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행(79)
-
관악산에서 산행친구의 재회(2007.5.20)
요즘 들어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행이 부쩍 줄어들었다. 갑자기 산행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연초록 20대를 활기차게 보내고 진초록 30대에 접어들어 생업현장에서 점점 바빠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몇십 년을 살려면 이제 어딘가에 뿌리를 내려야 할 때이니 바쁜 삶이 이해는 되지만, 세상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점점 더 빨리 흐르고,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일 텐데, 맨몸으로 이 세상의 격류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도 어쩌면 부질없는 짓 같다. 어쨌든 일상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미에서 5월 산행을 준비하였고, 몇몇 사람들이 주중에 산행 참가 의사를 밝혔다. 드디어 기대하던 토요일, 과천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고 전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오늘 산행에 참가하기로 한 호..
2007.05.31 -
진달래꽃 피는 북한산 비봉능선-진달래능선 종주(2007.4.8)
요즘 주중에는 출근과 야근만 있어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다.마음은 필요한 만큼 일하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살고 싶지만, 현실은 적게 일하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조금 덜 일을 하려면, 그냥 일을 멈춰야 하니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 계속되는 야근에 몸과 마음은 피곤하지만,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는 야근을 통해 짧은 시간에 비교적 많이 친해진것 같다. 일요일을 맞아 사무실 사람들과 북한산에 오르기로 하고, 아침에 인천 집을 나선다.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독바위역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3년전 산행 기억을 떠올리며 주택가를 지나 산행 들머리 ** 매표소를 찾는다. 그때는 더불어한길의 '함께가자' '봄날'과 비 온 여름날 산행을 했었고, 지금은 회사 사람들과 화창한 봄날 산행을 한다...
2007.04.29 -
북한산 칼바위능선-북한산성(2006.2.19)
지리산 반야봉을 다녀온 지 한 달 만에 더불어한길 산행이다.그동안 감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무척 고생을 했고, 산행을 멀리 할 수밖에 없었다. 정기적으로 산을 다닌 후로는 감기 같은 것은 잘 걸리지 않았는데, 올 겨울은 감기는 달랐다. 오늘 산행계획은 수유역에 10시까지 모여서, 화개사로 이동하여 칼바위 능선을 오르는 것이다.안산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의 원성이 지하철까지 들리는 듯하다. 수유역에 도착해 한길 사람들을 만났는데, 늦은 것에 대해 아무 소리 하지 않는다. 밖에서 기다리는 대신 분식집에서 따뜻한 것을 먹으려던 순간이어서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운 좋은 시간에 도착하여 분식집에서 아침겸 점심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화개..
2006.03.03 -
눈 내린 겨울, 걱정많던 수락산 산행(2005.12.18)
토요일 저녁에 안산에서 중학교 동창들 모임을 가졌다. 고향을 떠나 15년 만에 만나다 보니 늦게까지 자리가 이어졌고, 산행을 하기로 한 일요일 아침 9시가 넘어 집에서 나왔다. 오늘은 안산에서 당고개까지 4호선 장거리 투어를 해야 한다. 집을 나설때는 날씨가 맑았는데, 창동역을 지나 바깥을 보니 전철 창밖으로 눈이 내린다. 당고개역에서 먼저 와 한참을 기다리고 있던, '먼 발치에서', '함께가자우리','봄날'을 만나 산행을 시작한다. 겨울산행에 준하는 준비를 하느라 했는데도, 아이젠을 두고 와서 6000원을 주고 하나 더 구입한다. 조금 아까웠지만, 나중에 아이젠 없는 한길인에게 선물로 주면 괜찮을 것 같다. 산행지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와서, 당고개역 근처 동네길을 헤매다가, 동네주민에게 물어 학림..
