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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옷으로 갈아 입은 고려산(2007.4.28)
화창한 봄 햇살이 외로움을 깨우는 4월 말. 풍력회사로 옮긴 후 매일 야근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더니, 어느새 목련이 떨어지고, 벚꽃도 길바닥에 휘날린다. 올해 마음먹었던 진달래 산행도 못하고 4월이 지나고 있다. 시간이 참 빠르고 안타깝다. 진달래 개화 절정이 지났지만 뒤늦게라도 진달래를 보려고 회사 후배와 함께 진달래 명산 고려산을 찾았다. 인천을 벗어나 별 문제없이 강화도에 들어섰으나, 고려산 입구는 초행길이라 조심스럽게 찾아간다. 강화읍내를 지나 고인돌이 있는 하점면에 도착해 보니, 뒤늦은 진달래 구경에 나선 차들이 길가에 길게 늘어서 있다. 진달래가 유명한 산이라서 그런지 서울 근교의 어떤 산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다. 고려산 초입은 콘크리트 포장길이 길게 이어진다. 능선을 따라 오르는 흙길..
2007.05.04 -
아련한 봄 산행의 기억, 사패산(2007.4.15)
2004년 4월15일 진보정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첫 발을 디딘 후로,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진보정당 의원들은 지난 3년 동안 월급쟁이 노동자와 상인들, 농민등 서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성역에 도전하여, 작은 성과들은 만들어 내긴 했어도, 눈에 보이는 균열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려는 꿈은 포기할 수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늘도 진보정당에 대한 희망을 유지하고 있다. 서론이 장황했는데, 진보정당 의회진출 3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맞이하여, 하지만, 그것과는 아무상관없이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의정부의 사패산을 찾았다. 의정부 근처의 회룡역에 내려서 먼저와 기다리고 있는 산바람과 봄날, 정익군을 만난다. 약속 시간보다 내가 많이 지각을 해서, 만나자마자..
2007.05.01 -
진달래꽃 피는 북한산 비봉능선-진달래능선 종주(2007.4.8)
요즘 주중에는 출근과 야근만 있어 다른 생각할 여유가 없다.마음은 필요한 만큼 일하고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살고 싶지만, 현실은 적게 일하는 여유를 허락하지 않는다. 조금 덜 일을 하려면, 그냥 일을 멈춰야 하니 더 많은 일을 해야만 한다. 계속되는 야근에 몸과 마음은 피곤하지만,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하고는 야근을 통해 짧은 시간에 비교적 많이 친해진것 같다. 일요일을 맞아 사무실 사람들과 북한산에 오르기로 하고, 아침에 인천 집을 나선다.버스와 전철을 갈아타고 독바위역에 도착한 시간은 낮 12시. 3년전 산행 기억을 떠올리며 주택가를 지나 산행 들머리 ** 매표소를 찾는다. 그때는 더불어한길의 '함께가자' '봄날'과 비 온 여름날 산행을 했었고, 지금은 회사 사람들과 화창한 봄날 산행을 한다...
2007.04.29 -
모두 변한다. 청계산 국사봉만 빼고 (2007.3.25)
회사 후배와 밤늦게까지 취중 토론을 하다가 아침에 눈을 떠보니, 해가 중천이다. 더불어한길 3월 정기산행 날인데 늦잠을 잔 것이다. 부랴부랴 짐과 후배를 챙겨서 인덕원역으로 향한다. 약속시간보다 꽤 늦은 시간에 인덕원역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먼발치에서-은빛날개 부부는 기다림에 지쳐 근처 화원에 꽃구경을 가고 없다. 하는 수 없이, 후배와 둘이서만 청계산 가는 버스에 올라탄다. 더불어한길 정기산행 날인데 더불어한길 사람들이 하나도 없이 산행을 하려니, 버스에서 조금 아쉬운 생각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나이대에 접어들어서 요즘 바쁘다. 직장도 다니고, 공부도 하고, 결혼이나 연애도 해야 하고 다들 바쁜 삶을 사는 것 같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한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직..
