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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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게 쓸쓸했던 북한산 (2003년 11월 16일)
북한산은 지난 2년간의 동호회 활동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올랐던 산이다. 9년 전 늦가을 어느 날, 군입대 하기 전에 고등학교 동기, 동문들이랑 북한산 첫 산행, 복학생 시절에는 학내분쟁 중 친목산행... 그리고, 더불어한길 친구들과도 북한산에 몇 번 왔었다.아무튼, 그 뒤로 세월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변했고, 나도 많이 변했다. 20대 때는 고민도, 꿈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개인적인 꿈과 욕심이 별로 없어졌다. 직장을 다니며 오히려 돈이 중심인 세상이 바꼈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불어한길 정기산행일을 맞이하여, 안산에서 1시간 30분가량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서 내려 도선사 매표소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갔다. 우이동 버스정류장에서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반갑게 만난다. 초겨울 추위가..
2004.02.25 -
절정의 단풍은 마음속에만...대둔산 산행후기(2003년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퇴근하고 회사 사람들과 친선을 다지는 축구경기를 하고, 대둔산이 있는 충남 금산으로 향한다. 안산에서 대전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토요일 오후라 자리가 없다. 축구의 피로로 버스 통로에 앉아 졸며, 버스 기사 아저씨와 얘기도 하다 보니 어느새 대전에 도착했고, 대전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금산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8시가 넘었다.금산이 집인 '벼이삭'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도착하니 거실에는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다. 서울에서 먼저 내려온 더불어한길 회원들은 벌써 저녁을 먹고, 인삼주 판을 벌이고 있다. 벼이삭의 집에서 직접 담근 인삼주인데 5년 이상된 것들이라고 한다. 인삼주를 앞 에두고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니 새벽 3시가 넘었고, 인삼주의 효능에 취하지는 않았지만 축구의 피로로 잠들고 말았다..
2004.02.02 -
가을비 내리던 날 수리산 산행기 (2002년 9월 15일)
아침에 일어나 날씨부터 확인했는데, 창밖이 잔뜩 흐려있다. 친구들과 산본 수리산에 가기로 했는데, 흐리기만 하니 산에 가도 될 것 같다. 안산에서 멀지 않은 안양에서 만나기로 해서 여유 있게 집을 나와 안양역에 도착했는데, 뒤늦게 비가 시작된다. 예전에는 비가 오면 자동으로 산행을 포기했지만 이제 더불어한길 모임도 어느 정도 산행 경험이 쌓여서, 안양역에 모인 사람들은 산행을 하기로 했다. 출발하기 전에 가까운 체육사에 들러 노란 비옷을 사 입었는데, 청소년들이 콘서트장에 입고 가는 옷과 비슷한 것 같다. 안양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병목안계곡 삼거리에 내려 1년 전 산행했던 길로 산행을 시작한다. 쉼터, 삼림욕장 입구, 돌탑을 차례로 지나, 약수터까지 단숨에 오른다. 작년에는 여기 약수터 근처에서 등산로..
2004.01.01 -
억새핀 한북정맥의 명산, 포천 국망봉(2003년 10월 4일)
깊어가는 가을, 경기도 포천의 국망봉을 찾았다.이른 아침, 동서울에서 7시 10분 출발하는 사창리행 첫차를 타고 광덕고개로 향했다. 토요일의 첫차라서 승객은 6명의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6~7명의 승객이 전부이다. 그중에 절반은 면회객이다.1시간 40분여를 달린 버스는 광덕고개 꼭대기에 우리를 내려놓고 강원도 화천군으로 내려갔다. 광덕고개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막걸리와 먹을 것을 보충해서 9시 20분 먼저 백운산을 향해 출발한다.백운산 입구에서는 쓰레기 수거비용으로 입장료를 받고 있다.광덕고개가 해발 600미터가 넘는곳이라 해발 900여 미터의 백운산 정상까지는 그리 험하지 않고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힘들지 않은 길이다. 백운산은 2002년 8월에 한번 찾았던 산이라, 익숙한 듯하면서도 그때와 ..