2005.12.22 -
관악산에서 가장 험한 육봉능선을 가다(2005.6.19)
가까운 곳에 있는 관악산은 왠지 정이 가지 않는 산이었다. 2002년 늦가을 무렵에 오른 이후로 꽤 오랫동안 관악산을 멀리했는데, 첫 번째 이유는 바위는 많은데 계곡에 물이 없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번잡함과 산에서도 들리는 도시소음 때문이었다. 그러던 가운데, 오랜만에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가까운 관악산을 가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동네 운동장에 나가 축구를 하고, 산행 준비를 하여 집을 나선다. 축구와 산행, 모두를 할 수 있는 날이다. 정부청사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0분. '봄날'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곧이어 'if'형도 도착했다. 오늘 산행은 이렇게 3명이 전부이다. 조촐한 것이 좋다. 연주대 코스의 번잡함이 싫어 오늘은 육봉능선으로 올라 연주대를 거..
2005.06.20 -
축구와 산행, 북한산 원효봉-염초봉(2004.6.6)
요즘 일요일 아침마다 동네 공원에서 축구를 한다. 아저씨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안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재미있다. 땀 빼고 집에 오는데, 회사친구가 산에 가자고 전화를 한다. 다리가 뻐근했지만, 산이라는 소리에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집에 가 얼른 샤워를 하고, 회사친구를 만나 산행 목적지 없이 일단 집을 나선다. 북한산, 도봉산, 수리산, 청계산 등 근교의 여러 산을 고려하며 전철을 탔는데, 이미 우리는 북한산으로 가고 있다. 북한산중에서도 최종 결정은 원효봉. 구파발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면서 내린 결정이다.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 내리니, 앞쪽 계곡이 시원해 보인다. 우리 목적지는 계곡이 아니고 산이다. 우리는, 백운동천 다리를 건너 원효봉 능선 오르는 길을 찾았다. 나무팻말이 있어서..
2004.06.15 -
준비 없이 오른 겨울 북한산 (2003년 12월 2 ○일)
일요일 오후 1시, 서른 전후의 한 무리 사람들이 북한산 입구 우이공원 앞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여기서 그만 헤어질 것인가? 영화를 볼 것인가? 산행을 할 것인가?' 영화와 산행을 같은 선택지 위에 두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범상한데, 이 사람이 얘기하면, 이 얘기가 맞는 것 같고, 저 사람이 얘기하면, 저 얘기가 맞는 것 같고,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지누의 감언이설과 뒤에서 이를 부추기는 맑은물의 공작(?)에 말려 한 무리의 사람들은 무려 겨울 산행을 하기로 했다. 북한산 입구에서 하나사랑은 사업상(?) 가버리고, 남은 사람은 사노라면, hey-u, 별똥별, 강아지, 지요, 까마구, 지누, 맑은물, 8명이었다. 이중 5명은 등산화도 신지 않았고, 장갑마저 없었지만, 사람들은 좀 건방지게(?) ..
2004.02.29 -
왠지 모르게 쓸쓸했던 북한산 (2003년 11월 16일)
북한산은 지난 2년간의 동호회 활동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올랐던 산이다. 9년 전 늦가을 어느 날, 군입대 하기 전에 고등학교 동기, 동문들이랑 북한산 첫 산행, 복학생 시절에는 학내분쟁 중 친목산행... 그리고, 더불어한길 친구들과도 북한산에 몇 번 왔었다. 아무튼, 그 뒤로 세월이 흘렀고, 세상도 많이 변했고, 나도 많이 변했다. 20대 때는 고민도, 꿈도 많았었는데, 지금은 개인적인 꿈과 욕심이 별로 없어졌다. 직장을 다니며 오히려 돈이 중심인 세상이 바꼈으면 좋겠다는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불어한길 정기산행일을 맞이하여, 안산에서 1시간 30분가량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서 내려 도선사 매표소까지 버스를 갈아타고 갔다. 우이동 버스정류장에서 더불어한길 사람들을 반갑게 만난다. 초겨울 추위..
