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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북한산 풍광, 형제봉 일출산행 (2021.5.5)
오랜만에 일출을 볼까 하고 새벽 5시 15분에 집을 나섰다. 기상청 일출시간이 5시 30분이니, 형제봉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는 없지만, 운이 좋으면 능선 중턱 어딘가에서 볼 수 있겠지. 기대한대로 형제봉 능선 중턱에서 일출을 보았다. 하늘의 뜻인지 구름에 가려졌던 붉은 해가 뒤늦게 나타났다. 아침 6시 20분 형제봉에 도착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서쪽에서 안개 구름이 보현봉-형제봉으로 다가와 동쪽으로 넘어가길 반복한다. 안개구름에 이른 아침 햇빛이 비추다 막혔다 하며 형제봉 일대를 신비로운 장소로 만들어냈다. 설악산, 지리산, 백두대간 높은 봉우리에서나 볼 수 있는 아침 산의 풍광이다. 안개 구름 속에 있으니, 머리카락과 얼굴도 촉촉하게 젖는다. 자연과 하나되며 내 몸에 산 기운..
2021.10.27 -
하지 아침 북한산 형제봉 포토 산행기 (2021.6.20)
낮과 밤이 같은 하지를 앞둔 주말. 새벽산행에 도전해 본다. 일어날 수 있을까? 의지가 있으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인 계획이어야 한다. 집에서 가까운 형제봉. 새벽의 산기운은 몸과 마음에 효험이 있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믿음이 생긴다. 플라세보 효과라도 좋다. 스무 마리가 넘는 박새무리가 나무를 민첩하게 오가며 재잘대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여름 아침 산행이라 거미줄을 몇 번 뒤집어썼다. 벌레 사냥꾼의 그물을 끊고 다닌 인간이 됐다. 숲은 그들의 집이다. 숲에선 인간이 더 낮아져야 한다.산행지: 북한산 형제봉 날짜: 2021년 6월 20일 날씨: 맑음 산행코스: 정릉탐방안내소 -> 형제봉 -> 정릉탐방안내소 시간: 2시간 45분(5시 15분~8시) 교통: 도보[포토 산행기]
2021.06.21 -
청수계곡에서 백운대까지 13Km 왕복하다 (2021.4.15)
하루 연차휴가를 쓰고, 오전에 아이가 만든 새집을 달았다. 주택가 새들의 이사철이 끝나가고 있지만, 누군가 입주해 주면 좋겠다. 이른 점심을 먹고 12시가 넘어 집을 나와 청수계곡으로 향한다. 엊그제 내린 30mm 봄비 덕분에 청수계곡은 맑은 물이 촬촬 흐르고, 자연의 색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연두와 초록 사이에서 다양한 채도의 신록이 나오고, 복사꽃과 산벚꽃은 색다른 분홍색을 만들어 낸다. 이런 계절의 산행은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아름다움에 취하면 마음에 흥이 생겨나고, 몸에는 에너지가 흐른다.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받아 청수계곡 청수폭포, 쉼터, 청수 2교, 마당바위, 쌍샘 약수터까지 일사천리로 오른다. 쌍샘 약수터를 지나니 청수계곡 아래에 비해 봄이 하루이틀 늦는다.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했지만, ..
2021.04.28 -
북한산 도사가 되고 있다. 청수계곡-북한산성 (2021.3.7)
아직 해가 뜨기 전, 일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정릉탐방안내소로 향한다. 흐린 날이지만,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새벽 산행을 마치고 벌써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목표는 청수교를 건너 대성능선으로 북한산성까지 올라, 다음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다. 청수계곡에서 대성문으로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대성능선은 '등산로 없음'인데, 등산로를 막아 놓은 것도 아니고, 곳곳에 등산로를 재정비하여 여기가 등산로 없는 비법정 탐방로인지, 많이 다니지 말라는 의미인지 모르겠다. 대성능선은 지난해 더불어한길 친구들과 매미나방 애벌레를 피해가며 올랐던 구간이다. 오늘은 홀로, 배낭 없이 걷다 보니 걸음이 빠르다. 왼쪽으로 보이던 형제봉이 더 낮은곳으로 지나가고, 오른쪽의 칼바위 능선은 더 가까워지고, 북한산..