2003.11.02 -
9월에 어울리는 철원 고대산 (2003년 9월 21일)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의 경계에 있는 고대산을 찾았다. 의정부역에서 매시 20분 출발하는 기차를 탔는데, 등산객들로 기차는 만원이다. 1시간 20분 동안 북으로 달려서 드디어 경원선의 종점, 신탄리역에 도착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외치는 그곳, 더 이상 갈 수 없는 경원선의 북쪽 끝이었다. 신타리역을 나와 북쪽으로 50미터 올라가, 철길을 넘고,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는 쓰레기 수거비를 받는다. 고대산은 1, 2, 3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가운데 있는 제2 등산로를 선택했다. 처음엔 넓은 흙길과 시멘트 포장길이었지만, 곧 산길이 시작되었다. 길 옆으로는 신갈나무 숲이 우거졌는데, 특이하게 잡목들이 별로 없다. 매표소를 출발한지 1시간을 조금 지나니 숲을 벗어나면서..
2003.11.01 -
경기도 오지 귀목봉-강씨봉 산행후기(2003.8.17)
일요일 아침 6시에 집에서 나와 서울 상봉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다. 다른 때보다 빨리 집을 나온 이유는, 가평의 한적한 곳으로 산행을 가야 하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아직 빗방울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보니 왠지 불안하다. 상봉터미널에서 일행을 만나 8시 10분에 현리행 버스를 탄다. 버스가 청평을 지나니 길 옆으로 꽤 넓은 맑은 하천이 보였는데, 경기도에 이런 하천이 있나 싶을 정도로 멋있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조종천이었다. 축령산 자연휴양림 입구를 지나, 현리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이었는데, 우리를 태우고 온 버스는 운악산 아래까지만 운행하여, 우리는 현리 터미널에서 늦은 아침으로 김밥을 먹으며 50분을 기다려 상판리까지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
2003.10.29 -
지리산 종주후기 5 (2003년 7월27일)
2003년 7월27일 / (장터목 →) 치밭목산장 → 대원사 치밭목 산장을 내려오면서 부터 물이 쪼르륵 흐르는 길이 시작됐다. 물이 흐르는 길은 계속 이어졌는데, 등산로인지, 계곡인지 명확한 구분은 없었다. 집중호우가 내릴때는 위험한 길이 될것 같았다. 작던 물줄기가 왼쪽, 오른쪽 골짜기에서 모여든 물..
2003.10.01 -
지리산 종주후기 4(2003년 7월27일)
2003년 7월27일 (장터목대피소 → 치밭목 대피소) 제석봉 주위에는 불에 탄 고사목이 많다. 새벽 3시 30분에 옆에서 자던 사람들이 바스락 거리며 내 잠을 깨우고 천왕봉으로 떠난다.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들이 떠난후 잠깐 잠들었나 싶었는데, 깨어보니 5시 30분 이었다. ..
2003.10.01 -
지리산 종주후기 3(2003년 7월26일)
2003년 7월26일 오후 (벽소령대피소 → 장터목대피소) 점심을 먹고, 벽소령을 출발한다. 오늘은 세석을 거쳐 장터목 대피소까지 가야한다. 이제 1시 12분이니, 천천히 가더라도 장터목대피소까지는 갈 수 있는 시간이다. 벽소령 대피소를 출발하여 도로를 따라 음정으로 하산할 수 있는곳까지 20분 정도는 ..
2003.10.01 -
지리산 종주후기 2(2003년 7월26일)
2003년 7월26일 (노고단대피소 → 장터목 대피소) 밤새 옆사람 어깨에 부딛히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다, 깨어보니 5시 15분이었다. 계획보다 늦은 시간이라 서둘러 즉석북어국과 어제 저녁 준비한 찬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배낭을 정리하다보니 6시 30분이 되어서야 노고단 대피소를 출발했..
2003.09.30 -
지리산 종주후기 1(2003년 7월25일)
지리산 종주기 첫번째 이야기 (2003, 7, 25 / 수원 → 화엄사 → 노고단대피소 ) 수원역 편의점에서 먹을것 몇 가지를 급하게 사들고, 등에는 40ℓ짜리 배낭을 메고, 구례구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를 탔다. 자리를 찾았는데, 내 옆자리는 비어있었다. 항상 옆자리에 누가 탈까 기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편..
