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기(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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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산행 시~이~작! 인천 계양산(2009.1.1)
최근 몇 년간 새해 첫날(첫 주) 신년산행이 빼먹을 없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올해도 여러 다른 일을 제쳐 놓고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산에 가기로 하고, 가까운 계양산을 찾았다.더불어한길 신년 산행 일정은 1박 2일로 진행되는데, 한해의 마지막 날을 함께 떠나보내고, 한 살 더 먹은 새해 첫날 아침 산에 오른다.일출을 보자는 의견도 여러 번 있었고, 실제 일출을 보려는 시도를 안해본건 아니지만, 오랜만에 만나 밤늦게, 아니 새해 첫날 새벽녘까지 이야기하며 놀다가 일출산행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예전의 즐거웠던 기억을 되살리며, 올해는 인천에 사는 '포비-너구리'의 집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함께 산행을 다니던 포비-너구리는 어느새 딸아이의 부모가 되어, 아기를 돌보고 있다. 아직 인생의 절반도 살지..
2009.01.10 -
가을에 찾은 의왕 백운산-바라산(2008.10.19)
오랜만에 더불어한길 '매달 셋째 주' 정기산행을 했다.깊어가는 가을에 맞게 경기도 가평-포천의 깊은 산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그동안 함께 산행할 기회가 없었던 '행복한바다'님을 위해, 모두의 접근이 쉬운 백운산-바라산을 가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10시30분. 인덕원역 2번 출구. 시간 엄수!'라는 경고성(?) 공지글을 올린다. 다음날 아침 인덕원역에 조금 늦게 도착하여, 미안한 마음으로 2번 출구로 나간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인덕원역 2번 출구에는 아직 아무도 없다. 연락을 돌려보니 4번 출구쪽에 있는 호~옹과 행복한바다님이 기다리고 있다. 오늘 산행 할 셋이 2번 출구 밖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백운호수 가는 버스를 탄다. 백운호수로 가는 버스는 새로 생긴 청계골 입구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아..
2008.12.28 -
무등산 서인봉을 다녀오다(2008.10.04)
회사를 그만 둔지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났다. 몇 년 만에 일을 그만두고 쉬는 것이라서, 처음에는 이런저런 계획이 많았지만 막상 회사를 그만두고 보니 계획한 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 중에 하나는 이전 회사에서 아직 퇴직금 등 체불금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전 회사와 체불임금 실랑이를 벌이며 의미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광주에 사는 더불어 한길 친구와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개천절 연휴 때 한번 내려와서, 무등산에 가는 게 어떻냐고 해서 흔쾌히 수락하고, 광주에 내려갔다. 밤늦은 시간 광주에 도착해서, 터미널까지 마중나온 '하나사랑'의 차를 타고 '오직한길'의 집으로 갔다.오직한길은 지난여름에 덕유산 자락에서 봤으니, 2달여 만에 보는 것이지만, 하나사랑은..
2008.12.28 -
홍성 오서산 가을 억새를 만나다(2008.9.28)
충청남도에는 산이 많지 않아서, 충청남도 산으로 떠날 일이 많지는 않다.충청도 산은 계룡산과 서산에 있는 팔봉산, 도비산을 찾은 적이 전부인데, 충청남도로 떠나는 네 번째 산행으로 억새가 유명한 홍성의 오서산을 정했다. 이른 아침 용산역에서 장항선 기차를 타고 충남 홍성의 광천으로 향한다. 덜커덩 덜커덩 2시간여를 달린 기차가 광천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20분. 작은 역사를 나오니, 충청도의 작은 읍내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터미널 가는 길 옆으로 늘어선 새우젓과 김을 파는 상점들, 새우젓 시장을 보고 나서야 여기가 토굴 새우젓으로 유명한 광천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마침 10시 50분에 오서산 주차장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있다. 광천읍내를 벗어나 10여분을 달린 버스는 오서산 ..