2021.03.07 -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 아침 산행 (2021.2.27)
새벽에 잠이 깨어 밖에 나가보니 아직 대보름 달빛이 환하다. 어젯밤 대보름 달에게 소원을 빌지 않았는데, 멋진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형제봉 너머로 내려가는 보름달 빛에 요정이 나타날 것 같은 신비로운 기운이 묻어있다. 저녁에 해가 지면 달이 뜨고, 새벽에 달이 지면 해가 뜬다. 희망이 지면 또 다른 희망이 뜨고, 희망은 돌고 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 시대는 저녁을 향해 가고 있을까? 아침이 밝아 오고 있을까? 해가 아니라 지구가 돌 듯, 사회와 나의 시계 역시 외부 환경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한국의 시민들이 행동하여 만들어 간다는 생각을 한다. 집에 들어왔다가 뒷산인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을 가려고 다시 집을 나선다. 아침 6시 30분, 우수 지나 경칩이 다가오며 낮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 ..
2021.02.27 -
이른 아침 북한산 칼바위 능선 산행 (2021.1.31)
적당히 춥고, 눈이 많았던 겨울이 대한이 지나니 서서히 물러나고 있다. 1월이 끝나기 전에 겨울 산행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1월의 마지막 토요일까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일요일 아침 7시, 밖은 어둡고 몸과 마음이 무거웠지만, 따뜻한 집을 나와 산으로 향한다. 일출을 보려면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가야 하는데, 오늘은 일출 대신 내원사와 칼바위 능선의 문필봉까지 가벼운 산행을 하기로 한다. 정릉 청수계곡은 햇볕이 잘 들지 않아 여전히 꽁꽁 얼어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청수계곡 입구의 청수루를 지나 내원사길로 들어서니 사람이 없다. 요즘 달리기와 빨리 걷기를 많이 해서 가파른 길을 성큼성큼 올라갈 정도로 몸이 좋게 느껴진다. 서서히..
2021.01.31 -
크리스마스 아침의 붉은 일출, 북한산 형제봉 (2020.12.25)
밤새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간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책을 하려고 집을 나섰다. 요즘 아침 운동을 하고 있어, 형제봉 능선 입구까지 갔다가 돌아올 계획이다. 아침 7시, 어둠이 서서히 증발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정릉 탐방 지구 주차장에서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어둑어둑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선명하게 보인다. 10분 만에 오른 첫 번째 전망대 포토존이다. 보현봉, 성덕봉, 칼바위로 이어지는 북한산성 능선과 청수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 하늘과 산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주황색 아침이 다가오고 있다. 지평선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나뭇가지에 반쯤 가려진 먼산의 능선이 자연스럽다. 조금 높은 곳에 오르면 일출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형제봉 능선을 따라 더 오르기로 한다. 바로 앞에 가던 ..
2020.12.25 -
산행 매력 넘치는 북한산 구기계곡-문수봉 산행 (2020.12.09)
매년 12월에는 연차가 남곤 한다. 일 때문에 제때 쓰지 못해서, 혹시 모를 경조사나 병원진료, 육아 예비용 등 각자 다른 사유가 있다. 쓰지 않으면 사라질 연차를 쓰기 위해 한길 친구 홍과 북한산에 가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유지 때문에 소규모 산행도 눈치 보이는 세상이 됐다. 아이를 등교시키고, 약속시간 10시 30분에 구기터널 입구 삼성출판박물관 입구에 도착한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는 친구가 오늘은 버스를 헷갈려해서 30분 늦게 도착한다. 산행을 앞두고 마음이 여유로워져 개의치 않고 같이 구기계곡 입구로 향한다. 계곡으로 들어가 주위를 보니 예전에 구기계곡에 왔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2012년 녹색당 창당 초기에 왔었고, 아이가 태어난 2013년에는 먼 곳으로 여름휴가를 가기 어려워 구기계곡..
