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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속 두려움을 이겨낸 태백산 산행기(2002년7월1일)
한일월드컵 4강 진출 기념 임시휴일에 홀로 태백산 산행을 떠난다. 새벽 3시, 태백역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다. 역 전 편의점에서 커다란 가정용 손전등 사고, 택시를 타고 유일사 입구 매표소로 갔다. 나를 내려놓은 택시가 떠나자 유일사 입구 매표소는 정적만이 흐른다. 같은 기차를 타고 태백역에 내린 등산객들은 먼저 오른 것인지, 다른 길을 택한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 겨울에 한 번 오른 길이긴 하지만, 새벽 3시 조금 넘은 시간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태백산을 혼자 오르려니 조금은 두려운 마음이 생긴다. 다른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기도 뭐해서 혼자 산행하기로 결정한다. 비를 피하기 위해 방수겉옷을 입고, 손전등을 켜고 천제단 가는 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매표소를 지나 10여분을 올라가니, 마지막 민..
2002.11.01 -
북한산성 계곡에서 정릉 청수계곡으로 (2002년 6월 16일)
더불어한길 6월 산행으로 가까운 북한산을 찾았다. 최근 연이어 경기도 산으로 떠났는데, 오늘 저녁에 월드컵 축구 16강전, 한국과 스페인전 경기가 있어 멀리 가지 않았다. 작년 가을에 북한산을 다녀온 뒤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여름이 되었다. 안산에서 전철을 타고 오랜 전철 여행 끝에 충무로역 도착, 3호선을 갈아타고 구파발역에서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 내린다. 북한산성 코스로 산행은 6~7년 만이다. 어렴풋이 보이는 원효봉 능선은 기억에 남지만, 매표소를 지나 마주치는 북한산 입구에는 상가가 많이 생겨 낯설다.시멘트 길로 시작한 산행은 한참을 올라가도 흙길은 나오지 않고, 매점과 사찰도 있고, 사람 사는 집도 나온다. 콘크리트 포장된 길을 거부할 수는 없지만, 산행길이 흙길..
2002.10.28 -
팔당댐이 내려다 보이는 하남 검단산 (2002년 5월19일)
산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딜 가나 첫 산행이다. 그러다 보니 산행을 위해 대중교통을 찾는 것도 일이다. 이번 산행지는 하남 검단산인데, 미리 하남 산곡초등학교 아래로 가는 버스를 찾고, 버스 시간표를 확인한다. 일요일 아침에 동서울버스터미널 앞에서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만났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제 집에서 나온다는 사람들도 있다. 뒤늦게 출발한 사람은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였을 때 13번 시내버스를 타고 하남의 산곡초등학교 앞에서 내렸다. 국도를 건너 이어지는 길로 조금 올라가면 산곡초등학교가 나오고, 교문을 지나 올라가면 검단산 산행안내 표지판이 나온다. 산 입구는 험하지 않고, 작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졸졸 흘러 기분을 상쾌하게..
2002.08.06 -
속세를 벗어 났었던 소요산 산행(2002년 4월 21일)
의정부 북부역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소요산 입구는 봄의 색 연초록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소요산 입구 주차장을 출발한 우리는 더 깊은 봄을 찾아 초록 골짜기로 들어갔습니다. 소요산 일주문을 지나 만나는 아담한 원효폭포는 시원한 물줄기를 떨어트리며 맑은 기운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폭포 아래로 접근했더니 몸에 신선한 기운이 들어오는 느낌입니다. 원효폭포를 뒤로하고 원효대에 올랐습니다. 원효대 옆의 계곡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노는 것이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했습니다.신라시대 원효가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은 후 세상을 등지고 수도를 하기 위해 세웠다는 자재암은 크지는 않지만,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꽤나 운치 있는 암자입니다. 자재암 앞에는 청량폭포가 떨어지고, 나한전이라는 동굴 속의 암자, 나한전 위의 무너질듯한..
