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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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 도봉산에는 녹색이 오지 않았다 (2012.3.17)
날씨가 싸늘해도 3월은 모두가 인정하는 봄이다. 3월이 되면 집에 머물기보다 밖에 나가고 싶고, 도시에 머물기보다 교외로 나가 자연을 통해 봄이 오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진다. 아직은 이름뿐인 봄에, 아직은 이름뿐인 정당, 녹색당 산행모임에서 지난 2월 북한산 산행에 이어 3월에는 도봉산을 가기로 했다.녹색당 창당하면서 알게 된 산초님과 산행 약속을 하고, 게시판과 SNS에 산행 알림 글을 남겼지만, 지난달 산행했던 당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자율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녹색당이라고 해도 4월 선거를 앞둔 시점에 산행 공지를 하고 산에 간다는 것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 자체 검열을 한 것이다. 토요일 아침, 그래도 서너 분은 오시겠지?라는 기대를 하며 도봉산으로 향한다. 도봉산 버스종점..
2012.03.24 -
초록 봄을 앞두고 오른 북한산 비봉 (2012.2.19)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얼었던 강물이 녹고 눈 대신 비가 온다고 하는데, 올해는 봄이 늦게 오려고 하는지 오늘이 우수지만 추위가 다시 왔다. 추운 날에는 집안에서 나가기 싫지만, 오늘은 녹색당 산행모임 사람들과 북한산에 가기로 한 날이라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고 경복궁역에 도착해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팔봉산님, 홍일표, 하늘아이님이 어제 토요산행을 가려다가 하루 미뤄 나오셨고, 녹색당 당원인 공자유님과 정원님, 시민 산행모임 녹색 친구들 회장님과 회원도 나오고, 그 밖에 녹색당 당원까지 모두 1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처음 산행을 북한산에 가기로 했을 때는 좀 여유롭게 산에 가려했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오니 반갑기도 하지만,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조금 있다가 ..
2012.02.29 -
운길산과 팔당 물래(올레)길 (2012.1.15)
새해 첫 산행으로 석룡산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됐는데, 1월이 가기 전에 다시 겨울산에 가게 되었다.이번 산행은 후쿠시마 핵사고, 대운하 소동, 학교급식운동 이후, 탈핵과 탈토건, 생태를 기치로 창당을 준비 중인 녹색당 예비당원들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녹색당은 아직 준비단계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녹색당답게 '산행모임'이 만들어져서 몇몇 예비당원들이 작년 가을부터 산행모임을 해왔는데,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모임에 나가 보기로 했다. 산을 다니며 자연의 소중함도 알고, 산행을 통해 사람과 인생을 배우고, 토건 난개발을 극복할 묘안을 마련할 수 있는 모임까지 생각해 본다. 아직 녹색당은 창당도 안 했고, 산행모임은 이제 처음 나가는데 너무 꿈만 앞서는 것 같기도 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
2012.01.31 -
용의 해 첫날에 오른 석룡산(石龍山, 2012.1.1)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 그대로 일도 많고, 탈도 많고, 사고도 많았던 2011년이 끝난다.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2011년 마지막날 만나 2012년 첫날 산행을 하기로 했다. 미혼이 다수이던 시절에는 연말연시에 1박 2일로 여행+산행을 떠나는 것이 더불어한길의 전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부모가 되었고, 한동안 새해 첫날 산행은 '그땐 그랬지'라고 말하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지나가고 있었다.한길 회원 '먼발치에서'와 산행 계획을 세우다가, 용의 해를 맞이하여 이름에 용(龍) 자가 들어가는 산중에서 선택하기로 했다. 용화산, 용문산, 용봉산 등등 많은 후보 중에 가평의 석룡산(石龍山)을 가기로 정했다. 정상에 용처럼 구불구불하게 생긴 바위가 있어 석룡산으로 불린다는데, 과연 이번 산행에서 용바위..
2012.01.07 -
어느 가을의 짧은 산책, 서울 인왕산(2011.10.16)
깊어가는 가을에 집에서 가까운 인왕산을 찾았다.오가며 종종 바라보는 산이지만, 93년쯤 일반인에게 개방될 때 한번 오른 이후로 오랜만에 인왕산 산행이다.아내와 버스를 타고 사직공원에 내려 방향감으로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주택가를 지나 인왕산 아랫길을 따라가다 보니 서울 성곽길을 만난다. 성곽길 옆 공원에만 올라도 경복궁과 종로 광화문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 서울의 옛 물길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산과 언덕을 이어보니 대략 옛날 물길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체육공원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손가락 굵기에 길이가 15cm가 넘는 지네가 앞을 지난다.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큰 지네인데 다행히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길을 지나 다시 풀숲으로 들어간다. 서울,..
2011.10.26 -
북한산 백운대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양주 앵무봉(2011.9.18)
휴일 아침, 별 일 아닌 걸로 아내와 티격태격했다. 상황이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니지만, 그 순간에는 그렇지 못해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래도 나는 쉽게 기분이 풀어지는 편이라서, 가까운 산으로 바람을 쐬러 가자고 제안한다. 아내는 기분이 늦게 풀리는 편이라, 시큰둥한 표정이지만 주말이라 나들이 겸 해서 따라나선다. 집을 나설 때까지도 사람들로 북적거릴 서울의 산을 제외하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출발하고 나서 멀지 않은 양주의 앵무봉으로 향한다. 경기도 양주의 앵무봉은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뒤로 미루었던 산이다. 낡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 의정부 외곽길을 돌아,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울대고개와 장명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말머리고개를..
