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행(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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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최악의 폭염, 그래도 산에 간다 (2018.8.12)
2018년 여름. 7월 초에 시작된 폭염이 8월 입추가 지나도 꺾일 줄 모르고 계속된다. 이번 폭염은 낮 기온도 높지만, 새벽 기온도 열대야 기준을 훌쩍 넘는 30도 언저리에 머물고, 가뭄까지 닥쳤다. 물 없는 가마솥에 계속 불을 지피는듯한 날씨다. 언론과 날씨 전문가들은 폭염 원인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티벳고원 고기압의 한반도 정체를 꼽고 있다. 여름은 어느 정도 더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열대야가 2주일 이상 지속되니 지치고, 지치다 보니 삶의 질도 떨어진다. 재난 상황이라고 하여 지쳐서만 살 수 있는가? 인류에게 최악이 기후변화 재난이 와도,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노력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덜 쓰는 방식으로 놀며 즐거움을 찾는 것도 인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동네 뒷산, 북한산에..
2018.08.22 -
북한산 형제봉 분홍산 산행 (2018.4.14)
올봄부터 서울 북한산 자락에 살게 되었다. 지난겨울, 아이와 흰 산(눈 덮인 겨울산) 얘기를 하다가 받은 질문. "아빠, 이 세상에 분홍 산도 있어?" "응? 음...음...봄이 되면 분홍 산도 생겨" 계절이 바뀌고 봄이 왔다. 온 산들이 붉은 꽃들로 물들고 있는 이 계절을 놓칠 수 없어, 가족과 함께 가까운 북한산 형제봉을 오르기로 한다.북한산 탐방안내소 주차장을 지나니 청수 계곡에 뒤늦은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주중에 내린 봄비도 청수 계곡을 시끄럽게 하며 흐른다. 청수 1교를 건너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가면 지난겨울 산행했던 영취사를 지나 북한산 대남문으로 오를 수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직진. 돌계단을 지나 형제봉 방향으로 오른다. 아이가 그래텔 숲이라고 이름 지은 작은 공터와 산..
2018.04.22 -
영하 20도 대한(大寒) 추위에 오른 북한산 (2018.1.25 )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바쁜 날들이 이어져, 잠깐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주중에 산에 가기로 결심했다.때는 연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 마침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강추위가 며칠째 지속되고 있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산에 갈지 말지 잠시 고민했지만, 아침만 지나 기온이 오르면 북한산 다녀오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아 집을 나선다. 버스에서 내려 정릉 탐방안내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아직 온몸에 온기가 남아있을 때 옷과 등산화 끈을 한번 더 확인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들머리 청수계곡은 꽁꽁 얼어붙어, 물소리도 없고, 바람소리도, 새소리도, 사람 소리도 없이 고요하다. 청수교를 건너 보현봉 방향 청수천 계곡 옆길을 따라 걷는다. 청수천 약수터를 지나니 멀리 계곡 끝으로..
2018.01.31 -
높은 산 부럽지 않은 북한산 청수계곡-구천계곡 (2017.7.16)
6월 가뭄, 7월 장마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주중에 계속 장맛비가 내렸고 금요일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토요일에 산에 갈 수 있게 되었는데, 마침 지루하던 장맛비도 그쳤다. 멋진 계곡을 기대하며 집 앞에서 탄 버스가 북한산 청수계곡 근처에 이르자 엄청난 물이 넘실대며 흐르는 정릉천이 보인다. 종점에서 내려, 정릉 탐방지원센터를 지나니 등산로 옆으로 거센 물이 흘러 내려간다. 오늘 정릉계곡은 살아있는 거대한 생물 같기도 하고, 굉장한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평소에는 이름만 폭포인 청수 폭포도 오늘만은 유명 폭포에 뒤지지 않는 멋진 폭포로 변신해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정릉 청수계곡 곳곳이 폭포가 되고, 거친 계류가 되어 흐르고 있다. 북한산 청수계곡은 높은 산의 깊은 계곡 부럽지 않은 멋있는 모..
2017.07.29 -
북한산 국민대-형제봉-성북동 산책 산행 (2016.5.8)
일요일에 아내가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여, 잠깐의 자유시간을 얻는다. 자유시간도 누려본 사람이 잘 누리는지라, 무엇을 할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몸에 익숙했던 취미는 산행이라, 집에서 가까운 북한산 형제봉을 향해 집을 나선다. 오늘은 마침 어버이날이고, 나는 형제봉으로 향한다. 뭔가 연관이 있을듯한 조합이지만, 아무런 연관은 없고, 신록의 계절에 산을 찾는 게 좋을 뿐이다. 동네에서 버스를 타면 국민대까지 평소 주말이면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데, 연휴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40분이 넘게 걸린다. 국민대 앞 버스 정류장에 내려 익숙한 탐방안내소를 지나 북한산 둘레길 명상의 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화사하게 빛나던 벚꽃을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북한산 숲은 초록이 우거져 있다. 가장 급진적이고..
2016.05.29 -
딸 인생의 첫 산행, 북한산 둘레길 5구간 명상의 길(2014.6.8)
아내를 만나기 전에 애인이었던 산이 그립다. 일하러 가는 것보다 산에 가는 게 좋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게 마음은 더 편했었다.아내가 일이 있어 외출한 주말, 이제 2살된 딸과 북한산 둘레길이라도 걸어 보려고 집을 나선다. 아직 어린 아기를 데리고 산길을 가는게 위험하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집에서 아기를 돌보는건 산행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안고 산을 오를 수도 없으니, 오히려 안거나 업을 수 있는 지금이 둘레길 걷기에는 딱 좋을 것 같다. 집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국민대학교 앞에 내려, 북악매표소를 지나 숲으로 들어간다. 숲길에 들어서니 공기도 상쾌하고,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려오니 새담이도 좋아한다.산새소리가 들리면 "째째", 까치 소리..
