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두타-청옥산 행군 산행을.(2004.7.30~31)

2004. 8. 5. 20:50산행일기

2004년 여름휴가를 맞이하여 기다리던 여름산행 출발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여 베낭을 챙기고 집을 나서는데, 기분이 참 묘하다.

더위를 피해 집 근처 유원지를 산책하는 동네사람들의 일상과 나의 얽매임이 대비되었기 때문이다. 1년에 기껏 한두번 있는 직장인들 휴가는 군복무중인 군인들의 정기휴가와 비슷한 이 느낌. 직장은 군대와 달리 강제적인게 아닌데, 왜 우리는 이런 삶을 살아야 하지?

 

전철안에서 사색에 잠겨 도착한 청량리에는 벌써 많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준비물이 빠졌느니, 먹을것이 부족하다니, 짐이 너무 무겁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이런 모습이 참 정겹다.

청량리역을 11시 30분에 떠난 기차는 어둠을 뚫고 중앙선과 영동선을 타고 아침이면 동해역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기차안에서 시끄러울까봐 조심스럽게 술을 마시는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가득 찬 기차안은 우리가 조용하더라도 시끌 벅적하다.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아직 바깥은 어두운 세상. 잠들었다가 다시 깨니, 이번에는 통리역을 지나고 있다. 아직까지 떠들고 있는 사람들이 기차가 앞뒤로 움직이는 스위치-백 방식에 신기해한다. 지난 겨울산행 때도 지났던 구간인데 지날때 마다 신기해 하다니...... 

6시30분. 7시간을 달려 동해역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동해는 벌써 햇살이 뜨겁다.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무릉계곡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휴가철이지만, 평일 아침이라 무릉계곡 입구는 한적하다. 야영장에서 아침을 해 먹고, 점심밥까지 해서 도시락을 싸고 출발준비를 한다.

야영장에서 매표소까지 걷는 짧은 길에도 태양이 머리위에서 이글거린다. 매표소옆 매점에서 시원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른 아침의 무더위를 가라앉혀본다. 중복(中伏)과 겹쳐진 2004년 여름산행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09:20)매표소를 지나, 마지막으로 물을 마시고, 무릉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간다. 금란정을 지나고, 넓은 바위가 펼쳐져 있는 무릉반석, 그 뒤에 있는 삼화사, 초반부터 경치는 좋다. 몇몇 등산객들이 보이지만, 짐이 가벼운것으로 봐서 당일 산행을 할 사람들 같다. 삼화사를 지나 오른쪽으로 학소대라는 절벽에 물이 졸졸 흐르는게 보이는데, 비가 내린 다음날 학소대는 아름다운 폭포가 된다고 합니다.

 

매표소를 통과한지 25분만에 갈림길에 도착했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쌍폭, 용추폭포를 지나 박달령을 거쳐 두타-청옥산을 오르는 길인데, 우리는 왼쪽의 가파른 두타산성 방향으로 틀었다. 이길은 두타산을 먼저 오르는 길이다. 

사전에 조사한 악명(?)대로 두타산성 가는 길은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이미 얼굴은 물론이거니와 온몸이 땀 범벅이다. 지도에는 계곡에서 두타산성까지 20분거리라고 나와있었지만, 두타산성까지 50분이 걸렸다. 지도와 실제 시간의 차이가 심상치 않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두타산성에서 바라본 무릉계곡과 연칠성령-사진 가장 뒷쪽 능선]

 

 

(10:30)가파른 숲길을 지나 드디어 시야가 트인 곳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두타산성 바로 아래쪽이다. 관음암이 있는 맞은편 능선은 기암절벽이 육중한 능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무릉계곡은 어느새 저 아래로 협곡마냥 깊숙하게 흐르고있다.

두타산성 주변은 바위와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어 힘겹게 오른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덥고 힘들어서 복숭아와 과일을 나눠 먹고 사진도 찍으면서 실컷 쉬다가 발걸음을 옮긴다.

 

어젯밤에 기차에서 제대로 못잔데다가, 머리위에는 화가 난듯한 태양이 너무 뜨겁다. 결국, 등산길 옆의 산성폭포 계곡으로 내려가 손발을 씻고, 깨끗해 보이는 물은 아니었지만, 이미 비어 버린 물통에 물을 채웠다.

우린 바위를 타고 상류로 조금 더 올라가 시원한 계곡 속에 결국 풍덩, 온몸을 맡긴다. 어젯밤 제대로 못잔 피로도 풀리고, 더위도 모두 달아나는것 같다. 아무도 시간 가는것을 신경쓰지는 않는다.