2020.12.11 -
가족 산행하기 좋은 북한산 형제봉 (2020.10.17)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 더불어한길 산행이다. 오래전 산행모임으로 시작했다가, 한동안 친목모임 형태로 내실을 다져왔는데, 산행이 빈번해지니 이제 다시 산행모임이 된 것 같다. 다만, 예전의 싱글 산행모임이 아닌 이제 가족산행 모임이 되었다. 아침 10시 30분 약속시간에, 약속장소인 정릉 탐방안내소 주차장에 세 가족이 모인다. 오늘 목적지는 산행대장 새담이가 정한 북한산 형제봉이다. 새담이는 올봄에 갔었던 칼바위 능선을 내원사 방향으로 올라가 보고 싶다며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약속한 대로 형제봉 산행을 하기로 한다. 탐방안내소를 지나 초반 그래텔 숲(*청수폭포위 휴식공간)까지는 평범하고 짧은 계곡길인데 아직 몸이 덜 풀린 어른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한다. 그래텔 숲에서 잠시 쉬며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출..
2020.10.18 -
북한산 최고 능선 의상능선 '의상봉-용혈봉-나한봉-문수봉' (2020.10.11)
한글날과 주말이 이어지는 3일 연휴가 생겼다. 코로나 시대라 여행보다 산행할 친구를 수소문하였으나 실패하여, 연휴 마지막 날 혼자 북한산에 가기로 한다. 기왕 가까운 산에 가는 거, 아직 가보지 않았던 의상능선을 넘어 보기로 한다.일요일 오전, 북한산 아래 서울 정릉에서 고양시 북한산성 입구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1시간 20분이 걸린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1/3 돌아가는 거라 멀다. 10년 만에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내려보니 예전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주변이 정리되어 있다. 깔끔하게 정리된 상가가 낯설게 느껴져 오히려 먼 산행을 떠나온 것 같다.북한산성 입구 매표소와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분소를 지나 의상봉 갈림길로 오른다. 짧은 숲길이 끝나고 시작된 바윗길은 적응할 여유도 주지 않고 급하기 기울..
2020.10.12 -
가까운 여름 산행(로컬바캉스), 하남 검단산(2020.7.26)
예년 같았으면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을 7월 말. 올해는 아직도 적당한 비와 더위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대책으로 인해 여름휴가도 미확정인데, 마침 한길 친구와 가까운 곳으로 여름 산행을 가기로 했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이 있는 산행이 제격이지만, 멀리 갈 수는 없다. 집에서 가까운 정릉 청수 계곡도 좋지만, 익숙한 집밥 같은 북한산 청수 계곡을 벗어나 경기도 하남 검단산에 가기로 한다. 토요일 계획 했던 산행이 일요일로 하루 미뤄지면서, 토요일 시간이 안 됐던 친구들, 친구 가족이 함께 참여하여 모두 6명이 산행을 하게 됐다. 작은 산행모임 치고는 중규모 산행이다. 집을 나서 모임 약속장소는 하남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옆 상점가에 도착한다. 지난 10년 동안 산행을 하지 않..
2020.07.31 -
오랜 산행친구들과 재회, 하지만 애벌레 악몽을 만난 북한산 (2020.5.30)
오랫동안 산행모임 '더불어한길' (이하, 한길) 친구들과 산행이 끊어졌다. 서로의 집에서 모임을 하거나 경조사를 함께하고, 소셜 네트워크 단톡방으로 교류하지만 산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생각나곤 했다. 혼자 산에 가거나, 다른 지인들과 산에 갔지만, 한길 산행에 대한 아쉬움은 해소되지 못했다. 산행 사진, 산행후기를 볼 때 느껴지는 허전함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떠내려간 여러 추억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언젠가는 함께 산에 갈 수 있을 거라는 꿈은 잃지 않고 있었는데, 단톡방에서 일상 얘기를 나누다 우연히 산행의 뜻이 모아졌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로 날짜를 정할 때는 무덤덤했는데, 막상 그날이 되자 초등학교 첫 등교 때 설레어하던 딸처럼 평일 보다 일찍 잠에서 깨었다. 오래전 대중교통으로 경기도의 먼..
2020.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