2007.04.04 -
봄이 오는 계양산 짧은 산행 (2007.3.17)
요즘은 주중에 늘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 지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풍력발전 일을 시작했는데, 회사도 신규사업이고 나도 풍력은 처음이니 일이 참 많다. 급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사람은 휴식 없이 일하면 방전되니 주말에는 업무와 무관된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을 해야 한다. 마침 노는 토요일이라, 같은 사무실에서 일 하는 후배와 가까운 계양산에 가기로 했다. 인천지하철을 타고 계산역에 내려,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계양산 입구를 찾아간다. 어느덧 개나리의 노란 꽃망울이 보인다. 며칠 있으면 노란 개나리 물결이 출렁일 것 같다. 문득 사람사회도 개나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송이 꽃은 향기도 약하고 아름답지 않지만, 여럿이 모이면 아름다워지는 개나리꽃처럼, 사회도 경쟁만 할게 아니라, 배려하고 함께 어울려..
2007.03.22 -
겨울로 시간을 돌린 봄 산행, 가평 명지산(2007.3.11)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청년들의 등산모임 더불어한길의 생일은 3월 9일로, 올해로 벌써 7번째 생일을 맞게 되었다. 모임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먼발치에서-은빛날개의 집들이 겸, 회원인 봄날의 생일 축하 겸, 신임 운영진 선출 겸 일석삼조 모임에 참석하여, 토요일 밤새도록 놀다가 일요일 아침 봄날과 산행에 나서기로 했다.주중에 때 아닌 봄눈이 내려서 경기도 지붕 가평에 가면 눈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봄날과 무작정 가평으로 출발한다. 떠나면서 목적지를 연인산으로 정했는데, 청평을 지날 무렵 호명산 너머로 하얀 머리를 한 산이 눈에 들어왔고, 그 산이 명지산인 것 같아 명지산으로 목적지를 급하게 변경한다. 익근리 명지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산손님을 싣고 온 버스가 여러 대 서있다.(12:1..
2007.03.16 -
산책행하기 좋은 시흥 소래산(2007.2.25)
더불어한길 친구와 가평 쪽으로 마지막 겨울산행을 떠나려 했는데, 갑자기 약속이 취소되어 일요일 오후에 집에서 가까운 시흥 소래산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외곽순환고속도로 시흥 IC(터널) 근처의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이 소래산이다. 가끔 산행을 하는 나도 최근에서야 소래산을 알게 됐으니 그 산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소래산을 알고 났더니 인천 남동구나, 시흥시에서 북동쪽을 볼 때마다 뾰족하게 솟은 소래산이 눈에 들어와 언젠가 산행해보고 싶은 산이었다.한 번도 가본 적 없고, 산행지도도 없지만 무작정 집을 나서 부천역에 내린다. 남부역(부천역) 쪽 정류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시흥시내에 내려 소래산 입구까지 10여분을 걷는다. 부천 남부역에서 가스안전공사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면 곧..
2007.03.07 -
겨울 설악은 추억으로 남다(2007. 1.27~28)
회사를 옮기고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새로운 일에 적응하려면 멀었다. 7년 동안 기계를 설계하다가 새롭게 풍력발전 일을 선택한 것은 산 정상을 눈앞에 두고 새로운 봉우리를 찾아 떠나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이직을 하고 매일같이 늦은 퇴근에 야근이 이어지는 나날이었지만, 금요일 저녁에 칼퇴근을 하고 동서울로 향한다. 동서울에서 이번에 겨울산행을 함께 할 봄날, 개똥이, 귀니, 산바람을 만난다. 산행 준비물을 다시 확인하고 부족한 것은 메꾸고,근처 찜질방으로 간다. 아침 6시가 되기 전에 찜질방을 나와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속초 가는 첫차를 탄다. 버스 승객 대부분은 산행객들이라 산악회 버스 같다. 아직 깊이 잠들어 있는 서울을 뒤로하고 버스는 어둠속으로 줄행랑을 친다.한참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홍천..