 

(11:50) 산성 계곡에서 올라와 10분 정도 더 올라가니 다시 작은 계곡이 나왔다. 미지근한 산성폭포 계곡과 달리 이곳은 시원하고 물도 깨끗했다. '여기서 쉬었으면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후회해도 이미 지나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지도에는 깔딱고개라고 표시되어 있었지만, 완만한 경사길이 이어질 뿐 경사가 급하지는 않아서 비교적 쉽게 올라갔다. 등산로 옆으로는 백년이 넘어 보이는 곧은 소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13:40)한참을 올라 배가 고파오기 시작할 무렵, 저 아래에서 갈라졌던 두타산성 등산길이 다시 만나는 곳이 나왔다. 지도와 비교해 보며 산행시간을 맞춘다고 했지만, 1시간 정도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 올라가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을 준비하는 짧은 시간에 몇몇 친구들은 베낭에 기대어 고개를 뚝뚝 떨구며 눈을 붙인다.

등산로가 가파르거나 험한 것은 눈에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자신의 몸상태와 시간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원래 산행 계획은 '4시에 두타산 정상-6시 청옥산-8시 사원터 대피소'였지만, 산행시간은 많이 늘어져있고,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몸이 시간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한길비빔밥을 비벼 먹으니, 힘들어하던 사람들도 기운을 차리고 즐거워한다. 내일 무주에서 출근을 해야하는 까마구가 점심을 먹고 하산하고, 까마구가 대신 들어주었던 짐을 여러사람들이 나눠지니, 베낭을 맨 몸은 천근만근이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산성폭포 계곡]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더불어한길 비빔밥]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두타산성 길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 왼쪽 고적대에서 1142m 봉우리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14:40) 무거워진 베낭을 메고 두타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데, 오후가 되어도 어떻게 된일인지 바람이 전혀 불지 않는다. 살랑바람도 불지 않다보니, 피부를 간지럽히는 미세한 바람에도 일행은 기뻐했다. 동해안의 산이기 때문에 홴현상때문일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해발 1000미터 이상을 오르니 나무들의 키가 크지 않아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더욱 어렵다. 정상을 오르는 길은 얕은 오르막과 평평한길이 계속 반복됐다. 정상바로 아래는 제법 가파른 길이 있었지만, 그곳만 오르면 정상이 나타날것 같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그냥 치고 올랐다.

 

(16:10)아주 너른 평지가 나왔는데, 그곳이 바로 해발 1353미터의 두타산 정상이었다. 산의 규모에 비해 정상은 평범했지만, 야생화들이 아기자기하게 피어 있었다. 남쪽으로는 댓재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었다. 댓재까지의 교통편을 안다면, 그곳에서 출발하는 산행이 좀 더 쉬울 것 같았다. 매표소에서부터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6시간 50분이 걸렸는데, 적절하게 시간을 배분하고, 계획적인 산행을 했더라면, 힘들지 않게 산행하면서도 시간을 절약했을텐데, 앞으로 대피소까지 갈 일이 걱정이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두타산 정상 오르는 길에, 저멀리 고적대를 지난 백두대간이 달려간다]

 


[왼쪽으로 두타산, 가운데 청옥산, 저 멀리 연칠성령-고적대로 이어지는 능선,클릭!]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인적이 드문 두타산 정상을 지키고 있는 쓸쓸한 정상표지석]

 

(16:30) 뒤쳐진 사람들까지 모두 두타산 정상에 도착했다. 사람들에게 남은 물은 이제 없다. 물 없이 산행하던 여름 덕유산의 악몽이 떠오른다. 청옥산 아래에는 샘이 있다고 하지만,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내려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물이 떨어졌으니 계속 산행을 하자고 할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다고 여기서 더 시간을 지체하면 오늘 어디서 잠을 자야할 지도 모를일인데, 사람들이 눈앞의 힘듦만 생각하고 있다. 함께 산에 온 사람들인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의견을 들어야 한다.   

 

(17:10) 결국 정상에서 1시간을 쉬고, 5시가 넘어서 두타산 정상을 출발한다. 청옥산으로 가는 길에는 "계단, 보강"등이 쓰여진 팻말이 있는것으로 봐서 앞으로 등산로를 정비할 계획인것 같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와 숲속의 능선길을 걷다보니 박달령에 도착한다. 시간은 어느새 6시를 넘었다. 이제 아무리 빨리 가더라도 사원터 대피소에 도착하면 8시가 넘을 것이다.