2014.06.22 -
다같이 돌자 뒷산 한바퀴 - 북한산 형제봉 (2012.12.16)
등산로 훼손이 심한 서울의 산은 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고 실천했었다. 경기도에 있는 산은 가끔 가게 되더라도, 가까운 서울의 산은 잘 가지 않았다. 연간 1000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명산이지만 북한산을 가느니 차라리 산행을 안 하겠다고 다짐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렇지만, 몇 개월 산에 못가니, 서울에 있는 산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북한산은 가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이 갈등을 일으킨다. 끊임없이 한 발짝씩 물러서 스스로 타협한 끝에,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12월 16일, 국민대학교의 뒷산인 북한산 형제봉에 다녀오기로 한다. 성북구에서 북한산을 바라볼 때, 가장 높게 솟은 봉우리가 보현봉이고, 그 아래로 착시현상을 일으켜 그저 보현봉의 암릉처럼 보이는 봉우리가 오늘 가려고 하는 형제..
2012.12.22 -
이른 봄 도봉산에는 녹색이 오지 않았다 (2012.3.17)
날씨가 싸늘해도 3월은 모두가 인정하는 봄이다. 3월이 되면 집에 머물기보다 밖에 나가고 싶고, 도시에 머물기보다 교외로 나가 자연을 통해 봄이 오고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진다. 아직은 이름뿐인 봄에, 아직은 이름뿐인 정당, 녹색당 산행모임에서 지난 2월 북한산 산행에 이어 3월에는 도봉산을 가기로 했다.녹색당 창당하면서 알게 된 산초님과 산행 약속을 하고, 게시판과 SNS에 산행 알림 글을 남겼지만, 지난달 산행했던 당원들에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자율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녹색당이라고 해도 4월 선거를 앞둔 시점에 산행 공지를 하고 산에 간다는 것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 자체 검열을 한 것이다. 토요일 아침, 그래도 서너 분은 오시겠지?라는 기대를 하며 도봉산으로 향한다. 도봉산 버스종점..
2012.03.24 -
초록 봄을 앞두고 오른 북한산 비봉 (2012.2.19)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얼었던 강물이 녹고 눈 대신 비가 온다고 하는데, 올해는 봄이 늦게 오려고 하는지 오늘이 우수지만 추위가 다시 왔다. 추운 날에는 집안에서 나가기 싫지만, 오늘은 녹색당 산행모임 사람들과 북한산에 가기로 한 날이라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고 경복궁역에 도착해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팔봉산님, 홍일표, 하늘아이님이 어제 토요산행을 가려다가 하루 미뤄 나오셨고, 녹색당 당원인 공자유님과 정원님, 시민 산행모임 녹색 친구들 회장님과 회원도 나오고, 그 밖에 녹색당 당원까지 모두 1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처음 산행을 북한산에 가기로 했을 때는 좀 여유롭게 산에 가려했는데,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오니 반갑기도 하지만,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한다.조금 있다가 ..
2012.02.29 -
어느 가을의 짧은 산책, 서울 인왕산(2011.10.16)
깊어가는 가을에 집에서 가까운 인왕산을 찾았다.오가며 종종 바라보는 산이지만, 93년쯤 일반인에게 개방될 때 한번 오른 이후로 오랜만에 인왕산 산행이다.아내와 버스를 타고 사직공원에 내려 방향감으로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주택가를 지나 인왕산 아랫길을 따라가다 보니 서울 성곽길을 만난다. 성곽길 옆 공원에만 올라도 경복궁과 종로 광화문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 서울의 옛 물길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산과 언덕을 이어보니 대략 옛날 물길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체육공원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손가락 굵기에 길이가 15cm가 넘는 지네가 앞을 지난다.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큰 지네인데 다행히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길을 지나 다시 풀숲으로 들어간다. 서울,..
2011.10.26 -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우이령길(2010.7.12)
지난 몇 년과 달리 올 장마는 6월 말부터 시작되어, 장마답게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오랜 장마 끝에 '맑음'이 예보된 7월의 어느 휴일, 나비, 새림과 함께 북한산 우이령을 넘기로 했다. 옛날 서울 사람들이 양주 땅 송추를 갈 때 넘던 옛길이 우이령인데, 군사독재 시대에는 간첩 덕분에(?) 아스팔트가 깔리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개발주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우이령길 사람들)의 개발반대로 아스팔트로 덮이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옛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우이령이 2009년부터 하루 1000명씩 제한된 손님을 받고 있다. 나비와 함께 집을 나서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새림을 만난다. 새림은 주중에 예약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돌발상황 발생이다. 자칫 탐방안내소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도..
2010.08.16 -
도봉산에 케이블카를? 오해가 있었던 녹색연합 산행(2010.3.27)
지난 토요일(3월 27일)에 녹색연합 회원행사로 나비와 도봉산에 다녀왔다. 녹색연합 산행 1시간 전부터, '케이블카 없는 국립공원을 위한 서명' 캠페인에 참석하려고 갔지만, 공부 없이 갔더니 할 말이 없어 멀뚱멀뚱 서 있었다.원래 나의 계획은 '올해는 북한산(국립공원)에는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북한산 케이블카 계획을 막고, 너무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북한산의 탐방 문제를 알리기 위해 뭔가를 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국립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진정성이 전해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행동에 옮기려면 용기도 필요하고, 공부하는 부지런함도 필요할 것 같다.하지만, 나의 생각은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녹색연합에서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를 알리기위해 준비한 산행이어서, 이번에는 그..
2010.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