2008.12.01 -
호랑이 울음소리 대신, 호수가 빛나는 호명산(2008.9)
추석이 지났는데도 더위가 이어지는 9월 어느 날, 호랑이 울음소리라는 뜻을 가진 경기도 가평의 호명산을 찾았다. 청량리 환승센터에서 1300번 버스를 타고, 청평버스터미널에 내려 호명산을 바라보며 방향을 잡고, 산행 들머리를 찾아간다. 청평시내에서 경춘선 철길, 청평성당을 지나고, 아직 텐트를 치는 사람들이 있는 유원지를 지나니 상천천이 나타나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징검다리를 건너 논길을 지나 산행안내판을 만난다. 산행안내판을 지나면서 바로 시작되는 오르막길은 청평호가 내려다 보이는 쉼터에서 잠시 평지를 만들다가, 다시 정상까지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져서 그런지, 청평 쪽에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정상이 더 높게 느껴지고, 힘이 많이 든다.청평 버스터미널을 출발한 지 1시간 30분 만..
2008.11.10 -
응봉산 깊은곳에 숨어있는 용소골 (2008.6.6~7)
지난 5월 2일, 청계천에서 시작되어 광화문을 뒤엎은 '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그동안 수많은 시민, 학생, 청소년, 주부, 직장인, 노동자가 생업을 끝내고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모였다. 일방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언론장악 중단,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쏟아지는 폭우만 피하자는 생각인지, 대국민담화로 말장난을 하며 국민들을 조롱하고 있다. 이에 맞서 광우병 국민대책위원회와 시민들은 현충일 연휴 3일(6월 6~8) 동안 100시간 연속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그동안 다른 시민들처럼, 퇴근 후 촛불집회로 출근했던 나는 이번 연휴에는 촛불집회에 휴가를 내고. 강원도 오지 산행에 나섰다. 6월 5일 퇴근 후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
2008.08.18 -
꺼지지 않은 운하의 불씨? 조령산을 다녀오다(2008.8.9~10)
8월 9일 토요일 아침, 동서울 터미널은 여름휴가를 떠나는 젊은 남녀들로 북적 인다더위를 피해 혹은 젊음을 즐기기 위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는 사람들과 무관하게, 작년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이 너무 조촐했기에, 이번에 문경-괴산의 조령산으로 떠나는 이번 여름산행 참가자가 7명이나 된다. 7명의 참가자중에서 우선 서울에서 '함께가자우리, 먼발치에서, 봄날, 나비, 개똥이'가 출발하고, 대전에서 솜다리가 합류하기로 했다. 동서울 버스터미널을 출발한 버스가 휴가차량이 넘쳐나는 중부고속도로에서 조금 지체되긴 했지만, 2시간 여 만에 괴산버스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준다. 잠시 후 대전에서 출발한 솜다리가 괴산에 도착한다. 괴산 읍내를 흐르는 개천가 둑에 앉아 점심을 먹고 연풍까지 버스를 타고, 연풍에서는 다..
2008.08.17 -
맑고 푸른 밤골계곡이 있는 동두천 마차산(2008.7.27)
회사 사정상 원하는 날짜에 여름휴가를 갈 수 있을지 모르고, 더불어한길 여름산행이 8월 9일로 예정되어 있어, 미리 여름산을 찾게 되었다. 경기도 동두천의 마차산,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서울-경기도의 산을 찾는 마니아들에게는 소요산과 감악산 중간쯤에 있는 산으로 익숙할 수도 있는 산이다. 일요일 문래동 집을 나서 경기 북부로 향하는 전철을 타고 소요산 역에 내린다. 소요산역에 내린 사람들 대부분은 소요산 방향으로 향하고, 나홀로 반대쪽 마차산 방향의 소요교를 건넌다. 주중에 며칠 동안 늦은 장맛비가 내려서 한탄강 상류 신천은 웬만한 강만큼 많은 물이 흐른다. 소요교를 건너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상봉암마을을 지나, 오늘 산행의 시작점인 밤골로 향한다. 밤골계곡은 평소에 수량이 적었을것 같은 작은 계곡..