샘터를 찾아야 하기에 봄날과 나는 다른사람들 앞에 나선다. 처음으로 빠른걸음으로 걸어보지만, 한 20분 걸으니 몸에 힘이 빠져 터벅터벅걷는다. 등산로 주변에 여기저기 파헤쳐진곳이 많다. '누가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산을 마구 파헤쳐 놓은거지?'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것은 사람이 아닌 멧돼지 떼의 소행이었다)

고개를 들어 오르막길 끝을 보니 하늘이 보인다. '아~저기만 오르면 거의 정상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힘을 모아 언덕을 성큼성큼 오른다. 청옥산 정상은 아니었지만 샘터로 내려가는 표지판이 보였다.

베낭을 내려 놓고 물통을 가지고 샘터로 내려간다. 산행을 하면서 정말 이렇게 반가운 샘을 본적이 있던가? 차가운 물을 한모금 마신다. 목을 넘어간 냉수가 배에서 멈추지 않고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청옥산 정상 아래 샘물 / 사막을 건너다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19:50) 잠시 후 나머지 일행이 모두 샘터에 도착했다. 다들 샘을 보고 반가워했다. 물통에 물을 담고, 가볍게 땀을 씻어내고 샘터를 떠났다. 청옥산 정상은 샘터 갈림길에서 50미터 윗쪽에 있는데,  두타산 정상처럼 너른평지이다. 시간이 있으면 가려진 나무틈새로 보이는 주변의 봉우리들과 능선들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져볼텐데 벌써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랜턴을 꺼내 들었지만, 불이 안들어 오는 사람, 미처 랜턴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서 이동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 랜턴있는 사람들 사이사이에 랜턴없는 사람들이 끼어서 산행을 했다. 그래도 전혀 준비하지 못했던 2001 덕유산때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시면 대피소에 도착할것 같았다.

 

연칠성령에 도착한 시간은 8시30분, 달빛이 있지만, 이제는 완전히 깜깜한 밤이다. 지도상에는 1시간 10분만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된다. 안심이 됐지만, 실제로 어두운 밤에 내리막길을 가다보니 그렇게 쉽게 생각할것이 아니었다.

야간산행이고, 랜턴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못하고, 사람들은 이미 많이 지쳐있다 보니, 내리막길인데도 전혀 속도가 나질 않는다.

나무에 매달린 달, 능선위에 걸린 달의 정취에 빠져들고 싶었지만, 그럴 만한 여유가 없다. 

뒤에서는 누군가 산귀신 얘기를 꺼낸다. 다행히, 저 멀리서 계곡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물소리에 안심을 했지만 한참을 더 내려와서야 칠성폭포에 도착한다. 폭포 소리가 시끄러웠지만, 칠흙같은 밤에 폭포가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 대피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 

 

(11:40) 칠성폭포를 지나고 거의 다 내려왔다고 생각할 무렵, 배터리를 다한 랜턴이 꺼졌지만, 달빛에 주위를 보니, 저 멀리 어렴풋이 대피소가 보였다. 하루 15시간의 대단한 산행이 끝나는 순간이다. 대피소는 허름했지만, 쑥으로 자리를 쓸어내고, 돋자리를 깔으니 그래도 하룻밤 묵기에는 괜찮아 보였다. 피곤한 사람들은 저녁도 먹지 않고 그냥 잠을 청했고, 그래도 몇몇 친구들은 요깃거리라도 먹고 자리에 누웠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야간산행 - 칠성폭포앞 계곡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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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다음날 아침 일어나 찍은 사원터대피소 전경]

 

 

매미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벌써 7시가 넘었다.

유명 국립공원의 북적이는 산장에서 냄새와 더위에 고생하는것보다 오히려 잘 잔것 같았고, 몸이 거뜬했다.

사원터 대피소 근처에는 물이 없어서, 자리를 정리하고 물을 구하러 계곡 방향으로 내려갔는데, 불과 1분만 내려가니 물이 있었다.

어제밤에 물이 없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피로를 풀어줄 술도 안마시고 잤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물이 있을줄이야....

 

물가에서 아침 준비를 하면서, 계곡 아래로 더 내려가보니 칠성폭포를 지나 내려온 바른골의 시원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4명의 남자들은 옷을 훌러덩 벗고 알몸으로 계곡물로 뛰어 들었다.

 

이른 아침이지만 계곡물은 차갑기보다는 목욕하기에 적당한 수온이었다. 한참을 놀고 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바위 뒤에서 포비가 아침이 다 되었으니 밥을 먹으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물속에서 나와 옷을 입으러 가는데, 이번에 저 멀리서 '먼발치~'가 밥을 먹으라고 소리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옷은 아직 저멀리 있는데, 두명의 여인네들은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남자들은 모른척 뒷걸음질로 걸어가 옷을 입었다.

