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10. 28. 22:50ㆍ전국산행일기
'이 무더운 여름에 산을?'
'덕유산 다녀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산을?'이라고 생각할 분들도 계실 텐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어 일요일 아침, 더불어한길 친구들과 가까운 수리산을 찾았다.
안양역에서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만나, 창박골행 버스를 탄다. 안양역에서 조금만 벗어났는데도 창박골은 시골의 깊은 산골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은 아무리 조용한 외곽이라 해도 도시 특유의 소음이 있는데, 창박골은 다르다. 졸졸졸 물소리,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많이 정겹다. 수리산 계곡에서 흘러온 시냇물가에는 시민들이 늦여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함께 놀고 싶었지만 오늘 목적지는 냇가가 아닌 수리산.
창박골 시냇물을 뒤로하고 수리산 산행을 시작했는데, 약수터를 많이 마주친다. 수리산은 작은 산이지만 물이 많다.
여름이 지나가는데 숲속 매미는 여전히 시끄럽게 울어대고, 등산로에는 더불어한길 사람들이 재잘재잘 거린다.
등산로를 따라 어렵지 않게 수리산 정상인 태을봉에 도착한다.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산행을 하다 보니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본의 딱딱한 아파트 단지도 사람 사는 부드러운 동네로 보이고, 산속의 정적의 깨는 외곽순환고속도로도 시원하게 보인다. 사람도 좋고, 뜨거운 여름 햇살도 좋고, 경치도 좋다. 이렇게 좋은 산인줄 알았으면 더 많은 회원들을 설득해서 같이 오는 건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산은 산본쪽이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에도 오를 때처럼 약수터가 많았다. 수질 부적합 판정을 받은 약수터 아래에서 우리는 등산화를 벗고, 더위를 씻어 내었다. 도시 근처의 산이지만, 발이 얼얼할 정도로 물이 차갑다. 한 시간 가까이 약수터 물놀이를 즐기고 난 뒤, 산책길 같은 길을 따라 조금 더 내려가니 아파트 단지가 나왔다. 우리는 뜨거운 아파트 숲 속을 가로질러 산본역에서 뒤풀이를 하는 것으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전철로 지나다니며 바라보기만 하던 수리산을 직접 다녀오고 났더니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작지만 아담하고, 예쁜 수리산, 가벼운 산책 같은 산행지로 추천합니다.
산행지 : 수리산(태을봉)
날 짜 : 2001년 8월 19일
날 씨 : 화창 (무더위)
산행인원 : 4명(공, if, 시형, 맑은물)
산행코스 : 안양역 - 창박골 - 태을봉 - 산본 아파트 단지
산행시간 : 약 4시간 (11:30 ~ 15:30)
교 통 : 수도권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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