 아니던가? 봄이면 찾아오는 신록에서는 짙은 녹음이나 울긋불긋한 단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산뜻함, 상쾌함,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 산행 계획은 한북정맥상의 포천 청계산을 가려고 했는데, 5월 중순까지 입산금지란다. 우여곡절 끝에 입산이 허용된 남양주의 천마산을 찾았다. 산허리에 스키장이 생긴뒤로 산행의 맛이 많이 떨어졌다고 했지만, 남양주를 지나면서 한 번쯤 오르고 싶었다. 

청량리에서 남양주 평내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렸다.(40분 소요) 평내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신도시가 건설되면 천마산 오는 교통은 더 편리해지겠지만, 천마산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아파트 공사 현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경춘선 철다리 밑을 지나, 동문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목조건물이 있다. 이를 뒤로하고 숲길을 들어서니 매표소가 있다. 입장료가 천 몇백 원이었던 것 같다. 산행초입부터 예사롭지 않다. 졸졸 시냇물, 연두색 신록, 따사로운 햇살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서울근교의 다른산처럼 처음에는 시멘트 포장길이다. 우리는 시멘트길을 벗어나 계곡길로 들어섰다. 계곡길은 금세 끝나지만, 울창한 낙엽송 숲이 나타난다. 그리고 나타난 곳은 천마의집 입구이다. 예전에 청소년수련관이었다는데 지금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천마의집 입구를 돌아 올라서니 시멘트길은 끝이 나고 푹신한 흙길이 나타나다. 등산화를 신고 있지만, 오랜만에 밝아보는 흙이다. 능선을 따라 오르니 조금씩 시야가 넓어진다. 바로 앞에는 갖은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야생화, 신록, 암릉, 주변조망을 보느라 힘이 든 줄 모르겠다. 버스종점을 떠난지 3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했다.(12시 45분) 

남쪽으로는 운길산-예봉산, 검단산, 서쪽으로는 불암산-수락산, 북한산-도봉산, 북쪽으로는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축령산, 운악산-명지산, 그리고 화악산이 어렴풋하게 보인다. 동쪽으로 펼쳐진 산들은 이름을 모르겠다.

 

정상에서 따뜻한 봄기운에 취하고, 가벼운 술 한잔에 취한다. 산행시간에 여유가 있어 한숨 자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참을 쉬다가 2시가 되어서야, 든든한 배에 흡족해하며 남쪽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요 며칠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방화선이 구축된 능선에는 먼지가 푹석푹석하다. 차라리 방화선이 없다면 훨씬 예뻤을 하산길이 아쉽기만 하다. 1시간 가까이 내려오다가 마석 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가다 보니 구름다리가 있다. 대둔산 구름다리보다는 작지만, 알려지지 않은 천마산의 명물인 듯하다. 

 

직골로 내려오니 4시 5분 전이다. 마석까지 걸어가 서울로 들어가는 버스를 탄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천마산이었지만, 야생화, 신록, 암릉, 조망등 뜻밖의 즐거움을 얻은 산행이었다.


산행지 : 천마산 (경기 남양주)

날 짜 : 2004년 4월 25일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 평내 - 수련원고개 - 정상 - 직골 

산행시간 :  6시간 25분 (09:30 ~ 15:55)

일 행 : 더불어한길 (if, 지요, 하나사랑, 맑은물, sunny) 

교 통 : 버스 (청량리 - 평내, 마석-청량리)


천마산 가는 길
천마산 오르는 길
천마산에 봄이 오고
천마산 정상을 배경으로.
천마산 오르는 길
천마산 정상에서 조망
천마산에서 동쪽 조망
천마산에서 서쪽으로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그 앞으로 불암산, 수락산도 보인다.
천마산에서 북쪽 방향, 철마지맥
천마산 남쪽, 평내
어느새 초록 세상
하산 후, 출렁다리 지나는 필자.

 

 

#천마산의 봄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

 

천마산, 야생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