2008.07.31 -
따뜻한 봄에 취해 운악산에서 길을 잃다(2008.4.26)
오랜만에 산을 만나 나홀로 데이트를 하고 왔다.경기도 가평-포천사이에 있는 운악산에 가서, 연초록 나뭇잎과 새싹, 봄꽃, 맑은 시냇물을 만나고 왔다. 원래 주말 계획은 녹색연합 회원모임을 따라 설악산에 갈 계획이었지만, 일요일에 진보신당의 명랑 봄소풍에 참여하려고, 운악산 산행으로 토요일 일정을 변경했다. 어떤 때는 누군가 같이 산에 가자고 하지만, 정작 내가 시간이 안되고, 또 어떤 때는 같이 산행 할 사람을 찾아보지만, 시간되는 사람이 없다. 토요일에 같이 산에 갈 사람을 찾다 실패하여 혼자가기로 마음먹는데, 막상 혼자 갈려니 선뜻 집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청량리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현등사가는 1300번 버스를 탄다. 현등사 주차장에서 내려 눈앞의 운악산을 보니 가슴이 두근두근..
2008.06.30 -
봄이 오려나? 양주 칠봉산-천보산 산행(2008.3.9)
봄은 언제부터 오는것일까? 나비와 꽃, 새싹이 돋아나는 상상속의 봄은 아니지만, 지난 추운 겨울에 비하면 봄이라고 할 수 있는 3월9일. 더불어한길의 '봄날'과 산에 가기로 했다. 서울, 경기에서 가까운곳을 찾다보니 양주의 '칠봉산'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요일 아침, 제기역에서 봄날을 만나, 경원선 전철을 타고 지행역에 내린다. 몇년 전에 고대산을 갈때는, 의정부에서 갈아타야 했는데, 지금은 전철로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전철이 개통되고 나서, 의정부를 벗어나고 부터는 전철역 근처가 모두 주거타운이 되어 있다.근처에 논이 있는 아파트라? 삭막한 대도시 아파트 보다 낫긴 한데, 집값이 엄청 비쌀테고, 결국 개발 업자들만 떼돈을 벌었을것 같다.내 집을 가지면 좋긴 하겠지만, 평생 월급 벌어 집사는데 ..
2008.06.17 -
어의곡에서 비로봉으로, 겨울 소백산 (2008.2.2~3)
더불어한길 2007 여름정기산행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늦은 장마, 각박해져 가는 사회분위기로 휴가조차 내기 어려운 회원들의 처지가 겹취면서 취소되는 바람에, 더불어한길이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일반적인 동호회에게 찾아오는 불가피한 침체기라는 측면도 있겠으나, 활동 회원 다수가 30대 초중반인 가운데, 먹고 살기가 녹녹지 않은 현실도 분명히 큰 작용을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최장노동시간에, 젊은 층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려운 주택문제, 육아문제등 여러 가지가 겹쳐서 30대는 한창 즐겁게 살아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바쁘게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사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여름산행을 성사시키지 못한 회원들이 겨울산행을 결의(?)했고, 2월 초 백두대간의 중심 소백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사실, 출..
2008.02.14 -
50년만에 정상이 개방된 용문산(2008.1.1)
몇년 째 새해 첫날 산에 오른다. 새해 첫날 산에 오른다고 특별한 계획이 생기거나, 높은 수준의 삶의 해답을 얻는것은 아니다. 산에 오르면 집에만 있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생기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앞으로 또 몇년이 지나면 산행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겠지? 2008년 1월 1일, 50년만에 정상이 개방된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을 찾아 나선다. 2007년 마지막 해가 질 무렵 서울을 출발해서, 해가 지고 나서 용문산 아래에 도착한다. 민박집을 미리 예약하지 않아서 주차장 근처에서 민박집을 찾는다. 다행히 친절하신 노부부가 살고 계신 **민박을 찾아서 하룻밤 지내기로 한다. 여행객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 몇푼이 아쉽지는 않을텐데도 시골 민박집 주인들은 대부분 친절하시다. 친절한 이유에 대해 최근에 ..
2008.01.29