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덜 깨고 오른 수리산(2004.5.15)

2004. 5. 31. 20:00산행일기

요즘은 산행 다음날도 왠만해서는 잘 안땡기는데 오늘은 많이 땡기더라구요.
특히, 왼쪽 종아리가 땡기는데 원인이 무얼까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수리산은 이번 산행 전까지 3번 올랐습니다.
첫 수리산 산행은 2001년8월이었는데, 처음이라 산행입구 찾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두번째는 2002년9월 비가오는날 올랐습니다.

세번째는 2003년 2월 해빙기 산행이었습니다

세번의 산행동안 출발(안양 창박골)-정상(태을봉)-도착(산본)은 같았지만, 산에서는 모두 다른 길을 갔습니다.
낮은 산이라고 얕잡아봐서 그런지, 이상한 징크스가 있더군요.

 

아무튼, 5월16일 4번째로 수리산을 찾았습니다.
전날, 수리산역앞에 신혼집을 차린 친구집에 집뜰이겸 해서 하룻밤 자고, 수리산역을 출발한 시간은 대략 11시40~50분입니다.

이번에도 입구에서부터 헤매고 말았습니다. 아파트 놀이터 뒷길로 난 수로를 따라 올라가, 철조망 개구멍을 통과하고, 공동묘지를 지나서야 겨우 제대로 된 길을 찾았습니다.

                               

5월중순에 맞게 주위는 이미 초록 나뭇잎으로 덮여 있어서 출발할때 기분은 상쾌했습니다.

산행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넓어서 산행길이라기 보다는 산책길에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산책길에 보답하듯, 힘든 산행보다는 휴식이 있는 산행, 개그가 있는 산행을 하였습니다. 처음의 목표지점은 용진사, 그렇게 많이 쉬었는데도 더 쉬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보조를 맞추며 한참을 걸려 용진사로 내려가는 쉼터까지 왔습니다.

1시간30분을 산행을 했는데, 주위에 보이는것은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수리산역에서 부터 출발한 산행은, 위로 오르기보다는 완만한 산책길을 계속 걸었던 것입니다.

 

몇몇 사람들이 아직도 용진사를 가야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용진사로 내려가면 2시면 산행이 끝나게 됩니다. 태연한척 막걸리 카드를 꺼내어 들었습니다. 힘든데, 막걸리 한잔하고 올라가자고 분위기를 띄우고 조껍데기 막걸리를 돌려마시는데, 맛과 향이 참 독특한게 좋았습니다.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올라가고, 그 기분에 슬기봉 오르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르려는 봉우리는 수리산의 양대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슬기봉이었지만, 정상에는 군사시설(?)이 있어 오르지 못하고 옆의 봉우리에 올라야 합니다.

이제서야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되었고, 중간중간 시원한 바람도 불어오고, 조망이 좋은곳에서 쉬어가며 정상을 향해 천천히 올랐습니다. 정상아래에서는 역시나 군사시설때문에 우회를 하고 옆봉우리에 올랐는데, 거기를 정상으로 생각하고 삶은계란 10,000어치(^^;;)를 사서 나눠먹었습니다. 

 

태을봉이 지척이었지만, 오늘의 더불어한길 상태로는 무리였기 때문에 태을봉과 수암봉, 창박골 사진만 몇장 찍는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일행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한동안 계단이 계속 되었지만, 높지 않은 산이라 부담되는 계단은 아니었습니다. 하산길에 평상이 있는 곳에서 15분이나 쉬고, 약수터에서 쉬고, 운동시설이 있으면 쉬면서 최대한 하산시간을 늦출려고 했지만50분만에 용진사로 올라가는 시멘트길에 도착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와 배가 고팠지만, 더 맛있는것을 먹기위해 산본역까지 걸어가 보리밥을 쓱쓱 비벼먹고, 수제비를 떠먹는것으로 가벼운 산행뒷풀이를 끝냈습니다.

500m에 못미치는 낮은(?)산인데, 이상하게 수리산만 찾으면 엉뚱한 길을 가고, 예상하지 못한 길을 가게 됩니다.

산이나 사람이나 겉모습이나 명성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인것 같습니다.

 

 

산행지 : 수리산(슬기봉, 474.8m)

산행날짜 : 2004년 5월15일

날씨       : 맑음

산행코스 : 수리산역-임도-군부대-슬기봉-용진사-산본역

산행시간 : 4시간20분(11:50~16:10)

산행일행 : 은빛날개, if, 하나사랑, 우보, 지누, 콩깍지, 콩깍지선배, 모해, 맑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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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

[술기운에 자주 쉬다.]

 

[봄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제비꽃]

 

[들이나 길가에 많이 피는 꽃입니다]

 

[요 아래에는 수리사로 가는 임도가 있습니다. 뭘 보는 걸까요?]

 

수리산

[수리산역에서 슬기봉 오르는 길은 상당히 멀다. 왼쪽아파트 근처가 수리산역]

 

수리산

 [슬기봉에서 바라본 산본, 아파트 숲이 맘에 들지 않지만...어쨋든 사람사는 집이죠.]

 

수리산

 [새로 돋아난 나뭇잎들]

 

[짙은 녹음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늪같이 느껴집니다]

 

[태을봉과 안양 창박골/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