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59)
-
2004.01.31 노인봉 산행후기-1
전날 밤 11시에 청량리역을 출발한 기차는 어둠을 달려 아침 7시가 되어서야 강릉역에 도착했다. 요 며칠 날씨가 포근했는데, 이른시간이라 생각보다 춥게 느껴진다. 강릉역앞에서 짐을 정리하고 바로 8시, 소금강 가는 버스를 탓다. 버스는 이리저리 헤매이는듯 하더니, 9시가 넘어서 소금강 입구에 우릴 내려놓았다. 문을 연 몇몇 상점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황량하다. 당장, 아침을 먹을 일도 걱정이다.햇살이 있고 바람을 피할 곳을 찾아 배낭을 내려놓았는데 화장실 옆이다. 지금 그런것 가릴 처지가 아니라, 상점에가서 물을 떠와 밥을하고 국을 끓이고, 라면도 끓여서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 먹는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밤새 기차여행에 쌓인 피로와 배고픔을 달랜다. 아침을 먹고, 다들 결의를 다지며 산행을 시작한다. ..
2004.04.23 -
흰 눈 맞으며 오른 백운산(2004.01.18)
친구들과 산행을 위해 전철 타고 인덕원으로 가는데, 가볍게 눈발이 날린다. 일기예보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아서 날씨가 어떻게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겨울산행을 하기엔 오히려 잘된 거 같다. 오늘 가려는 산은 의왕시에 있는 백운산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수원에서 서울 양재동까지 이어지는 한남정맥의 한가운데 있는 산으로 더불어한길에서 작년 5월에 바라산-백운산-광교산 종주를 한 적이 있고, 작년 6월에는 백운산 옆의 바라산 산행을 한 적도 있다. 백운산과 바라산은 산행 보다는, 어쩌면 백운저수지로 더 많이 알려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덕원역 개찰구 출구에서 포비와 그의 남자친구 너구리를 만났고,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if형을 만났다. 인덕원역은 산행을 위해 몇 번 왔기 때문에, 이제는 4번 출구로 나..
2004.03.08 -
일출 보기 좋은산, 수암산 산행 (2004년 1월 1일)
수암봉이라고 아세요? 처음 들어 보시죠?수암봉은 안양, 산본 뒷산인 수리산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입니다. 그러니까 경기도 안산에서 오를 수 있는 산인데, 그다지 높지 않아서(398m)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2004년 1월1일 신년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새벽 6시40분, 수암봉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둠 속에 아는 사람들 얼굴이 많이 보입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같이 가기로 했던 2명을 만나 어둠 속을 헤치며 오르기를 40분.수암봉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에 도착했습니다. 헬기장에선, 20여명의 산악인들이 시산제를 지내고 있었습니다.일출 예정시간이 되었고 주위가 밝아졌지만, 해는 구름 속에 숨어 보이지 않았습니다.함께 산행을 한 많은 사람들은 아쉬워 했지만, 안산의 민주노동당 당원들은 ..
2004.03.05 -
준비 없이 오른 북한산 겨울산행 (2003년 12월)
일요일 오후 1시, 서른 전후의 한 무리 사람들이 북한산 입구 우이공원 앞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여기서 그만 헤어질 것인가? 영화를 볼 것인가? 산행을 할 것인가?' 영화와 산행을 같은 선택지 위에 두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범상한데, 이 사람이 얘기하면, 이 얘기가 맞는 것 같고, 저 사람이 얘기하면, 저 얘기가 맞는 것 같고,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지누의 감언이설과 뒤에서 이를 부추기는 맑은물의 공작(?)에 말려 한 무리의 사람들은 무려 겨울 산행을 하기로 했다. 북한산 입구에서 하나사랑은 사업상(?) 가버리고, 남은 사람은 사노라면, hey-u, 별똥별, 강아지, 지요, 까마구, 지누, 맑은물, 8명이었다. 이중 5명은 등산화도 신지 않았고, 장갑마저 없었지만, 사람들은 좀 건방지게(?) 산..
2004.02.29 -
새로 알게된 산행지, 덕소 예봉산 (2003년 2월16일)
청량리역 앞에서 더불어한길 회원들을 만나 166-2 버스를 타고, 덕소를 지나 도곡리 종점에서 내린다. 청량리에서 10시 40분에 출발했는데, 남양주 도곡리 종점까지 한 시간이 걸렸다. 도곡리 버스 종점에는 오늘 예봉산을 안내해 줄 천지산악 아저씨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늦어서 서둘러 도곡리 마을을 지나 예봉산 입구로 향한다. 마을 안길로 트럭이 지나가니 일행은 먼지를 뒤집어썼다. 버스 정류장에서 도곡리 예봉산 입구까지는 30분정도 걸린다. 예봉산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아직 곳곳에 얼음이 있지만, 봄기운이 느껴지는 따뜻한 날이다. 흙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아직 녹지 않은 계곡의 얼음 위에서 노는 아이들이 있다. 20년 전에는 나도 얼음 위에서 저렇게 천진난만..
