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4. 00:56ㆍ북한산특집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립공원 산이 어디일까?
지리산? 설악산? 계룡산? 덕유산? 모두 답이 아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서울에 있는 북한산에 무려 1019만명이 찾아, 국립공원 중에 1위를 차지 했다고 한다. 지금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찾고 있다고 한다.
북한산은 백운대, 인수봉, 노적봉, 도봉산등 멋진 자연경관과 북한산성등 곳곳에 많은 유적지가 있고, 또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이 있어 그자체로 훌륭한 자연유산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인구 2000만명이 모여사는 수도권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밖에 없고,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해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훼손이 심한것도 사실이다.
서론이 매우 길어졌는데, 자연 훼손의 이유로 왠만하면 북한산에 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가까이 있다보니 다시 북한산을 찾았다. 구파발 북한산성계속에서 산행을 시작하려고 전철을 타고, 불광역에 내려 버스를 탔는데, 뉴타운 공사가 한창이다. 겉모습만 보면 예전의 무분별한 개발과는 차이가 나게 깔끔해 보이긴 하다. 본질이 드러나기 전에 이런 깔끔한 겉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뉴타운, 신제품에 열광하는것 같다.
뉴타운을 벗어나 북한산성 정류장에서 내려 늦은 점심을 먹고나니, 벌써 2시를 넘어서 자칫 잘못하면 산에서 어둠을 맞아야 하기에 서둘러 산행을 시작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목적지만 올랐다가 내려오는 산행은 지양하려고 하는 중인데, 왠지 오늘 다시 한번 그런 고속산행을 해야 할것 같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매표소를 지나, 대서문까지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오른다. 광주의 무등산처럼, 이곳도 안쪽의 상가들을 매표소 밖으로 재정비 하려는지, 주민들이 이주반대 현수막을 많이 내걸어놨다. '오랫동안 살아온 주민들은 억울하겠지만, 공원내에 상가들이 너무 많으니 어쩔 수 없는게 아닐까?' 하며 산행을 하는데, 역시나, 대서문을 지나 상가들이 모여있는 곳을 지나니, 음식냄새, 술냄새에, 등산객들의 소음, 무질서로 난장판이 따로 없다. 하산주 마실 수 있고, 떠들고 놀 수 있지만, 국립공원안쪽에서는 안하는게 옳은것 같다.
백운대 오르는 길과 백운계곡 갈림길에서 잠시 갈등을 하다가, 아무래도 시간을 고려하여 백운계곡길을 지나 북한산성을 오르기로 한다.백운계곡길은 2002년 6월 이후로 6년 만에 다시 찾은 길이다. 그동안 언제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지.....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계곡에서 물장구 치고 놀던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한다.
백운계곡 아래쪽은 겨울인데도 물이 조금씩 흐르고 있었지만, 계곡 중간 이후로는 겨울답게 얼어 붙어 있었다. 도심은 아직 이렇게 추운것은 아닌데, 산속 기온이 낮긴 낮은가 보다.
백운계곡길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많은 유적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중성문, 노적사, 태고사를 비롯하여, 조선시대 군사훈련을 했던 군영지가 몇 곳이 남아있다. 계곡을 뒤로하고, 능선에 오르니 북한산성의 대성문이 기다리고 있다. 원래 계획은 최단코스로 북한산성의 보국문을 오른후, 정릉으로 내려오는 것이었는데, 여러번 다닌 산이라고 지도 없이 가다보니 조금 더 긴 코스를 가게 된 것이다.
대성문에 도착할때는 문수봉 너머로 이미 해가 지고 있다.
북한산성 주위의 나무에는 상고대가 피어있어서, 저녁노을과 상고대가 멋지게 어울리고 있다.
백운대와 노적봉쪽의 삼각산 전경을 보며 북한산성길을 따라 걷다가 보국문에서 정릉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문수봉 아래로 해가 완전히 가라앉아서 주위가 어둑어둑 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리해서 뛰어내려갈 수는 없고, 조심조심 발걸음을 빨리 옮겨본다. 같이 간 친구의 발걸음을 맞추자니 어두워져서 더 위험해질것 같고, 발걸음을 빨리 가져가지니, 그것또한 위험하고....
다행히, 주위가 많이 어두워질 무렵 산장 부근까지 내려올 수 있어서, 야간산행의 위험은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산장에서 조금 더 내려와 주차장까지 와서야 산행은 끝이 난다. 아쉬운 산행을 끝내고, 버스를 탈려고 기다리는데, 첫눈 다운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한다. 눈이 미끄럽고 누군가에는 불편하기는 하지만, 겨울이 겨울다운 이유는 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첫눈 덕분에, 북한산 산행이 괜히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산행지 : 북한산 (서울, 경기 고양)
날짜 : 2008년 12월 7일
날씨 : 구름조금
산행코스 : 북한산초교-백운대갈림길-백운계곡-북한산성 대성문 - 보국문 - 정릉 (청수장)
산행시간 : 14:30~17:40 (3시간 10분)
일행 : 2명 (맑은물 , 친구)
교통 : 지하철 3호선-버스, 정릉(버스)
[북한산성 대서문]
[대서문 안쪽의 원효봉]
[누구의 말이 옳은것일까?]
[눈앞에는 염초봉인가?]
[백운계곡-북한산성계곡의 중성문]
[북한산성계곡에서 바라본 삼각산 주봉들, 노적봉-백운대 등]
[눈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들풀의 강한 생명력]
[이끼는 살아있을까?]
[얼어붙은 나뭇잎은 살아있지 않겠지?]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
[눈속에 뭍힌 낙엽들]
[눈, 돌, 낙엽길을 걸어가는 누구?]
[아쉬운대로 상고대]
[북한산성에서 바라본 삼각산 주봉]
[등뼈같은 북한산성]
[첫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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