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행(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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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의 짧은 산책, 서울 인왕산(2011.10.16)
깊어가는 가을에 집에서 가까운 인왕산을 찾았다.오가며 종종 바라보는 산이지만, 93년쯤 일반인에게 개방될 때 한번 오른 이후로 오랜만에 인왕산 산행이다.아내와 버스를 타고 사직공원에 내려 방향감으로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주택가를 지나 인왕산 아랫길을 따라가다 보니 서울 성곽길을 만난다. 성곽길 옆 공원에만 올라도 경복궁과 종로 광화문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 서울의 옛 물길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산과 언덕을 이어보니 대략 옛날 물길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체육공원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손가락 굵기에 길이가 15cm가 넘는 지네가 앞을 지난다.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큰 지네인데 다행히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길을 지나 다시 풀숲으로 들어간다. 서울,..
2011.10.26 -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우이령길(2010.7.12)
지난 몇 년과 달리 올 장마는 6월 말부터 시작되어, 장마답게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오랜 장마 끝에 '맑음'이 예보된 7월의 어느 휴일, 나비, 새림과 함께 북한산 우이령을 넘기로 했다. 옛날 서울 사람들이 양주 땅 송추를 갈 때 넘던 옛길이 우이령인데, 군사독재 시대에는 간첩 덕분에(?) 아스팔트가 깔리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개발주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우이령길 사람들)의 개발반대로 아스팔트로 덮이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옛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우이령이 2009년부터 하루 1000명씩 제한된 손님을 받고 있다. 나비와 함께 집을 나서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새림을 만난다. 새림은 주중에 예약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돌발상황 발생이다. 자칫 탐방안내소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도..
2010.08.16 -
도봉산에 케이블카를? 오해가 있었던 녹색연합 산행(2010.3.27)
지난 토요일(3월 27일)에 녹색연합 회원행사로 나비와 도봉산에 다녀왔다. 녹색연합 산행 1시간 전부터, '케이블카 없는 국립공원을 위한 서명' 캠페인에 참석하려고 갔지만, 공부 없이 갔더니 할 말이 없어 멀뚱멀뚱 서 있었다.원래 나의 계획은 '올해는 북한산(국립공원)에는 가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북한산 케이블카 계획을 막고, 너무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북한산의 탐방 문제를 알리기 위해 뭔가를 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국립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진정성이 전해질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행동에 옮기려면 용기도 필요하고, 공부하는 부지런함도 필요할 것 같다.하지만, 나의 생각은 실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녹색연합에서 국립공원 케이블카 문제를 알리기위해 준비한 산행이어서, 이번에는 그..
2010.04.01 -
이현우와 함께 한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산행(2009년 10월 18일)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환경부 장관이 MB정권 개발에 면죄부를 발행하는 부서로 전락하고 있다. 케이블카 기업의 로비와 일부 주민들의 로비가 있었음이 분명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환경부라면 당연히 반대의견을 내고, 국립공원의 자연을 다음세대에게 넘겨줄까를 고민해야 하는데, 환경부마저 개발주의 중장비의 부속품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지자체장, 국회의원들까지 합세하여 지역발전 운운하며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중이다. 사실은 지역주민들을 이용해 먹는 가짜 지역개발론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지......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개발 만능주의가 멈추지 않으니 참 안타깝다. 어쨌든, 케이블카 설치를 막기 위해 지난 월요일(10.12)부터 '국립·도립·군립공원내 관광용 케이블카 반대 전국..
2010.01.06 -
케이블카 반대를 위해, 북한산 백운대에서 1인시위를 하다 (2009.10.15)
휴가가 아닌 평일에 산행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꿈이었다. 9월 초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살고 있어서, 평일에 산행을 할 여건은 갖춰졌는데, 자유인에 익숙해지다 보니 선뜻 배낭을 메고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산에 한번 가야지!' 타령을 하고 있었는데, 평일에 산행할 기회가 생겼다. 설악산, 지리산등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업자들의 탐욕, 환경을 지키기는커녕, 케이블카를 부추기는 환경부에 맞서 시민, 산악인, 환경단체 활동가, 진보정당 당원들이 국립공원 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인 시위를 하기로 했다. 진보신당 녹색위원회에서도 참여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명분으로 오랜만에 산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평일 아침 8시. 등교하는 학생들..