2007.02.13 -
새로운 동네 뒷산, 계양산 (2007.1.14)
안산에 살 때 안산 시청 뒤 광교산(해발 200미터, 수원 광교산 아님)과 군자봉이 가까운 동네 산이었고, 조금 떨어진 수암봉도 동네 산의 범주에 넣을 수 있었다. 인천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동네 산이 계양산으로 바뀐 지 4주 만에 산신령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계양산과 수암봉은 같은 한남정맥에 위치하고 있는 산이라 어쩌면 산신령끼리 이미 연락을 주고받았을 수도 있다. 안산에서 나는 한남정맥의 남쪽에 살았고, 지금은 한남정맥 북쪽에 살고 있어서 모를 수 도 있다.일요일 오후, 창문 너머 저 멀리 계양산이 눈에 들어온다. 약속이 없어 우울해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대충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버스를 타고 인천지하철 계산역에 내려 등산객들을 따라 계양산으로 간다.산행 들머리를 지나 나 홀로 계양산을 오르다 ..
2007.01.14 -
다르지만 결국 만나는 길, 백운산-광교산(2007.1.7)
백운산 산행을 위해 인덕원역으로 가며 머릿속으로 달력을 세어보니, 7주 만에 산행이다.7주 동안 산을 멀리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으니, 그것은 7년 가까이 다니던 직장을 떠나 새로운 직장을 구한 것이었다.새로운 직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하고 싶었던 신재생에너지 풍력발전 분야로 이직한 나 스스로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인덕원역에서 오늘의 산 친구 개똥이를 만나 백운호수까지 마을버스로 이동하여 고분재를 통해 백운산을 오른다.1년 전, 2006년 3월에 더불어한길의 많은 사람이 함께 산행을 했던 코스다. 오늘은 남자 둘이 익숙한 길로 오르는 산행이라 많은 얘기를 나눈다. 개똥이는 한살림이라는 생협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먹거리와 재생에너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관심사에 대..
2007.01.14 -
묘적사 분위기가 오묘했던 백봉산 (2006.11.19)
회사 사람들과 늦게까지 회식을 하다 늦잠을 잤다. 산행약속을 지키려 열심히 청량리로 달려갔으나, 약속시간에 30분이나 늦었다. 청량리역 환승센터에서 봄날과 반야수님을 만나 남양주 가는 버스를 탄다.멀지 않은 남양주시청 앞에서 내렸지만 산행 입구 표시판이 보이지 않는다. 산책길 같은 나무계단을 따라 오르니 낙엽이 쌓여있는 등산로가 나온다. 3명이 하는 산행이 단촐하지만, 처음부터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어 좋다.참나무 숲으로 시작된 등산로가 소나무 숲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참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산은 높지 않지만, 나무의 나이는 경기도의 어떤 산보다 많다. 험난한 세월을 이겨내고 수십 년 동안 살아남은 참나무와 소나무가 존경스럽다.1시간 정도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지는데 갑자기 커다란 바위가 등산로 앞에 나..
2006.11.26 -
가을바람 맞아 좋은날! 수리산산행(2006.11.5)
산행을 하고 싶었지만 오전 내내 집에서 빈둥대다 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집을 나선다. 집 근처에서 320번 버스를 타고 수암동에서 내려, 수암봉 주차장을 지나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와는 달리 날씨는 화창하고 따뜻하다. 오랜만에 나 홀로 산행이다.지난봄에 나 홀로 수암봉을 오른 적이 있지만, 그때는 진달래 산행이라는 확실한 목적이 있었다. 반면 오늘은 최근에 직장일과 기타 뒤숭숭한 일들로 인해 마음의 여유를 찾고 싶어서 홀로 산행에 나섰다.터벅터벅 산을 오르며 떠오르는 단어는 "현실"이다. 우리가 발디디고 살고 있는 사회, 관계 맺고 있는 사람, 그 관계 속에서 삶과 사랑, 일(노동), 행복 등 모든 가치와 관계가 존재하는 현실. 그 현실 속에서 개인은 서로 다른 위치에 머물고 있지만, 그렇다고 꼭..
200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