2002.05.02 -
황사 마시며 올랐던 삼성산(2002.3.17)
약속시간 10시 30분에 맞춰 신림역에 도착한 사람은 나를 포함한 2명. 하지만, 5분, 10분 간격으로 3명의 산행모임 회원들이 더 나와 모두 5명이 모였습니다. 신림역 근처에서 5명의 오늘 점심 김밥 7줄을 사고 관악산 입구행 버스를 탔습니다. 관악산 입구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봄 햇살은 따뜻했지만,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은 아직은 조금 차갑습니다. 뒤늦게 신림역에 도착하여 따라오겠다는 두 회원을 기다릴 겸 해서 우리는 느린 걸음으로 관악산 입구 길을 걸었습니다. 호수공원 옆 갈림길에서 우리는 오른쪽의 삼성산으로 향했고, 조금 올라가 성주암을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뒤따라 오는 회원들을 기다리려고 했지만, 암자의 불경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려, 암자 뒤 큰 바위 위에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입구부터 쉬..
2002.04.08 -
아름다운 동화속 설경 같은 겨울 태백산 (2002.2.3)
유일사 입구 민박집에서 잠깐 눈을 붙인 일행은 아침 일찍부터 산행 준비로 분주합니다. 개인장비도 챙기고, 간식으로 먹을 주먹밥도 만들고, 보온병은 뜨거운 물로 가득 채웁니다. 이번 태백산 산행이 첫겨울산행인 사람들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것저것 걱정되기도 했지만, 빨리 오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짐을 챙겨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매표소에서부터 벌써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모두들 준비한 아이젠을 차고, 다시 한번 옷과 등산화를 점검하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유일사로 갈라지는 곳까지는 임도라서 미끄러운 것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눈꽃이 만든 설경은 점점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한 시간여를 지나 우리는 ..
2002.02.07 -
2002년 신년산행 마니산 (2002.01.06)
지난 일요일에는(1월 6일)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에 다녀왔습니다. 안산에서 인천 부평으로, 부평에서 버스를 갈아 타고 강화 버스터미널로,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또 다시 온수(전등사)행 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갔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안산에서 강화도가 멀지 않았는데, 산행 기점인 정수사 입구에 내리니 벌써 1시 30분이 넘었더군요. 정수사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후 승용차로 온 일행을 만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추운날씨는 아니였지만, 겨울이라서 산아랫 부분부터 곳곳에 빙판길이 있었습니다. 얼음에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 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다보미 마치 흔들흔들 춤을 추는듯한 모습으로 올라갔습니다. 9명의 일행은 오랜만의 만남에 재잘거리며 1시간 가까이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고 있었는..
2002.01.09 -
청계산 산행기(2001년 11월18일)
일요일 오전 집을 출발하여 양재역에 도착하니 벌써 12시가 넘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if형과 청계산행 마을 버스를 탔습니다. 산행입구에는 늦가을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우리는 먼저 출발한 일행을 따라잡으려고 부지런히 길을 올랐습니다. 두껍게 입은 겉옷을 벗고 오르기를 한시간, 일행은 그리 많이 올라가지는 못했습니다. 마로, 호응, 포비, 귀니, 흑기사가 등산로 옆에서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웃으며 쉬고 있습니다. 다시 출발하여 중간에 한두번을 쉬고 매바위에 올랐고, 바로 매봉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몇달 전만해도 어설프던 산행을 이제는 다들 익숙해 합니다.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어느새 산악인 수준입니다. 그리 힘들어 하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오늘산행은 시시하다면서 여유만만입니다. 저도 5월의 청계산 ..
2001.12.11 -
북한산 형제봉-북한산성-우이동 산행 (2001년 10월 28일)
이른 아침 4호선 안산역을 출발하여 같은 4호선인 길음역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정릉 국민대 앞에서 내린다. 2시간의 긴 여정이다. 국민대 앞에는 더불어한길 회원 3명을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 요즘 더불어한길 산행을 할때 마다 새로운 회원이 나오곤 했는데, 이번에도 새로운 분이 나왔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마실 물을 준비하여 국민대 정문 옆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한다.10월말 국민대 앞길은 노랗게, 뒷산은 붉게 물들어 풍경화같이 아름답다. 바닥에 떨어진 낙옆에서 풍겨 나오는 씨두룩한 나뭇잎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떨어지는 낙엽이 간간이 머리 위에, 어깨 위에, 배낭 위에 내려 앉습니다. 형제봉은 자연보호구역이라 오르지 못하고, 앞에 보이는 능선을 따라가다 보니 북한산성에 도착한다. 북한산성을 따라 ..
2001.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