2009.11.30 -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자연환경 보호 산행 (2009.9.6)
지난 9월 6일, 산을 사랑하는 진보신당 당원들과 북한산 지키기 산행을 했다. 아침 10시에 정릉 청수장 매표소에 모여 정릉계곡길을 따라 보국문과 북한산성을 거쳐 대동문에서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고, 동장대를 거쳐 도선사까지 산행을 하면서 영봉과 동장대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과 북한산 족두리봉과 북악산을 관통할 터널계획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북한산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아직 케이블카와 터널공사 계획을 모르고 있었으며, 대부분 산행객 들은 케이블카와 터널공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강북구 집값도 올라가고 강북구 주민들도 좀 잘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찬성입장을 보였는데, 그 논리는 강북구청이 주민들에게 1200만 관광객 유치운운하며 사기를 치고 있는..
2009.09.30 -
케이블카와 터널 계획으로 위기에빠진 북한산 구하기(2009.7.19)
토요일 진보신당 영등포 당원들과 강촌으로 수련회를 갔다. 일요일 아침, 조금 피곤했지만 강촌에서 7시 20분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으로 달려간다. 오늘 진보신당의 당원들이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백악산 관통터널 반대를 위한 산행을 하기 때문이다. 청량리에서 산행 출발지인 이북5도청을 향해 출발하는데 어찌 머피의 법칙처럼 뭔가 꼬이기 시작한다.종로 3가에서 환승하려다가 전철이 안 와서 15분을 기다리고, 교보빌딩 앞에서 탄 버스는 이북 5도청이 아닌 상명대로 가고, 지갑에 현금이 없는데 자동인출기는 보이지 않는다. 상명대에서 세검정을 거쳐 자하문터널 방향으로 걷다가 현금을 찾아 겨우 이북 5도청 가는 버스를 탄다. 이북 5도청에 도착했더니 함께 산행하기로 한 일행은 떠나고 없다. 서둘러 계곡을 따라가다 보니..
2009.08.02 -
봄 마중 산행, 도봉산 (2009.3.8)
지난 12월 초. 겨울의 입구에서 찾았던 북한산, 겨울을 보내고 봄의 입구에서 다시 도봉산을 찾았다. 일요일 아침, 게으름을 피우다 집에서 늦게 나왔는데, 늦게 나오니 오히려 날씨가 포근하고 좋다. 2년 전에 더불어한길 사람들하고 왔을 때는 회룡역에서 길을 몰라 아파트 옹벽 옆으로 해서 겨우 회룡사 계곡을 찾았지만, 오늘은 쉽게 산행들머리까지 도착하여, 회룡사 계곡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회룡사 아래쪽 계곡은 겨우내 얼었던 눈이 녹아 흐르는지 주중에 비가 오지도 않았는데, 제법 물이 흐른다. 아직은 완연한 봄이라 하기에는 이른 날씨지만, 계곡에 물이 흐르니 보기는 좋다. 지금은 회룡사 계곡물이 농사일과는 상관없는 곳이 되었지만,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눈이 녹은 물이 흐를 때 이 물을 가두어 벼농..
2009.04.03 -
늦가을 관악산 무너미고개 넘기(2008.11.16 )
늦가을 예정에 없던 관악산을 찾게 되었다.정상만 목표로 오르는 산행대신 산책 같은 산행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관악산과 삼성산 사이의 무너미고개를 넘을 기회가 생겼다. 서울대 정문 쪽에서 관악산계곡을 따라간다. 단풍 절정이 지났지만 관악산 입구에는 아직 산손님 들도 많고, 관악산은 붉게 물든 단풍이 많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나둘 떨어지는 낙엽은 가을의 정취를 풍부하게 한다.서울대 옆 호수공원을 지나고 옥류샘을 지날 때까지는 연주대 오르는 길과 같다. 체육공원 삼거리에서 왼쪽은 연주대를 오르는 길이고, 직진하면 무너미 고개를 넘는 길이다.무너미고갯길은 이름에 고개가 들어가지만, 높거나 그리 험한 길은 아니다. 무너미고갯길로 가다가 왼쪽 오솔길을 따라 팔봉능선을 따라 관악산 주능선으로 오를 수 있고, ..
2009.01.05 -
초겨울에 시원한 북한산 계곡을 가다(2008.12.07)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국립공원 산이 어디일까?지리산? 설악산? 계룡산? 덕유산? 모두 답이 아니다.국립공원관리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2007년 서울에 있는 북한산에 무려 1019만명이 찾아, 국립공원 중에 1위를 차지 했다고 한다. 지금은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산을 찾고 있다고 한다. 북한산은 백운대, 인수봉, 노적봉, 도봉산등 멋진 자연경관과 북한산성등 곳곳에 많은 유적지가 있고, 또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이 있어 그자체로 훌륭한 자연유산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인구 2000만명이 모여사는 수도권의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밖에 없고,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해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훼손이 심한것도 사실이다..
