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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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진달래, 파주 감악산 산행 (2003년 4월 20일)
친구들과 산에 가기로 한 일요일 아침, 늦게 일어났다. 이슬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지만, 금방 그칠 것 같았다.산행 준비를 하여, 안산 집을 나서 의정부에 도착하니, 이미 11시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던 하나사랑, 호~옹, 오직한길, if, 키루, 미련곰탱이님에게 미안했다.의정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어서 곳곳에 후보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의정부 역에서 10분여를 더 걸어 25번 버스 타는 곳으로 갔다. (돌아올 때 알아보니, 의정부역 앞에서도 25번 버스는 탈 수 있었다.)버스를 타고 50분여를 가서 도착한 감악산 입구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입산금지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3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는 입산금지 기간입니다." 그렇다고 산행을 못하도록 막은 것은 아니어서,..
2003.07.19 -
북한산 제철 진달래 산행 (2003년 4월 6일)
집이 안산이라, 휴일 아침의 늦잠과 산행을 바꾸기가 쉽지 만은 않다.하지만, 더불어한길 친구들과 북한산에 가기로 약속을 하였기에, 분홍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을 산을 기대하며 서둘러 집을 나선다.정릉(국민대입구)에서 함께 산행 친구들을 만났다. 모두 4명이다. 입구에서 김밥과 물을 사고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입구부터 분홍 진달래가 곳곳에 널려있다. 늦잠을 포기하고 산행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불사 옆 작은 체육공원을 지나 형제봉에 올랐더니, 앞쪽으로 멋진 바위 봉우리가 펼쳐져 있다. 북한산성 능선의 보현봉이다. 우리는 국민대 입구에서부터 한 시간여를 올라왔는데, 평창동 쪽에서 오르면, 30분이면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달래 산행 계절이라서 그런지, 같은 또래의 젊은 산행객..
2003.07.19 -
봄 찾아 떠난 이천 설봉산 (2003년 3월 30일)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한강을 건너 이천으로 달린다. 창밖을 지나가는 풍경이 완연한 봄이왔음을 알 수 있었다.괜시리, 아니 봄을 맞이하여, 진달래 산행을 떠나는 이 시간이 너무 좋다.1시간만에 이천에 도착하여, 먼저 와서 기다라고 있는 사람들과 만났다. 번개산행인데도 모두 13명이나 참가를 했다.많은 사람들을 보며, 서로서로 놀란다. "우와 사람많다.^^"이천터미널에서 설봉산 입구 관고 저수지까지 걸어간다. 산 입구가 유원지고 별로 높지도 않은 산이라서 산행한다는 기분 보다는 산책하러 왔다는 기분, 소풍 왔다는 기분이 든다.(언제나 그렇듯)처음에 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못 찾아, 조금 헤매다가 체육시설을 지나서 산행다운 산행을 한다. 산아래에서 불어 오는 봄바람이 좋다.진달래는 아직 많이 피지 ..
2003.07.18 -
불암산 우산 산행 (2003년 3월16일)
토요일 밤, 아니 일요일 새벽까지 마신 술이 깨지 않았는지, 잠이 깨지 않았는지, 몽롱한 상태에서 집을 나선다.밖에는 봄비가 오고 있지만, 다행히 추운 날씨는 아니다.4호선을 타고 한 시간 여를 졸며 상계역에 도착해 함께 산행할 친구들을 찾아보니 근처 김밥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있다. 김밥 집에서 짧은 토론이 시작됐다. 몇몇 회원이 비도 오는데 그냥 실내 놀이공원이나 가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한 모임에서 이 정도 이슬비에 산행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산행을 포기하는 일이 어디 한두번 이겠는가?다행히(?) 산에 가자는 의견이 더 많아서 산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암사 방향으로 산을 오른다.한 30분가량 갔을때, 일행 중 한 사람은 배가 아프다고 내려가겠다고 한다..
2003.07.18 -
새로 알게 된 가까운 덕소 예봉산 (2003년 2월 16일)
청량리역 앞에서 더불어한길 회원들을 만나 166-2 버스를 타고, 덕소를 지나 도곡리 종점에서 내린다. 청량리에서 10시 40분에 출발했는데, 남양주 도곡리 종점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도곡리 버스 종점에는 오늘 예봉산을 안내해 줄 천지산악 아저씨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늦어서 서둘러 도곡리 마을을 지나 예봉산 입구로 향한다. 마을 안길로 트럭이 지나가니 일행은 먼지를 뒤집어썼다. 버스 정류장에서 도곡리 예봉산 입구까지는 30분정도 걸린다. 예봉산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아직 곳곳에 얼음이 있지만, 봄기운이 느껴지는 따뜻한 날이다. 흙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아직 녹지 않은 계곡의 얼음 위에서 노는 아이들이 있다. 20년 전에는 나도 얼음 위에서 저렇게 천진난만..
