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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화속 설경 같은 겨울 태백산 (2002.2.3)
유일사 입구 민박집에서 잠깐 눈을 붙인 일행은 아침 일찍부터 산행 준비로 분주합니다. 개인장비도 챙기고, 간식으로 먹을 주먹밥도 만들고, 보온병은 뜨거운 물로 가득 채웁니다. 이번 태백산 산행이 첫겨울산행인 사람들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것저것 걱정되기도 했지만, 빨리 오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짐을 챙겨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매표소에서부터 벌써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모두들 준비한 아이젠을 차고, 다시 한번 옷과 등산화를 점검하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유일사로 갈라지는 곳까지는 임도라서 미끄러운 것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눈꽃이 만든 설경은 점점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한 시간여를 지나 우리는 ..
2002.02.07 -
2002년 신년산행 마니산 (2002.01.06)
지난 일요일에는(1월 6일)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에 다녀왔습니다. 안산에서 인천 부평으로, 부평에서 버스를 갈아 타고 강화 버스터미널로,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또 다시 온수(전등사)행 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갔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안산에서 강화도가 멀지 않았는데, 산행 기점인 정수사 입구에 내리니 벌써 1시 30분이 넘었더군요. 정수사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후 승용차로 온 일행을 만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추운날씨는 아니였지만, 겨울이라서 산아랫 부분부터 곳곳에 빙판길이 있었습니다. 얼음에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 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다보미 마치 흔들흔들 춤을 추는듯한 모습으로 올라갔습니다. 9명의 일행은 오랜만의 만남에 재잘거리며 1시간 가까이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고 있었는..
2002.01.09 -
청계산 산행기(2001년 11월18일)
일요일 오전 집을 출발하여 양재역에 도착하니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if형과 청계산행 마을 버스를 탔습니다. 산행입구에는 늦가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우리는 먼저 출발한 일행을 따라잡으려고 부지런히 길을 올랐습니다. 두껍게 입은 겉옷을 벗고 오르기를 한시간, 일행은 그리 많이 올라가지는 못했습니다. 마로, 호응, 포비, 귀니, 흑기사가 등산로 옆에서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웃으며 쉬고 있습니다. 다시 출발하여 중간에 한두번을 쉬고 매바위에 올랐고, 바로 매봉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몇달 전만해도 어설프던 산행을 이제는 다들 익숙해 합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어느새 산악인 수준입니다. 그리 힘들어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오늘산행은 시시하다면서 여유만만입니다. 저도 5월의 청계산 ..
2001.12.11 -
북한산 형제봉-북한산성-우이동 산행 (2001년 10월 28일)
이른 아침 4호선 안산역을 출발하여 같은 4호선인 길음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정릉 국민대 앞에서 내린다. 2시간의 긴 여정이다. 국민대 앞에는 더불어한길 회원 3명을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요즘 더불어한길 산행을 할때 마다 새로운 회원이 나오곤 했는데, 이번에도 새로운 분이 나왔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마실 물을 준비하여 국민대 정문 옆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한다.10월말 국민대 앞길은 노랗게, 뒷산은 붉게 물들어 풍경화같이 아름답다. 바닥에 떨어진 낙옆에서 풍겨 나오는 씨두룩한 나뭇잎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떨어지는 낙엽이 간간이 머리 위에, 어깨 위에, 배낭 위에 내려 앉습니다. 형제봉은 자연보호구역이라 오르지 못하고,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북한산성에 도착한다. 북한산성을 따라 ..
2001.11.24 -
산행은 배움이다. 계룡산 산행기(2001년 9월 16일)
초가을 산행에 인생을 배웁니다. (계룡산을 다녀와서) 관음봉에서 바라본 동학사 계곡 ⓒ2001 엄준용 동학사 입구의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우리 일행은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이슬에 등산화와 바지가랑이가 젖었지만, 오솔길 옆의 풀과 나무에서 가을이 느껴져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속의 아침공기를 깊이 들여 마셨다 뱉으니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듯 합니다. 일행 중 한 사람은 이런 상큼함이 너무 좋았는지, 흥겹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 속을 벗어나 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조용필, 여행을 떠나요) 가을 공기에 취하고, 노래에 취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이지만 우리는..
2001.11.04 -
가까운 수리산에서 더 가까워진 사람들(2001년 8월 19일)
'이 무더운 여름에 산을?' '덕유산 다녀온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산을?'이라고 생각할 분들도 계실 텐데, 사람들을 만나는 게 재미있어 일요일 아침, 더불어한길 친구들과 가까운 수리산을 찾았다. 안양역에서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만나, 창박골행 버스를 탄다. 안양역에서 조금만 벗어났는데도 창박골은 시골의 깊은 산골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울은 아무리 조용한 외곽이라 해도 도시 특유의 소음이 있는데, 창박골은 다르다. 졸졸졸 물소리,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많이 정겹다. 수리산 계곡에서 흘러온 시냇물가에는 시민들이 늦여름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함께 놀고 싶었지만 오늘 목적지는 냇가가 아닌 수리산. 창박골 시냇물을 뒤로하고 수리산 산행을 시작했는데, 약수터를 많이 마주친다. 수리산은 ..
2001.10.28 -
산을 찾았는데, 사람을 찾은 덕유산 산행 (2001.7.28~29)
여름산행, 그 힘들었던 이야기 (시민언론, 오마이뉴스 기고 글) ▲ 무룡산에서 바라본 덕유산 뒤쪽 멀리 보이는 산이 향적봉 ⓒ2001 엄준용 "기사양반, 나 전화 좀 하고 올께. 잠깐만 기다려." "집에 가면 영감 볼텐데 전화는 무슨? 돈은 있어?" "어, 있다." "없으면 이거 가지고 전화해요." 기사 아저씨와 아주머니 사이에 오가는 정겨운 대화를 들으며, 우리는 서상(함안군)에서 산행입구인 영각사로 향했습니다. 덕유산 산행길은 시원스런 나무 숲으로 시작됩니다. 산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서, 나머지 일행을 먼저 보내고, 뒤늦게 출발한 회원을 기다립니다. 30여분을 기다리니 생각보다 빨리 그 회원 도착합니다. 먼저 올라간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영각재 못미처 저멀리 산행을 ..
