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산행할 것 같은 예감, 관악산(2001.04.29)

2001. 8. 14. 17:29산행일기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년. 취미 하나쯤은 있어야 할것 같아 지난 3월부터 산에 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는 청년 등산동호회에 더불어한길에 가입하여 4월 초 첫 산행으로 삼악산을 다녀왔고, 오늘은 나홀로 두번째 산행을 떠난다. 앞으로 산에 다녀오면, 일기처럼 기록을 남길 생각이다. '맑은물의 산행일기'의 탄생이다.

 

일요일 아침에 관악산에 가려고 여기저기 산행정보를 물어본다. 산행 시작점으로 선택한 관악역에 내린 시간은 벌써 1시가 넘었다. 처음가는 관악산이라 역에서 부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겨우 산 입구를 찾아 갔다.
날씨는 흐렸지만, 산행을 시작하니 4월 말 산뜻한 신록이 가슴속 깊이 다가왔다. 첫 산등성이에 올랐을 때 얼굴을 스치는 바람, 땀을 흘리며 산에 오르니 봄바람도 이렇게 시원할 수 있다는것을 알았다.


바위 봉우리를 몇개 넘으며 정상을 향해 산행을 계속 한다. 커다란 산에서는 보기 힘든 관악산 오솔길이 맘에 들었다. 삼막사를 돌아 능선을 따라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오르니 골짜기 건너에 또 다른 큰 산이 보인다. 관악역에서 관악산 정상으로 바로 가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삼성산 정상이다. 등산지도 책을 보니 삼성산과 관악산이 연결된거 같아 삼성산 정상을 떠나 관악산 방향으로 간다.  내려가도 내려가도 계속 내려간다. 이건 능선이 아닌거 같다. 벌써 3시가 지나고 있지만, 일행이 없기 때문에 빠른 걸음으로 계속 내려가니, 계곡이 나오고 드디어 오르막길을 만난다. 지도를 보며 관악산에서 제일 험하다는 팔봉능선을 찾아 연주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빠른 걸음으로 움직이다 보니 조금 힘들긴 했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산행을 마쳐야 된다는 생각에 힘을 낸다.

연주암옆 산봉우리에서 만난 아저씨는 반갑게 인사를 하며, 사과 몇조각을 건네 준다. 급하게 오느라, 간식이 없었는데 사과가 되게 맛있다. 산에서 먹는 사과라서 그런지, 누군가의 친절한 호의를 받아서 그런지 '관악산 달콤한 사과맛'은 오래 기억날 것 같다.
바위 봉우리를 따라가며 드디어 연주대에 올랐다. 날씨가 좀 흐렸어도 발 아래 서울을 보며 깊게 심호흡을 해본다. 아름다운 경치, 아름다운 산, 시원한 공기, 후련한 마음. 이게 산행의 맛일까?

삼성산 오를때 봤던 삼막사 아래쪽의 대규모 공사현장과, 서울대 건물 공사로 인한 자연파괴 현장은 조금 씁스릅 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서울대는 간접적인 자연파괴자가 되어버렸다.

하산길은 지도상 가장 가까운 과천쪽으로 정한다. 내려오는 길이 계단으로 되어 있어 일반 등산로보다 오히려 더 힘들었다. 관악산 산행은 처음이었지만, 여유있게 산행을 즐긴다면 그리 힘들지도 않고 괜찮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산에 다니기 시작한 사람이 감히, 산을 평한다는 자체가 너무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지: 관악산-삼성산 (서울, 경기,)

날짜: 2001년 4월 29일

날씨: 흐림

일행: 단독산행

코스: 관악역 - 삼성산 - 무너미고개 - 팔봉능선 - 연주대 - 과천

교통: 전철 1호선 과악역, 4호선 과천역


사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