 

근데, 옷을 입고 올라가보니 아직 밥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럼, 저 여인네들은 왜 내려온것이지?' 우리가 밥을 하고 있는동안, 나머지 5명의 여자들이 계곡에내려가 씻었다. 남자들의 공통관심사는 '여자들도 씻을때 모두 벗고 씻을까?' 였다.

 

잠시 후 모두 모여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아침을 먹고난 뒤, 계곡에서 더 쉬었다 내려가기로 했다. 계곡은 상류라 사람들도 없었고, 무릉계곡의 넓은 바위위에서는 자연스럽게 미끄럼을 탈 수 있었다. 재미들린 물타기는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되었고, 물타기에 지친 사람들은 모여앉아 차도 마시고, 가볍게 술도 마시면서 무릉도원의 기분을 내고 있었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무릉계곡에서 시원한 계곡 물타기]

 

 

더 놀고 싶은 마음은 하늘 같았지만, 오후에 서울로 올라가야 하는 사람이 있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체 하산을 시작했다. 자연 그대로의 계곡을 몇번 건너고 문간재를 지나 신선봉을 오른다. 신선봉은 두타산-청옥산의 능선들, 능선에서 뻗어내려오는 계곡들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 전망이 매우 좋다.

 

신선봉을 내려와 철계단이 이어지는 하늘문을 지나 폭포 갈림길에서 베낭을 내려놓고 쌍폭과 용추폭포쪽으로 올라갔다. 갈림길에서 5분만 올라가니 폭포가 나타났다. 약 10일정도 비가 오지 않아 쌍폭은 청옥산쪽 계곡물(바른골)이 두타산쪽 계곡물(박달골) 보다 두어배 더 많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위쪽의 바른골쪽 용추폭포는 10미터 정도의 곧은 폭포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위쪽에도 또 다른 폭포가 있다고 하는데, 용추폭포에서 보이지는 않았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신선봉에서 바라본 바른봉계곡, 뒷쪽 왼족이 청옥산, 가운데가 연칠성령]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쌍폭, 왼쪽이 두타산 박달골, 오른쪽이 청옥산 바른골에서 내려온 물줄기다.]

 

 

두타산, 청옥산, 무릉계곡

[용추폭포, 아래쪽 폭포 위쪽으로 또 다른 폭포가 있다.]

 

  

용추폭포와 쌍폭의 시원한 물소리를 뒤로하고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는데, 어제 지났던 두타산성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 도착하니 느낌이 새롭다. 지도와 개념도로 보았던 두타-청옥의 길고도 험한 등산로를 돌아서 여기까지 오는데 장장 30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매표소 쪽으로 내려올수록 피서객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아랫쪽 무릉계곡은 유원지처럼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았다. 계곡입구에서 마지막 물놀이를 하려던 우리의 계획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매표소를 나와 상가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산에서 부터 간절했던 맥주로 갈증을 풀어본다. 여름산행때마다 하산하면 시원한 맥주 원샸을 외치곤 했는데, 오늘 그걸 한번 해보는 것이다.

 

주차장을 지나 어제 아침을 먹었던 곳에서 점심을 해먹는데, 지누가 속이 미식거린고 어지럽단다. 더위를 먹었나??

계곡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저녁 6시, 동해안 해변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어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산 앞에서 겸손해지자고, 산을 좀더 많이 알고, 좀더 많은 정보를 준비해서 산행을 하자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시간에 쫒겨 산행을 하게 되고, 그렇게 찾은 산은 꼭 호락호락하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번 두타-청옥산 종주도 마찬가지였다. 좀더 많이 알아보고, 차곡차곡 준비를 했더라면 한정된 시간안에 더 쉽고 더 재미있게 산행을 했을텐데...귀찮은 마음과 다른 사람이 잘 준비했겠지 하고 준비를 하지 소흘히하고 방심했었다.

 

 

두타산-청옥산 산행, 소요시간 30시간에 순 산행시간 15시간. 앞으로 잊지 못할 산행 가운데 하나가 될것 같다.

 

산행지 : 두타산-청옥산 (강원 동해-삼척)

산행날짜 : 2004년 7월30~31일

날씨 : 맑음 (장마끝 무더위)

산행코스 : 무릉계곡-두타산성-산성계곡-두타산-청옥산-사원터대피소-용추폭포-무릉계곡

산행시간 : 09:00 ~ 다음날15:00 (순 산행시간 15시간)

일 행 : 더불어한길 

교 통 : 중앙선 (청량리-동해) + 동해역 버스 / 동해버스터미널 - 강남고속터미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