2003.09.30 -
설악산 공룡능선을 넘다 (2003년 6월 6일~7일)
작년(2002년) 여름에 설악산에서 돌아오면서 더불어한길의 사람들과 약속을 했다. 다음에 꼭 공룡능선을 넘자고... 그 약속과 다짐을 한 지 10개월 여만에 설악산을 다시 찾았다. 아침 8시 20분, 동서울에서 인제 용대리 가는 버스를 탄다. (11:50) 3시간 30분 걸려 백담사 계곡 입구 용대리에 도착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 황태해장국으로 점심을 먹는데, 국물이 시원하고 너무 맛있다. 밥을 먹고 셔틀버스가 출발하는 주차장으로 올라가면서, 선크림을 발랐다. 같이 온 2명의 사람들은 얼굴이 하얗게 될 정도로 발라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13:00) 주차장에서 백담사 근처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탔다. 셔틀버스는 많은 대수가 운행되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백담사 계곡을 바라보며..
2003.09.01 -
짧은 수암봉 산행후기 (2003년 5월 8일)
수암봉은 수리산 서쪽의 바위 봉우리로, 안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수리산 태을봉(수리상정상)에서 북서쪽 골짜기 건너 편의 서쪽 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슬기봉 옆 레이더기지를 지나면 수암봉까지 산행을 할 수 있다. 안산 ↔ 수암봉 ↔ 슬기봉 ↔ 태을봉 ↔ 안양 종주코스 4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다음에 가보고 싶다. 어버이날이자 일요일이었던 5월 8일, 안산동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수원과 인천을 잊는 수인산업도로를 따라가다가 안산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수암봉이 보인다. 수암봉 아래가 안산동부터 연두색 잎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정상 오르는 길은 다소 거친 바위구간이 있어 한시간정도 걸리는데, 장딴지가 당길 정도로 빨리 걸어 40분 만에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주변 조망이 멋있어 20분 넘게 머물러..
2003.08.31 -
보리밥이 목적, 산행은 덤. 모락산 (2003년 5월 24일)
낮이 많이 길어져서 토요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퇴근 후 쉽게 다녀올 수 있는 의왕 모락산(385m)을 찾았다.안양교도소 옆 호계동 엘지아파트 뒤쪽으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안양교도소 옆에서 엘지아파트 뒤쪽까지 많이 멀었다. 겨우 엘지아파트 뒤쪽의 산행입구를 찾았다.산 입구에는 아까시아 나무가 높게 뻗어 있었고, 길에는 마치 눈이 온 것처럼 아카시아 꽃이 하얗게 덮여있었다. 시원한 아카시아 숲길을 올라가니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날씨가 흐리기도하고 스모그가 끼어서 주변이 온통 뿌옇다. 조망좋기로 유명한 모락산인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작은 산의 아기자기한 암릉길을 올라가는 것은 재미있다. 산이 높지 않아 한 시간 만에 정상(385m)에 도착했는데, 조망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2003.07.23 -
바라산-백운산-광교산 종주 산행 (2003년 5월 3일)
경기도 의왕-수원에 걸쳐있는 바라산-백운산-광교산을 종주했다.바라산 입구를 가기 위해 인덕원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백운저수지에서 내렸다. 백운저수지는 고속도로를 지나다니며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가까운 곳에서 보니 크고, 시원하고, 깨끗한 호수였다. 백운저수지 뒤로 바라산이 보였으나 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잠시 헤맸다가, 사람들이 다녔을 법한 길을 따라가니 산행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주중에 내린 비 덕분에 산이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계곡에는 물이 많았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시원한 계곡물에 손을 담그고, 손을 담근 김에 점심을 먹기로 했다. 점심을 먹으며 보니, 맑은 물위에 소금쟁이들이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참 오랜만에 보는 소금쟁이다. 점심을 먹고, 바라산재로 ..
2003.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