2001.09.12 -
다시 더불어한길, 삼성산 산행기(2001년 6월17일)
산행 동호회 더불어한길 회원이 된 지, 이제 3달이 조금 넘었는데, 일요일에 두 번째 산행이 예정되어 있다. 10시에 모이기로 한 관악역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03분. '3분 늦었는데 혹시 누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것은 아닐까? 처음 보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말을 걸지?' 기대반, 걱정반으로 전철 출구를 나왔는데 다행히(?) 아직 아무도 없었다. '이제부터 누가 뭐래도 난 10시 정각에 온거야. 곧 누군가 오겠지' 전철 출구에서 기다리기 시작한다. 전철이 한번 지나갈때마다 우르르 밀려 나오는 사람들 속에서 혹시 아는 사람이 나오는지 집중하며, 전철을 몇 번을 보낸다. 전철 출구에서 벗어나 전철역사 벽에 붙어있는 좋은 글들이며 각종 모집광고들까지 모두 읽었지만, 아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뭔가 잘..
2001.08.27 -
관악산 인덕원-사당 종주기(2001년6월6일)
이름 초여름 햇살이 도시를 뜨겁게 달구던 2001년 6월 6일. 현충일 휴일에 얼마 전에 갔었던 관악산을 다시 찾았다. 지난 산행때는 관악산 서쪽 안양 관악역에서 출발하여 동쪽인 과천으로 산행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남쪽의 인덕원에서 북쪽의 사당역으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지난번에는 혼자였고, 이번에는 회사 동료(후배)와 함께 산행을 한다. 전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찾은 관악산 산행 입구는 산림학습장. 산길은 험하지 않은 오솔길이었는데, 뻐꾸기, 꾀꼬리, 까치, 산비둘기와 모르는 많은 새들이 내는 합창을 들을 수 있어 마음 편안해졌다. 새소리를 감상하며 편한 길을 걷다 보니 바윗길이 나타났다. 기암괴석 바위는 없지만, 아름다운 작은 바위를 보며, 바윗길로 재미있게 올라간다. 첫 번째..
2001.08.22 -
산행 초보의 청계산 개척 산행기(2001. 5.13)
일요일에 서울 서초구, 과천, 의왕, 성남에 걸쳐 있는 청계산을 찾았다.회사 후배와 양재동 화물터미널 쪽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청계산에 처음 가는 두 사람이 지도를 안 보고 덜렁 출발하여 등산로 입구를 찾느라 많이 헤맸다. 서울 근처 산이라고 청계산을 너무 쉽게 보았던 거 같다.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 옥녀봉을 넘어 제대로 된 등산로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부터는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청계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매봉까지는 나무사이로 계단길이 있어서 조금 지루했지만, 산들바람이 간간이 불어와 시원했다.청계산 매봉 옆의 매바위에 올라서니 성남, 분당, 과천, 안양, 서울이 모두 내려다 보인다. 과천 서울랜드와 경마장, 맞은편의 관악산, 모형같이 느껴지는 분당, 강남의 고층 빌딩들, 그 뒤로 서울.... ..
2001.08.18 -
자주 산행할 것 같은 예감, 관악산(2001.04.29)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1년. 취미 하나쯤은 있어야 할것 같아 지난 3월부터 산에 다니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는 청년 등산동호회에 더불어한길에 가입하여 4월 초 첫 산행으로 삼악산을 다녀왔고, 오늘은 나홀로 두번째 산행을 떠난다. 앞으로 산에 다녀오면, 일기처럼 기록을 남길 생각이다. '맑은물의 산행일기'의 탄생이다. 일요일 아침에 관악산에 가려고 여기저기 산행정보를 물어본다. 산행 시작점으로 선택한 관악역에 내린 시간은 벌써 1시가 넘었다. 처음가는 관악산이라 역에서 부터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겨우 산 입구를 찾아 갔다.날씨는 흐렸지만, 산행을 시작하니 4월 말 산뜻한 신록이 가슴속 깊이 다가왔다. 첫 산등성이에 올랐을 때 얼굴을 스치는 바람, 땀을 흘리며 산에 오르니 봄바람도 이렇게 시원할 수 있다는것을..
2001.08.14 -
더불어한길 동호회 가입 첫 산행, 삼악산 (2001년 4월 15일)
봄을 타는지, 봄을 타고 싶은 건지 왠지 산에 가고 싶어 며칠 전 인터넷 산행동호회 카페를 찾아 가입했더니, 운영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말에 정기산행을 가는데, 가자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을 챙겨주는 모임이면, 괜찮을 것 같아 정기산행에 참여하기로 하고, 일요일 아침 일찍 안산 집을 나선다. 기차여행 같은 전철을 타고 청량리역에 약속시간에 도착했다. '더불어한길'이라는 산행카페에 가입하고 첫 산행이라 설렘반, 걱정반으로 청량리역 광장으로 나가니, 먼저 나온 몇 명이 나에게 아는 체를 해준다. 약속시간이라 몇 명이 산행을 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1시간 30분을 뒤늦게 출발해서 역으로 오고 있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이 모임 조금 시간 개념은 없다는 느낌이지만, 신입회원이라 그러려니 한다. 10시..
200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