2008.12.14 -
아주 정치적인 산행, 수락산(2008.1.20)
대전의 솜다리가 산행을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멀리 대전에서 올라왔는데, 전날 늦게까지 새로운 진보정당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술을 마셔서 늦고 말았다.당고개역에서 만나 매운짬뽕으로 어지럽혀진 속을 풀고, 마을버스를 타고 덕능고개에 내려 산행을 시작한다.덕능고개는 작년 가을에 불암산을 오를때도 왔던곳으로 여기서 남쪽은 불암산, 북쪽은 수락산이다. 덕능고개에서 북쪽으로 군부대 철망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면서, 얼마전에 봤던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에 대하여 얘기를 한다. 영화 장면중에 '일하는 여성, 어린 아이가 있는 일하는 여성'의 고충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임순례 감독이기에 그런 장면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얘기를 한다. 일하는 문제(노동)와 교육, 여성의 문제, 보통사람들의 문제로 이어지더니, 자연스럽..
2008.01.27 -
늦가을 관악산 산행(2007.11.25)
일찍 찾아온 초겨울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던 11월 어느 날, 더불어한길의 봄날, 나비와 함께 관악산을 찾았다. 봄날과는 지난 여름 상정바위산 이후 몇 달 만에 함께하는 산행이고, 나비와는 처음으로 함께하는 산행이다. 사당역에 늦지 않게 만났지만, 뒤늦게 아침을 챙겨 먹고 산행을 시작한다. 상가와 빌라촌을 지나 작은 계곡이 시작되는 곳에서부터 산행은 시작된다. 아스팔트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관음사가 나오는데, 우리는 오른쪽 산길을 따라 연주대 방향으로 간다. 바위길을 따라 조금 오르니, 운동시설이 갖춰진 넓은 공터가 나오고 평지에 가까운 등산길이 잠깐 이어지더니 가파른 바윗길이 눈앞에 버티고 있다. 싸늘한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아서 조금 험한 구간이 나오면 시간이 지체되기 일수다. 5년 전 즈음 ..
2007.12.01 -
아직도 회사 동원 산행? 청계산(2007.11.10)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직장인들의 속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것 같다. 부조리한 세상과 사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것도 일종의 이데올로기 일텐데, 그런 이데올로기는 세련된 형태로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있으니 부정적인 모습의 세상이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게 아닌가 싶다. 부정적인 세상을 그대로 긍정하는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세상을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게 진정한 긍정주의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조직과 조직을 구성하는 사람, 회사 업무와 개인의 삶 사이에 미묘하지만 지향점의 차이가 있는데, 이런 모순이 존재하는 회사에서 11월의 늦가을의 어느 토요일, 단체로 산행을 하게 되었다...
2007.11.25 -
북한산으로 돌아온 친구(2007.10.14)
깊어가는 가을날, 더불어한길 모임에서 함께 산에 몇 번 갔었던 솜다리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말에 일이 있어서 서울 올라가는데, 일요일에 산행이 어떻겠냐는 것이다. 날씨 좋은 가을날 산에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누군가로부터 먼저 산에 가자는 말을 들으니 너무 좋아서 주저할 것 없이 산에 가기로 결정을 하고 일요일에 산을 찾게 되었다. 솜다리 사는곳이 남쪽 지방이라 멀지 않은 북한산으로 가기로 하고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구파발로 떠난다. 몇 년 전 가을에 구파발을 지나 북한산에 오르려다가 산행객들이 너무 많아 구파발역에서 한참 기다렸다는 무용담 아닌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구파발에 도착했는데, 오늘도 북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줄을 서있다. 도토리를 줍지 말자는 시민단체의 캠..
2007.11.15 -
태풍 오기전에 올랐던 불암산(2007.9.16)
올해는 산에 가는 날 날씨가 좋지 않은 징크스가 있었다. 9월 산행을 예고하고 함께 갈 사람들을 모아봤으나 일요일에 올라온다는 태풍 소식이 사람들에게 멋진 핑곗거리를 안겨주었는지 오랜만에 나 홀로 산을 찾았다. 토요일까지만해도 포천 쪽에 한적한 산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날씨가 안 좋아진다는데 혼자 멀리 가기도 뭐하고 해서 가까운 불암산으로 출발한다. 전철 4호선 당고개역에 내려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불암산과 수락산 사이의 덕능고개까지 마을버스를 타고 오른다. 버스를 고개 아래로 보내고, 남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오르니 불암산과 수락산 사이의 등산로가 나타난다. 덕능 고개 수락산 쪽 군부대에는 일요일을 맞아 면회객이 몇 명 보인다. 시간이 꽤 지났건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우거진 숲..
2007.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