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5. 10. 13:04ㆍ산행일기
운길산은 몰라도, 수종사는 안다?!
많은 분들이 그럴 것입니다. 수종사는 TV에 몇 번 소개 됐고, 각종 여행 관련정보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수종사가 바로 운길산 중턱에 있습니다.
3월 1일, 아침 10시에 청량리역에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간단히, 김밥을 두어줄 산다음, 양수리 가는 166번 시내버스를 타고, 양수리 다리를 건너기 전 삼거리에 내렸습니다. 운길산 입구까지 운행하는 마을버스가 있지만, 한 시간에 한대꼴로 있어 택시를 탔습니다. 5분여 만에 송촌리 운길산 입구에 도착하였는데, 이른 봄을 맞이하여 등산객들이 많습니다.
운길산은 다른 산들과 달리 몸을 풀 여유도 주지 않고 바로 가파른 길이 시작됩니다. 수종사까지 시멘트 포장길이라서 험한 길은 아니지만, 경사가 급한 데다가 시멘트길을 걸을 때면 산행의 맛이 떨어지는 것까지 포함해서 처음에는 의외로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른 봄의 햇살이 포근합니다.
조금씩 오를수록 다가오는 양수리, 팔당호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주차장을 출발한지 1시 만에 수종사에 도착했습니다.
수종사는 명성대로 인상이 깊었습니다.
수종사 앞마당에서 보면 팔당호와 양수리 쪽 풍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습니다. 500년 넘은 은행나무도 한쪽을 지키고 있습니다. 무료로 차를 주는 곳도 있었는데,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에 들르지는 못했습니다.
수종사를 뒤로하고 운길산 정상을 향했습니다.
수종사에서 운길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흙길이라서 주차장에서 수종사까지의 길보다 오히려 더 편했습니다. 정상에 조금 못 미쳐 청량리 김밥으로 배고픔을 달래 봅니다. 이제 힘을 내어 정상에 오르려 했더니, 점심 먹은 바로 옆이 운길산 정상이었습니다.
정상에서는 남쪽 골짜기 맞은편의 예봉산과 하남의 검단산이 선명하고, 북한산-도봉산은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북쪽으로도 높은 산이 보였지만, 어딘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정상을 지나 이제 능선을 따라 도곡리 방향으로 가면 됩니다. 올라올 때는 날씨가 따뜻했는데, 능
선길을 넘어서니 날씨가 싸늘해집니다. 특별히 능선이 더 추운 것은 아니었고, 오후부터 꽃샘추위가 찾아온다고 했던 일기예보가 있었습니다. 아직 초록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신갈나무, 굴참나무가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정상에서 예봉산 등산길과 도곡리 쪽에서 합쳐지는 곳까지 가려면, 작은 봉우리를 여럿 넘어야 합니다. 생각보다 힘든 길이었지만, 시원한 약수터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세재고개를 지나고부터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라 쉽게 하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 2월에 예봉산을 산행을 할 때 올랐던 길입니다.
산행이 거의 끝날 무렵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바람결에 실려오더니, 동동주를 파는 곳이 나타났습니다. 친구 3명은 맘이 맞아서 파전에 시원한 동동주를 몇 잔씩 마셨는데, 동동주가 꿀 맛이었습니다.
도곡리에서 덕소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나와 덕소에서 동서울 가는 좌석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특징이 없을 것 같고, 재미없을 것 같은 산이라도 실제 산행을 해보면 참 다양한 모습을 보게 되고, 생각할 거리를 안겨줍니다. 세상 사는 것이 직접 해보며 깨 닫고, 생각하고, 발전해 나가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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