2003.07.06 -
칼바람은 없고 땀이 난 겨울 소백산 (2003년 1월 25~26일)
퇴근시간 되기가 무섭게 회사를 나온다. 곧장 집에 들러 어젯밤 미리 싸놓은 배낭을 한번 더 확인하고, 등산화와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청량리역에는 벌써 일행이 도착해 있었다. 반가운 신입회원 2명이 있어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밤 10시 중앙선 기차에 몸을 싣는다.어둠 속을 3시간 30분 동안 달린 기차는 풍기역에 도착하여, 우리를 내려놓는다. 풍기역에 도착하니 인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인삼냄새는 착각이라고 한다. 풍기역에서 택시를 타고 영주 삼가리 마을에 있는 "소백 산장"이라는 민박집으로 향했다. 민박집은 통나무 집이었는데, 주인아저씨가 아직 주무시지 않고 우리를 반겨 주었다. 통나무 집은 아저씨가 1년 6개월에 걸쳐서 직접 지었다고 했다. 구레나..
2003.06.29 -
친구들과 우여곡절 끝에 접선한 청계산 (2003년 1월4일)
토요일 저녁에 하나사랑이 일요일에 산에 가자고 전화를 했다. 오늘, 내일은 초강력 추위가 몰려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서 산에 가고 싶지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전화에 당황화여 가겠다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나홀로 맞이한 토요일 밤, 텔레비전에서 영화 "접속"이 나왔다.'저게 언제 적 영화인데...... 지난번에도 한번 나왔는데 또 나오는군.'궁시렁 거리면서 결국 끝까지 다 봤다.그때까지만 해도 일요일 산행 컨셉이 "접선"이 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일요일 아침, 매서운 추위에 일어나기 싫어 눈을 뜬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불속에서 나왔다. 이미 9시 30분. 늦었다고 못간다고하는것이 가장 좋은 변명거리가 될 거 같아 전화를 했다. "어.. 나 늦어서 못 갈 거 같거든~~ 그래그래... 담에 보자" ..
2003.06.19 -
다소 무모했던 도봉산 신년 산행 (2003년 1월 1일)
북한산 국립공원 중에서 북한산은 몇 번 올랐었고, 의정부 사패산도 지난 2002년 11월에 올랐지만, 도봉산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2003년 신년 산행으로 도봉산을 오르기로 했다. 1월 첫날, 도봉산역에는 개똥이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고, 동지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고, 포비와 귀니도 멀리 인천에서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다.모두 모인 우리는 추운 날씨에 뜨거운 어묵으로 몸을 녹이고, 김밥 다섯 줄과 마실 것을 사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도봉산 입구에는 다른 산보다 먹을 것이 많아 군침이 절로 돈다. 도봉산 매표소 지나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끝에 선택한 왼쪽 방향 길은 목표로 했던것과 반대 방향인 보문 능선이었다.길을 잘못 들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사고에 익숙한 한길인들은, 반대방향 산행이라..
2003.06.18 -
첫 눈 내리던 날 사패산 산행 (2002년 11월17일)
회룡역에 내리니 올해 들어 첫눈이 내린다.조금 일찍 도착하여 같이 가기로한 친구들을 기다렸다가 만나서,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범골 입구로 간다.범골 입구에서 오늘 올라갈 사패산을 바라보니, 제법 눈이 내려 한겨울 산의 분위기를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야 되지만, 첫눈내린 주변 풍경을 보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얘기하며 호암사까지 올라간다. 눈 내린 산속의 작은 암자 호암사는 첫눈에 풍경소리까지 내려와 운치가 있다. 호암사 바로 뒤쪽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바위 동굴이 있다. 오래전 조상들이 추위를 피했을 법한 분위기의 동굴 속에 들어가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 사패산 산행길은 크게 험하지 않아,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적당히 가파르지만, 주변 조망이 좋아서 힘든줄 모른다. 능선..
2003.06.18 -
흐린 가을 하늘에 산행을 해, 관악산 (2002년 11월 3일)
한 달 전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과 번잡했던 관악산에 오를 때 사람이 무척 많았었다. 가을산행 절정이 지난것 같아 조용한 산행을 하려고 다시 관악산을 찾았다. 하지만, 아직 단풍 계절이라 관악산 매표소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빈다.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행을 하려는 걸 보면 아직은 가을인가 보다. 오전 10시 50분 매표소를 떠나 서울대 옆쪽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한 달 전에는 서울대 옆에서 삼성산 쪽으로 방향으로 가다가 작은 봉우리를 하나 넘고 관악산 등산로가 아니라는걸 알아 차렸었다. 등산로가 많고 험하지 않아 관악산 방향으로 등산로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큰 산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실수한 경험이 있기에 이번엔 곧바로 관악산 방향으로 산행을한다. 길 ..