2003.07.06 -
칼바람 대신 더웠던 소백산 겨울 산행 (2003년 1월25~26)
퇴근시간 되기가 무섭게 회사를 나온다. 곧장 집에 들러 어젯밤 미리 싸놓은 배낭을 다시 확인하고, 등산화와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선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청량리역에는 벌써 일행이 도착해 있었다. 반가운 신입회원 2명이 있어서 간단히 인사를 하고 밤 10시 중앙선 기차에 몸을 싣는다. 어둠 속을 3시간 30분 동안 달린 기차는 풍기역에 도착하여, 우리를 내려놓는다. 풍기역에 도착하니 인삼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은 인삼냄새는 착각이라고 한다. 풍기역에서 택시를 타고 영주 삼가리 마을에 있는 "소백 산장"이라는 민박집으로 향했다. 민박집은 통나무 집이었는데, 주인아저씨가 아직 주무시지 않고 우리를 반겨 주었다. 통나무 집은 아저씨가 1년 6개월에 걸쳐서 직접 지었다고 했다. 구레나룻..
2003.06.29 -
친구들과 우여곡절 끝에 접선한 청계산 (2003년 1월4일)
토요일 저녁에 하나사랑이 일요일에 산에 가자고 전화를 했다. 오늘, 내일은 초강력 추위가 몰려온다는 일기 예보가 있어서 산에 가고 싶지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전화에 당황화여 가겠다고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나홀로 맞이한 토요일 밤, 텔레비전에서 영화 "접속"이 나왔다. '저게 언제 적 영화인데...... 지난번에도 한번 나왔는데 또 나오는군.' 궁시렁 거리면서 결국 끝까지 다 봤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요일 산행 컨셉이 "접선"이 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일요일 아침, 매서운 추위에 일어나기 싫어 눈을 뜬 지 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불속에서 나왔다. 이미 9시 30분. 늦었다고 못간다고하는것이 가장 좋은 변명거리가 될 거 같아 전화를 했다. "어.. 나 늦어서 못 갈 거 같거든~~ 그래그래... 담에..
2003.06.19 -
무모한 도전. 도봉산 신년 산행 (2003년 1월1일)
북한산 국립공원 중에서 북한산은 몇 번 올랐었고, 의정부 사패산도 지난 2002년 11월에 올랐지만, 도봉산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2003년 신년 산행으로 도봉산을 오르기로 했다. 1월 첫날, 도봉산역에는 개똥이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고, 동지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고, 포비와 귀니도 멀리 인천에서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다. 모두 모인 우리는 추운 날씨에 뜨거운 어묵으로 몸을 녹이고, 김밥 다섯 줄과 마실 것을 사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도봉산 입구에는 다른 산보다 먹을 것이 많아 군침이 절로 돈다. 도봉산 매표소 지나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끝에 선택한 왼쪽 방향 길은 목표로 했던것과 반대 방향인 보문 능선이었다. 길을 잘못 들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사고에 익숙한 한길인들은, 반대방향 산행..
2003.06.18 -
첫눈과 함께한 사패산 산행 (2002년 11월17일)
회룡역에 내리니 올해 들어 첫눈이 내린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같이 가기로한 친구들을 기다렸다가 만나서,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범골 입구로 간다. 범골 입구에서 오늘 올라갈 사패산을 바라보니, 제법 눈이 내려 한겨울 산의 분위기를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야 되지만, 첫눈내린 주변 풍경을 보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얘기하며 호암사까지 올라간다. 눈 내린 산속의 작은 암자 호암사는 첫눈에 풍경소리까지 내려와 운치가 있다. 호암사 바로 뒤쪽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바위 동굴이 있다. 오래전 조상들이 추위를 피했을 법한 분위기의 동굴 속에 들어가 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 사패산 산행길은 크게 험하지 않아,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적당히 가파르지만, 주변 조망이 좋아서 힘든줄 모른다...
2003.06.18 -
아름다운 동화속 설경 같은 겨울 태백산 (2002.2.3)
유일사 입구 민박집에서 잠깐 눈을 붙인 일행은 아침 일찍부터 산행 준비로 분주합니다. 개인장비도 챙기고, 간식으로 먹을 주먹밥도 만들고, 보온병은 뜨거운 물로 가득 채웁니다. 이번 태백산 산행이 첫겨울산행인 사람들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이것저것 걱정되기도 했지만, 빨리 오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짐을 챙겨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태백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매표소에서부터 벌써 눈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모두들 준비한 아이젠을 차고, 다시 한번 옷과 등산화를 점검하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언덕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유일사로 갈라지는 곳까지는 임도라서 미끄러운 것을 제외하고는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갈수록 눈꽃이 만든 설경은 점점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한 시간여를 지나 우리는 ..
2002.02.07 -
2002년 신년산행 마니산 (2002.01.06)
지난 일요일에는(1월 6일) 강화도에 있는 마니산에 다녀왔습니다. 안산에서 인천 부평으로, 부평에서 버스를 갈아 타고 강화 버스터미널로, 강화 버스터미널에서 또 다시 온수(전등사)행 버스를 갈아타고 한참을 갔습니다. 지도상으로는 안산에서 강화도가 멀지 않았는데, 산행 기점인 정수사 입구에 내리니 벌써 1시 30분이 넘었더군요. 정수사 입구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후 승용차로 온 일행을 만나,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추운날씨는 아니였지만, 겨울이라서 산아랫 부분부터 곳곳에 빙판길이 있었습니다. 얼음에 미끄러지고, 또 미끄러 지지 않기 위해 균형을 잡다보미 마치 흔들흔들 춤을 추는듯한 모습으로 올라갔습니다. 9명의 일행은 오랜만의 만남에 재잘거리며 1시간 가까이 힘들이지 않고 올라가고 있었는..
2002.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