2011.09.29 -
소금강이 있는 경기도 양평의 소리산(2011.8.20)
일주일 전 정선 가리왕산 산행에 이어 2주 연속 산행을 떠난다. 이번에는 비교적 가까운 경기도 양평의 소리산이다. 토요일 아침에 아내와 치과에 다녀오느라 늦게 출발했더니, 도로가 꽉 막힌다. 아직 여름휴가철이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소리산 입구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시간에 우리는 겨우 서울을 벗어나고 있었다. 제시간에 도착한 먼발치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와서 먼저 산에 올라가겠다고 한다. 큰 산이 아니라서 먼저 산행을 하라고 하고, 1시가 넘은 시간에 소리산 소금강에 도착한다. 배낭을 메고 산음천 유원지의 징검다리를 건너 횟가마골 입구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횟가마골은 아담하지만 시원한 계곡을 품고 있어서, 몇몇 사람들이 발을 담그고 늦더위를 식히고 있다. 가볍게 밥..
2011.08.28 -
영광의 동계올림픽에 팔을 내준 가리왕산(2011.8.14)
장마가 한창이던 7월 어느 날, 옆집의 큰 환호성에 나는 '오늘 축구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10년 이상 강원도 도민을 동원했던 올림픽유치는 짧은 순간 큰 환영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서 누군가는 면죄부를 얻었고, 누군가는 부귀영화를 누릴 테고, 또 누군가는 낙후된 강원도에서 올림픽을 치른다는 자부심을 가슴속에 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이전부터 가리왕산 중봉 스키 슬로프는 자연환경을 파괴할 것이 확실했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가리왕산 숲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동안 나는 마음으로 안타까워했지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늦었지만 불과 몇 년 후에 사라질 가리왕산 중봉 능선과 계곡, 풀과 나무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가리왕산을 찾기로 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2011.08.17 -
케이블카 막기위해 아내와 오른 북한산 (2011. 6. 11)
지난 주말 10개월 만에 산행에 이어, 주말에 2주 연속 산행을 하게 됐다. 이번 주말에는 결혼하기 전에 종종 참여했던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 산행에 동참하게 됐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도선사 주차장에서 예정된 케이블카부터 북한산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집에서 늦게 나와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 이어지는 산행은 늦지 않으려고 우이동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탔지만, 경전철 공사로 곳곳이 막힌다. 우이동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11시. 캠페인 하던 분들에게는 늦으니 먼저 올라가시라고 양해를 구하고 아내와 천천히 뒤따라 오르기로 한다. 급하게 나오느라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 공원관리사무소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김밥을 사가지고 올라간다. 먼저 올라간 아내를 쫓아가는데..
2011.06.18 -
서울 밖 한적한 산, 남양주 예봉산(2011.6.4)
한동안 산행을 할 수 없었다. 산을 찾고 싶었던 적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나를 산에 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시골 고향집을 종종 찾아간다거나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잠깐 접하며 지내왔다. 그동안의 삶을 정리해 보면, 사랑, 결혼, 아빠, 천사, 이별, 온 세상과 자연 속의 더 많은 천사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다. 그냥 산에 들어갔다 나오는 게 아니라, 높은 봉우리에 올라 넓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었다. 현충일 3일 연휴 중 하루를 잡아 경기도 남양주의 예봉산으로 떠난다. 정상에서 시원한 한강 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는중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3~4년전 함께 풍력발전기를 개발한다고 고생했던 JM씨를 덕소역에서 만난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덕소역에서..
2011.06.16 -
영동 천태산 유기농 산행(2010.8 )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매달 가던 정기산행이 사라졌다. 언제부터 사라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요즘 산행이 뜸하다. 깊은 산 숲 속이 아닌 대도시의 건물 숲 속에 갇혀 지내다 보면 문득 산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는 했었다. 하지만, 주중에 답답한 삶이 지속되면 산을 그리워하고, 주말에 잠깐 쉬면 산을 잊어버리고.... 지난 몇 달은 그렇게 산에 가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었다. 그러다가 직장인들에게 팥빙수, 수박, 아이스크림, 찬물 샤워 같은 여름휴가가 다가 오자,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여름 산행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이 기껏해야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지만, 전국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후보지로 충남 금산의 서대산, 금강 상류 트레킹, ..
2010.08.30 -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우이령길(2010.7.12)
지난 몇 년과 달리 올 장마는 6월 말부터 시작되어, 장마답게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오랜 장마 끝에 '맑음'이 예보된 7월의 어느 휴일, 나비, 새림과 함께 북한산 우이령을 넘기로 했다. 옛날 서울 사람들이 양주 땅 송추를 갈 때 넘던 옛길이 우이령인데, 군사독재 시대에는 간첩 덕분에(?) 아스팔트가 깔리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개발주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우이령길 사람들)의 개발반대로 아스팔트로 덮이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옛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우이령이 2009년부터 하루 1000명씩 제한된 손님을 받고 있다. 나비와 함께 집을 나서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새림을 만난다. 새림은 주중에 예약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돌발상황 발생이다. 자칫 탐방안내소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도..
201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