2004.02.25 -
북한산 제철 진달래 산행 (2003년 4월 6일)
집이 안산이라, 휴일 아침의 늦잠과 산행을 바꾸기가 쉽지 만은 않다.하지만, 더불어한길 친구들과 북한산에 가기로 약속을 하였기에, 분홍 진달래가 활짝 피어있을 산을 기대하며 서둘러 집을 나선다.정릉(국민대입구)에서 함께 산행 친구들을 만났다. 모두 4명이다. 입구에서 김밥과 물을 사고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 입구부터 분홍 진달래가 곳곳에 널려있다. 늦잠을 포기하고 산행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영불사 옆 작은 체육공원을 지나 형제봉에 올랐더니, 앞쪽으로 멋진 바위 봉우리가 펼쳐져 있다. 북한산성 능선의 보현봉이다. 우리는 국민대 입구에서부터 한 시간여를 올라왔는데, 평창동 쪽에서 오르면, 30분이면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달래 산행 계절이라서 그런지, 같은 또래의 젊은 산행객..
2003.07.19 -
불암산 우산 산행 (2003년 3월16일)
토요일 밤, 아니 일요일 새벽까지 마신 술이 깨지 않았는지, 잠이 깨지 않았는지, 몽롱한 상태에서 집을 나선다.밖에는 봄비가 오고 있지만, 다행히 추운 날씨는 아니다.4호선을 타고 한 시간 여를 졸며 상계역에 도착해 함께 산행할 친구들을 찾아보니 근처 김밥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있다. 김밥 집에서 짧은 토론이 시작됐다. 몇몇 회원이 비도 오는데 그냥 실내 놀이공원이나 가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한 모임에서 이 정도 이슬비에 산행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산행을 포기하는 일이 어디 한두번 이겠는가?다행히(?) 산에 가자는 의견이 더 많아서 산행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상계역에서 불암산 정암사 방향으로 산을 오른다.한 30분가량 갔을때, 일행 중 한 사람은 배가 아프다고 내려가겠다고 한다..
2003.07.18 -
다소 무모했던 도봉산 신년 산행 (2003년 1월 1일)
북한산 국립공원 중에서 북한산은 몇 번 올랐었고, 의정부 사패산도 지난 2002년 11월에 올랐지만, 도봉산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 2003년 신년 산행으로 도봉산을 오르기로 했다. 1월 첫날, 도봉산역에는 개똥이가 가장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었고, 동지도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고, 포비와 귀니도 멀리 인천에서 오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다.모두 모인 우리는 추운 날씨에 뜨거운 어묵으로 몸을 녹이고, 김밥 다섯 줄과 마실 것을 사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도봉산 입구에는 다른 산보다 먹을 것이 많아 군침이 절로 돈다. 도봉산 매표소 지나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끝에 선택한 왼쪽 방향 길은 목표로 했던것과 반대 방향인 보문 능선이었다.길을 잘못 들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사고에 익숙한 한길인들은, 반대방향 산행이라..
2003.06.18 -
첫 눈 내리던 날 사패산 산행 (2002년 11월17일)
회룡역에 내리니 올해 들어 첫눈이 내린다.조금 일찍 도착하여 같이 가기로한 친구들을 기다렸다가 만나서,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범골 입구로 간다.범골 입구에서 오늘 올라갈 사패산을 바라보니, 제법 눈이 내려 한겨울 산의 분위기를 느껴진다.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올라가야 되지만, 첫눈내린 주변 풍경을 보며, 친구들과 재미있게 얘기하며 호암사까지 올라간다. 눈 내린 산속의 작은 암자 호암사는 첫눈에 풍경소리까지 내려와 운치가 있다. 호암사 바로 뒤쪽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커다란 바위 동굴이 있다. 오래전 조상들이 추위를 피했을 법한 분위기의 동굴 속에 들어가간단히 점심을 먹고 출발한다. 사패산 산행길은 크게 험하지 않아,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다. 적당히 가파르지만, 주변 조망이 좋아서 힘든줄 모른다. 능선..
2003.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