2003.06.11 -
이른 추위가 매서웠던 수락산 단풍산행 (2002년 10월27일)
일주일 전 민둥산 억새 산행은 좋았지만, 비가 내려 아쉬웠다. 다시 맞이한 주말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가까운(?) 수락산으로 단풍산행을 가기로 한다. 토요일에 비가 와서 날씨는 쾌청했지만, 일찍 찾아온 추위가 싸늘하다.11시 30분, 수락산역에서 끼루와 오직한길을 만나 백운동 계곡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락산 입구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수락산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있다. 능선 갈림길 고개를 지나며 본격적인 바위길이 시작된다.주로 가벼운 걷기 산행을 하는 우리에게는 벅차고 험한 바윗길이었고,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까지 느껴져 산행이 더 힘들게 느껴진다. 게다가 사람이 많다 보니, 곳곳에 병목현상이 발생하여 기다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게 오..
2003.06.09 -
비맞은 억새가 쓸쓸 했던 민둥산 (2002년 10월 20일)
청량리역을 떠난 지 4시간 만에 도착한 증산역에는, 어둠 속으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우리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차지한 역사 내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아침이 밝아오기까지는 아직 3시간이나 남았습니다.새벽이지만, 불편한 역사 내부에서 잠이 오지 않는지 두어 명은 밖에 나가서 민둥산 안내지도를 보거나 날씨를 살피고, 두 명은 옷을 몇 겹 입고 의자에 앉아 잠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잠깐 눈을 붙였을까. 라면먹자는 소리에 잠을 깨어보니 5시가 넘었습니다. 우리도 화장실 물을 끓여 아침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일행은 여덟 명인데 코펠과 버너는 하나 밖에 없어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보온병의 물로 컵라면에 부어 버립니다. 날이 밝아오기 전에 먹는 아침이라서 부담을 느낄 만도 한데, 컵..
2003.06.09 -
자꾸자꾸 가고 싶은 산, 포천 백운산 (2002년 8월 18일)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으로 설악산을 다녀온지 3주 만에 다시 포천 백운산으로 여름산행을 가게 되었다. 약속시간 8시 30분에 오늘 백운산에 가기로 한 한길사람들은 모두 상봉터미널로 나왔지만, 버스는 8시 10분에 이미 떠나고 없었다. 처음 가는 산이라 준비가 부족해서 아까운 시간만 버리게 되었다. 아침을 먹었을리 없는 사람들은 터미널 근처에서 컵라면과 토스트로 아침을 먹고, 1시간 넘게 기다려 10시 버스를 탓다. 상봉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서울을 금방 벗어났지만, 퇴계원을 지나면서 길이 막히기 시작했다. 지체와 정체를 거듭하는 버스안에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사람들은 잠이 들었고, 나는 창밖으로 보이는 높을 산을 보며 지도에서 봤던 운악산, 강씨봉, 국망봉을 추측해 본다. 길이 막힌데다가 군데군데 도로확장..
2003.04.10 -
설악산 산행기2(2002년 7월28일)
몸을 뒤척이며 여러번 깨었는데 그때마다 혼자가 아니였습니다. 모두들 산행이 피곤했나 봅니다.새벽 4시에 오직한길이 일어나라고 깨웁니다. 대충 눈을 비비고 일어나 if형과 오직한길이랑 아침밥을 준비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아침밥을 준비하지 않는 사람들은 4시 20분까지 취침이었는데 모두들 잠을 포기하고 밖을 서성입니다. 밥을 안치고 바깥에 나가니 안개비가 내리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습니다.일찍 일어난 덕분에 대피소에서 머물렀던 사람들중에 제일 먼저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오직한길의 밥짓는 솜씨가 대단합니다. 밝아오는 동쪽하늘을 바라보며 안개속에서 아침밥을 먹어치우고 몇몇은 짐을 정리하고 점심을 준비하러 대피소로 들어가고, 몇몇은 바깥에서 일출을 기다렸습니다. 대청봉은 짙은 안개속에 쌓여 있어서 어제 일출을..
2003.02.11 -
설악산 산행기1(2002년7월27일)
서울 동서울 터미널을 떠난지 3시간여만에 도착한 한계령은 여름답지 않게 싸늘한 기온에 안개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한계령 휴게소에 내리면 어딘가에 점심먹을 자리는 있겠지..하고 생각했었는데, 점심 먹을 자리가 없습니다. 휴게소는 사유물이라 내부에서 사식(개인이 준비해온 음식)은 안된다고 했습니다. 전 사실 그런 협상할 체질이 아닌데...어쩌겠습니까? 그래도 명색이 산행대장이라고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이리로 속이고(?) 데리고 왔으니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협상이랄것도 없이 쉽게 안에서 밥을 사먹기로 결정내리고..또 도시락 싸온 사람도 3명밖에 안됐으니 어차피 사먹어야 할 쳐지 였으니까요. 밥을 먹으면서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짓던 사람들이 결국은 밥과 함께 즉석에서 한길비빔밥을 만들었습니다. 기름만 떠다니는 우..
200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